'숏폼' 유행에 짧아지는 'OTT'..."드라마도 더 짧게"

드라마도 영화도 요즘은 짧고 재밌는 콘텐츠가 대세

편슬기 승인 2022.05.17 15:13 | 최종 수정 2022.05.19 09:08 의견 0
'숏폼' 유행에 짧아지는 'OTT'..."드라마도 더 짧게"(사진=OTT뉴스).


유튜브 개인 방송이나 틱톡과 같은 점점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OTT도 트렌드 흐름을 점차 따라가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초부터 '패스트 래프(Fast Laughs)' 숏폼 클립 영상 피드를 만들어 15~45초 사이의 코미디 영상을 큐레이션 하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숏폼 콘텐츠인 '키즈 클립(Kids Clips)' 기능을 출시했다. 어린이 콘텐츠 중 랜덤으로 짧은 영상 클립을 보여주는 기능으로, 예고편이 아닌 본편의 일부를 딴 클립만 무작위로 재생한다.

■ 영화는 두시간, 드라마는 한시간..."너무 길어"

이제까지 영화는 보통 두 시간 이상, 드라마는 50분에서 한 시간가량의 길이로 방송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주요 소비층이 Z세대로 옮겨오면서 콘텐츠 소비 흐름이 대격변을 겪는 모습이다.

기성세대들에게 있어 정보를 받아들이는 주체가 '글(텍스트)'이었다면 이들 Z세대에게는 어릴 적부터 친숙하게 접해온 스마트폰과 유튜브로 인해 '동영상'이 정보 매개체로 변화됐다.

이로 인해 독해 및 문해력이 낮아지며 글 대신 영상을, 길고 장황한 내용보다는 짧고 핵심적인 내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 콘텐츠에도 이러한 소비 경향이 반영되고 있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호흡이 긴 드라마, 마블 및 스타워즈 등의 시리즈 영화, 장편 애니메이션 등과 같은 콘텐츠를 요약해 소개하는 채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으로 30초, 1분 내외의 짧고 임팩트 있는 흥미로운 영상들이 인기다.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 이외에도 점차 '숏 콘텐츠'를 도입하는 플랫폼이 하나 둘 늘어나는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10~20분 내외 분량의 '웹드라마'는 이미 10대 및 20대 사이에서 인기다.

처음엔 유튜브에서 공개됐던 드라마 '좋소 좋소 중소기업(이하 좋좋소)' 역시 편당 20분 내외의 짧은 구성과 재치 있는 스토리, 공감 유발 소재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연이은 화제로 좋좋소는 2021년 플랫폼을 옮겨 왓챠에서 시즌 4부터 방영을 시작했다.

최근 티빙에서 선보인 연상호 감독의 '괴이'는 OTT 오리지널 드라마로서는 특이하게 편당 30분 내외, 총 6편의 짧은 흐름으로 극을 구성했다. 시청자들은 30분이라는 미드폼 구성과 짧은 호흡, 빠른 전개 등으로 하루 만에 몰아봐도 부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 티빙 오리지널 '전체관람가+:숏버스터'는 편당 30분가량의 파격적으로 짧은 단편 영화 5편으로 구성됐다.

■ 점점 짧아지는 콘텐츠,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보통 미니시리즈 기준 16부작으로 제작되던 드라마는 콘텐츠 성격에 따라 9부작, 8부작, 짧게는 6부작까지 구성이 단순화되고 있다.

영화 러닝타임도 기존의 롱폼에서 미드폼, 숏폼 등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대해 한 제작사 관계자는 "대중의 콘텐츠 시청 패턴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제작 및 공급사 입장에서도 짧고 간결한 구성의 작품을 선보인 후 반응에 따라 후속작을 결정하는 게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호흡이 길고 많은 예산과 시간을 필요료 하는 기존의 제작 방식과는 달리 제작비 측면에서도 이득이고 여러 플랫폼에 판매하기에도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10대 및 20대를 주축으로 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 컬쳐미디어랩 김숙 대표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숙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장르가 생겨나고 그를 소비하는 새 방식이 만들어진다. 수십, 수백 가지 선택지 중 숏폼, 미드폼 작품이 있는 것이지 그런 현상이 콘텐츠 업계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는 우려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영화 및 드라마 전문 제작사와는 별도로 틱톡과 같은 숏폼 콘텐츠 제작의 주체는 소비자 자신이다. 이들 교집합으로부터 이러한 콘텐츠 공급 및 수요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군산대학교 미디어문화학과 고흥석 교수는 "숏폼, 미드폼의 유행 이유는 즉각적이고 휘발성있는 콘텐츠 선호에 대한 반영이라고 볼 수 있겠고, 무엇보다 이동성과 개인화된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서비스라는 점이 유행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물론 수요와 공급 차원에서 (이러한 유행이)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콘텐츠 소비에 대한 본질적인 욕구는 예술성과 심미성, 사회성 등이 내포된 콘텐츠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에서 기존 형태의 콘텐츠 붐이 다시 유지될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숏폼, 미디어 콘텐츠의 유행으로 인해 숏폼 콘텐츠의 질적 수준에서 이용자의 만족도가 어느순간 하락가능성이 높고, 기존 형태의 콘텐츠 소비로 이동하는 이용자를 붙잡기 위해 조금더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을 위한 작위적인 콘텐츠, 혹은 사행성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등이 증가할 염려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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