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박하지만 각별한 우리의 이야기, '우리들의 블루스'

티빙ㆍ넷플릭스: '우리들의 블루스'

윤하성 승인 2022.04.29 14:33 | 최종 수정 2022.05.02 13:53 의견 0
'우리들의 블루스' 메인 포스터(사진=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OTT뉴스=윤하성 OTT 2기 리뷰어] "살아있는 우리 모두 행복하라!"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기교와 억지스러운 힘을 주지 않아서 오히려 지루하지 않고 힐링을 느낄 수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줄곧 휴머니즘을 그려온 작가 노희경과 배우 이병헌, 신민아, 이정은, 김우빈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기대에 걸맞게 드라마는 인물의 내면을 면밀하게 관찰하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소박하고 진득하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보자.

◆ 주연과 조연의 경계가 허물어진 모두가 주인공

데이트를 즐기는 영주와 현의 모습(사진=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를 과시하지 않고 '옴니버스' 형식을 통해 그 인물들 모두가 적절하게 조명받을 수 있게 만든다.

어떤 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인물을 다른 회차에서는 중심 인물로 다루면서 모든 인물을 적재적소에 위치시킨 것이다.

다른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옴니버스 형식은 시선을 분산되지 않게 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된다.

예를 들면 1화에서 3화까지는 '한수와 은희'라는 제목으로 한수(차승원 분)과 은희(이정은 분)의 이야기가 중심적으로 그려진다.

이후, 다른 회차에서 '은희 수산'이 적힌 트럭을 몰고 여태껏 그랬듯 생선 대가리를 내리치며 하루를 꾸려나가는 은희를 보면 관객들은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 수 밖에 없다.

꼭 내가 아는 사람인 것 같은 익숙한 캐릭터를 계속해서 응원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잠깐 등장했다 사라지면 금방 잊힐 캐릭터들의 잔상이 깊고 오래 남는다.

큰 긴장과 갈등이 없어도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됨과 동시에 인물 간의 관계를 골자로 각각의 이야기가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가 어떻게 엮이고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가령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영주(노윤서 분)와 정현(배현성 분)의 로맨스가 앙숙으로 매번 티격태격하는 호식(최영준 분)과 인권(박지환 분)의 관계와 어떻게 맞물릴지, 고등학교 졸업도 하기 전에 찾아온 아이와 피할 수 없는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현재는 조연으로 잠깐 등장했지만 이후 다뤄질 인권과 호식의 이야기나, 새로 등장할 미란(엄정화 분)과 은기(기소유 분)의 이야기는 어떻게 그려질지 설렘과 기대감이 증폭된다.

◆ 섬세하고 무해한 연출

위태로워 보이는 선아의 모습 (사진=공식 홈페이지). ⓒOTT뉴스

드라마 속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봤던 연출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선아(신민아 분)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흔히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기 때문에 타인의 눈으로 그 상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드라마는 '물과 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우울증을 화면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언뜻 봐서 선아가 젖은 셔츠를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셔츠가 흠뻑 젖지 않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선아를 클로즈 업으로 잡아줘야 알 수 있다.

이내 소맷자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서 시청자는 그녀가 가진 슬픔과 우울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드라마는 선아가 아이의 하원 시간을 놓친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장면을 통해 우울증 환자만이 가진 시차, 즉 세상의 흐름이 벅차게 느껴지는 우울증 환자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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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아들의 양육권을 두고 분쟁하는 과정에서 우울증 환자라는 이유로 겪는 불리함과 같은 요소들이 선아에게 감당하기 어렵게 다가오고 결국 제주 바다에 몸을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된 6화.

"무너지지 마라,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었다"고 밝힌 작가의 기획 의도처럼 선아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앞으로의 주말이 기다려진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7.6

* 평점 코멘트: 푸르고 소박한 제주의 이야기가 카메라에 한껏 담긴다. 이를 배경으로 배우들은 인물의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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