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명하게 갈리는 장점과 단점, 넷플릭스 '야차'

넷플릭스 오리지널: '야차'

안재성 승인 2022.04.26 11:44 의견 0
영화 '야차' 포스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안재성 OTT 2기 리뷰어] 지난 1월, 넷플릭스는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모럴리스' 등 2022년 콘텐츠 라인업을 정리한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영화 '야차'는 필자에게 '또 그저 그런 느와르 영화가 나오는건가' 싶은 의구심과 탄탄한 배우진 및 특색 있는 분위기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두 가지 상반된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지난 8일 넷플릭스에서 '야차'가 공개됐고, 재빠르게 시청한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었다.

필자 또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영화를 시청했다.

그리고 예고편을 봤을 때 들었던 마음 그대로, '야차'는 초반부에 강하게 눈길을 끌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저 그런 영화'가 돼버렸다.

지금부터 '야차'의 이모저모를 뜯어보며 영화의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리뷰를 통해 영화 '야차'가 자신의 취향에 부합할지 아닐지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기대 이상이었던 분위기

기자들 앞에 선 한지훈 검사(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영화의 초중반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오프닝 시퀀스의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둘러싸인 거리의 몽롱한 분위기부터 묵직하게 깔리는 타악기 위주의 웅장한 음악까지.

마치 2016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는 듯했다.

영화는 초반부에 선양에서 벌어진 수상한 사건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그 후 한지훈 검사의 서사를 차근차근 쌓아간다.

여기에 창백한 톤의 조명을 이용해 차분한 극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런 분위기는 지켜야 할 원칙에 있어서는 자기 자신조차 예외를 두지 않는 고집스러운 한 검사의 면모를 묘사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 사건을 밝혀가는 방식

작전을 진쟁중인 블랙팀(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영화는 먼저 극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인물의 서사를 구축한 다음, 중심이 될 사건의 전말을 서서히 밝혀간다.

그 과정에서 작위적인 연출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단순한 인물의 대사만으로 줄거리를 풀어내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야차'는 먼저 인물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의구심을 계속해서 키워나가다 몇몇 인물이 결정적 단서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덕분에 작품의 분위기는 살리면서 몰입감까지 키울 수 있었다.

◆ 인상적인 OST

선양 거리에 선 한지훈 검사(네이버 영화). ⓒOTT뉴스

영화의 음악도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았다.

과거 '더 테러 라이브', '제보자', '원라인', '리틀 포레스트' 등 다수의 영화 음악 제작에 참여한 이준오 감독이 '야차'의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특히 '더 테러 라이브'의 OST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그곳을 벗어날 수 없는 주인공 윤영화(하정우 분)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영화 '야차'에서도 이준오 감독의 능력이 돋보인다.

오프닝 시퀀스 이후 나오는 인트로 장면과 블랙팀 팀장인 강인(설경구 분)과 검사 한지훈(박해수 분)이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 에서 나오는 음악은 시청자가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 전형적인 인물

지금까지는 영화 초반부의 장점을 나열해봤지만, 이제부터는 후반부의 단점을 위주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전형적이고 단순한 인물 설정'이다.

먼저 주인공인 한지훈 검사는 외골수적인 면모가 강한 강직한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과하다보니 인물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상황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정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성적으로는 왜 한지훈 검사가 이렇게 행동하는지 납득할 수 있었으나 감정적으로 인물 자체에 몰입하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또 다른 주인공인 블랙팀의 수장 일명 '야차'로 불리는 강인도 한지훈과 동일하다.

'야차'라는 캐릭터는 이미 수많은 작품들에서 사용했던 전형적인 '풍운아' 캐릭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2022년에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었다.

◆ 구시대적 클리셰

주로 나타나는 클리셰가 시대착오적인 점도 아쉽다.

다들 알다시피 소년 만화나 옛날 영화에서 결정적인 순간 꼭 등장하는 클리셰가 여럿 있다.

먼저 첫째, 총구를 들이밀었더라도 상대의 무장을 기다려주고 승기를 잡는 순간엔 무조건 상대를 기만하는 대사를 뱉어야 한다.

둘째, 클라이맥스에서 서로의 감정을 담은 의미없는 육탄전이 한번씩 나와줘야 한다.

셋째, 악연은 주인공의 변신을 꼭 기다려줘야 한다.

넷째, 평상시 적의 부하들에겐 자비 없이 총을 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 적의 우두머리에겐 쏘지 않아 억지로 위험한 상황을 만든다.

마지막, 아군은 절대로 적의 총알에 맞지 않는다.

지금까지 나열한 이 낡은 클리셰들이 '야차'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고 있다.

영화의 초중반을 재밌게 보고 있다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리니 아쉬움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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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초반부와 후반부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 '야차'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개인적으로는 2022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보다는 가벼운 '킬링 타임 영화'라는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글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영화 '야차'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2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4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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