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이정현 OTT 2기 리뷰어] 필자는 코미디 프로를 잘 보지 않는다.
반면에 정치판 뉴스는 매일 아침마다 확인하는 편이다.
과거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코미디 황제 이주일 씨가 생전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국회에는 코미디언들이 너무 많아. 나 더 이상 못 해먹겠어"
그렇다. 정치판보다 더 재미난 코미디는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정치 기사들을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절로 날 지경이다.
한데 이런 현실판 정치 코미디를 적나라하게 담은 블랙코미디 드라마가 있다.
바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다.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부, 언론 등의 정치판을 돌려까기 한 블랙코미디 드라마가 있었던가!
간혹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유하는 대사는 허를 찌르고 현실 속 내막을 알고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코믹하고 다가온다.
이쯤에서 간단하게 줄거리를 살펴보자.
전 사격 국가대표 선수였던 '80년대 김연아'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이정은(김성령 분)은 야당 4선 중진인 차정원(배해선 분)에 의해 국회의원으로 입문했다.
그러나 야당 국회의원 4년 동안 그녀는 그저 허수아비 노릇만 하다 내려왔다.
그리고 2020년 말 현 정권이 1년 남짓 남은 시점에 물의를 일으킨 문체부 장관이 잘리고 엉겁결에 이정은이 1년짜리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
그리고 6개월 후, 문화 체육예술계 범죄 전담 수사처 출범식(줄여서 ‘체수처') 날 이정은의 휴대폰으로 남편 김성남(백현진 분)의 추악한 실체를 밝히겠다는 문자와 사진이 도착한다.
심지어 남편이 납치 결박된 영상과 장관을 사임하라는 협박 메시지까지 받게 된다.
하필 대통령이 이정은에게 대북 특명을 내린 이 시점에 이정은은 최대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북 비공개 회담 추진이 물거품이 되고 사태를 수습하려 할수록 일은 점점 더 꼬이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서 수행비서 겸 임시 보좌관 김수진(이학주 분),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최수종(정승길 분), 문체부 최연소 대변인 신원희(이채은 분), 경호원 고지섭(김경일 분)까지 모두가 문제를 해결하려 나름대로 동분서주한다.
최대 위기를 맞은 이정은은 비장한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사격 국가 대표답게 막판 뒤집기에 성공 여론을 바꾸고 남편 김성남은 극적으로 살아돌아온다.
그것이 차정원과의 모종의 거래로 인한 결과라 할지라도 말이다.
기자회견에서 장관직을 내려놓겠다고 공표한 이정은은 문체부 장관을 사직하고 청와대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배역을 꿈꾼다.
엔딩에서 이정은이 장관이나 국회의원을 남이 써준 대본을 읽는 배우와 같다고 말하는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이정은은 신중하게 대본을 고르겠다며 청와대를 향한 포부를 드러낸다.
도대체 그 놈의 정치가 뭐길래 장관으로 있으며 온갖 난리를 다 겪으면서도 이정은은 정치판 배우 생활을 포기하지 않는 것일까?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녀가 청와대에 입성한 뒤 그려질 좌충우돌 대통령 생활도 궁금해진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중 시즌 2를 가장 기다리게 만드는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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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청'은 촘촘한 짜임새와 재치 있는 비유의 대사 그리고 이를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회당 3~40분 분량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돼 지루할 틈이 없고 보는 내내 웃음보를 터트리게 된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아무리 웃기다 해도 역시 대한민국 현실판 정치가 더 코미디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경쟁이 그랬고 지금도 시끌시끌한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관한 기사들만 보아도 매일이 우습지 않은가?!
어쩌다 공무원이 된 장관 이정은과 늘상 공무원이었던 문체부 직원들의 좌충우돌 문체부 생활을 담은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 등): 9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몰입도): 8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7
→ 평점: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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