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강지우 OTT 평론가] 올해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잘 봤다고 생각한 영화는 단연 '드라이브 마이 카'다.
무려 3시간의 러닝 타임을 자랑하지만, 단 한 장면도 빠트릴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영화였다.
특히 한국 배우 박유림의 마지막 수화 연기와 대사는 필자에게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여자 없는 남자들'도 읽고, 왓챠 익스클루시브에 '드라이브 마이 카'가 올라오자마자 다시 한 번 감상할 정도였다.
더불어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게도 큰 관심이 생겨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중, 오는 5월 4일에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우연과 상상'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새로운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왓챠에서 그의 전작 '드라이브 마이 카'와 '해피 아워'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지나, '드라이브 마이 카'
칸 영화제 각본상, 뉴욕 비평가 협회 작품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 영화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한국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또한번 아시아계 감독의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왠지 모르게 뿌듯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연극 연출가이자 동시에 배우인 주인공 가후쿠(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분)가 아내 오토(배우 키리시마 레이카 분)의 외도를 목격하자마자 아내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너무나도 많지만 이미 죽어버린 아내는 어떤 말도 들을 수 없고, 어떤 이야기도 건넬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이후 일을 계기로 가후쿠는 전속 운전기사인 미사키(배우 미우라 토우코 분)와 만나게 된다.
차 안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테이프로 대사 연습을 하곤 하는 가후쿠는 미사키와 함께 차를 타는 것이 불편하지만,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여러 국적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가후쿠의 연극 구성 중 가장 새로운 시도는 단연 '수화'를 사용하는 캐릭터, '이유나(박유림 분)'의 등장이었다.
유나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왜 사람들은 고통받으면서도 살아가는지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다.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다정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 "무슨 소리야, 37살 여자의 미래는 엄청 밝다고", '해피 아워'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경고한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328분, 5시간 반 정도다.
필자도 도저히 혼자서는 집중해서 볼 자신이 없어서 푹신한 이불, 베개, 과자, 커피 그리고 친구까지 함께 동원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감상을 시작했다.
영화 '해피 아워'는 4명의 30대 여성들에 대해 다룬다.
간호사로 일하는 '돌싱' 아카리(배우 다나카 사치에 분), 평범한 가정 주부 사쿠라코(배우 키쿠치 하즈키 분), 남편과 사이가 돈독한 후미(배우 미하라 마이코 분), 그리고 갑자기 이혼소송을 하게 된 준(배우 카와무라 리라 분).
네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가끔 다같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이다.
그러던 중 아키라는 우연히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은 후미에게 충격과 서운함을 느낀다.
넷이서 떠난 여행에서도 각자 서로에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깨닫고 서로의 내밀한 속마음을 알게 된 네 명의 친구들.
5시간이 넘는 영화기에 모든 줄거리를 담을 수는 없지만, 이 영화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있다.
보는 내내 영화가 너무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느낌이라 인상깊었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영화 속 인물들의 진짜 인생을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함께 보던 친구와 감정이입을 하는 영화 속 캐릭터가 다르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해피 아워'의 5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두렵다면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도전해보자!
[관련 기사]
● [리뷰] 원작이 떠오르지 않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오늘 리뷰에서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두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두 작품 모두 다양한 인물들의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진한 여운이 남았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와 '해피 아워' 모두 차를 직접 타고 가는 듯한 카메라 구도가 가끔 등장하는데,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마치 감독이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차를 타고 가며 깜깜한 터널을 지나기도 하고, 밝은 햇빛 속에 있기도 하고, 구불구불한 길을 타기도 하고, 또 때로는 목적지를 모를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만약 당신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궁금하다면 이 작품들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드린다.
두 작품은 모두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드라이브 마이 카'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7.2
'해피 아워'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6.8
* 평점 코멘트: 주연이 전문 배우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평범한 스토리지만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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