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서영 OTT 평론가] 기막히게 웃긴 정치 드라마가 등장했다.
바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제목부터 인터넷 밈을 활용하며 색다른 드라마를 예고했다.
흔히 정치드라마 하면 정권다툼을 둘러싼 진지하고 무거운 톤앤매너의 드라마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호불호도 많이 갈리고, 풍자적 메시지를 나타내고 싶어도 소재 특성상 조심스러운 표현들 때문에 지루해지게 된다.
그러나, 최근 OTT플랫폼 오리지널 드라마가 그러하듯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한계를 뛰어넘어 높은 수위의 대사와 풍자적 캐릭터를 선보이며 다른 정치드라마와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줬다.
사격 선수 출신 정치인 이정은(김성령 분)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심지어 그녀가 임명된 이유 또한 상당히 어이가 없다.
차기 장관을 선임하기 위해 모인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손병호 게임'을 한 결과, 아들 군면제ㆍ다주택ㆍ위장전입ㆍ논문 표절 문제 등을 가진 후보자 또는 다음 대선판을 기웃거릴 위험이 있는 후보자까지 제외하니 아무도 남지 않았고, 결국 논의 대상에 없던 이정은이 새로운 후보자가 된다.
그녀의 역점 사업은 바로 체육문화인 비리수사처 '체수처' 설치다.
이름부터 우리가 흔히 들어오던 어떠한 수사처를 단박에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단순히 '체수처' 설립을 둘러싼 정치적 암투 이야기로만 뻔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정은의 남편인 진보 논객 김성남 평론가(백현진 분)이 납치되면서 그를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정치에는 문외한이지만 자신만의 뚝심을 가지고 있는 이정은은 문체부 장관으로서 정치판에서 슬기롭게 성장해 나간다.
웬만한 드라마나 예능보다 더 버라이어티하다는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은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아닌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치열하게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항상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정치드라마 속 공무원들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옆에서 항상 주인공의 지시만 수행했던 비서진 또는 행정 공무원들이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는 또다른 주인공이 되어 재미와 웃음을 책임진다.
머리를 너무 굴리는 수행비서 수진(이학주 분), '유두민감증'을 가진 어딘가 어설픈 경호원 고지섭(김경일 분), 안전제일주의 '늘공'기획조정실장 최수종(정슬긴 분), 스토커 전남친 때문에 문체부에 위기를 가져오는 디지털소통팀 인턴 맹소담(김예지 분) 등 장관 이정은 외에도 그들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 또한 포커스가 돌아가면서 신선한 재미를 준다.
또한 항상 남성 중심의 정치드라마에서 벗어나 두 여성 정치인이 그리는 워맨스 관계성 또한 흥미롭다.
이정은의 적수이자 수행비서 수진과 미묘한 관계를 이룬 야당의원 차정원(배해선 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때로는 그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동지로서, 때로는 그녀를 견제하는 적으로서 같이 커보자는 야심을 드러내면서 밀고 당기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현실적이어서 웃기고 현실적이어서 슬프다.
이 드라마는 코로나 상황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심지어는 전 대통령이나 정치적 이슈를 만든 인물들의 실명을 대놓고 거론하는 과감한 시도들을 통해 시청자들을 몰입시킨다.
그러나 절대 이러한 진지한 문제들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는다.
황당한 사건사고들과 함께 중간중간 비판적 메시지도 던지면서 정치적 이슈들을 해학적으로 전달한다.
이렇게 된 이상 시즌2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웨이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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