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포스터 (사진=애플TV 공식 트위터). ⓒOTT뉴스

[OTT뉴스=이수미 OTT 2기 리뷰어] 2022년 우리는 그야말로 OTT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 3년 차,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급격하게 성장한 OTT는 현재 폭주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매달 다양한 OTT에서 오리지널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데, 매주 업데이트 되는 콘텐츠들을 보고 있으면 경이로울 지경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저 많은 오리지널 작품과 콘텐츠를 누가 다 챙겨보나 싶은 마음도 든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디즈니 플러스에 이르기까지 필자도 기본적으로 매달다 3~4개의 OTT를 다중 구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애플TV에서 또 오리지널 작품을 내놨다.

바로 3월 25일에 공개된 <파친코>.

<파친코>는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에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 작가의 작품으로, 일제 강점기 이후 일본과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이민자들의 고된 삶과 정체성을 다루고 있다.

글로벌 프레스 스크리닝 공개 후 모든 평론가에게 만점을 받고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파친코>에 필자 역시 공개 전부터 꽤나 관심이 갔다.

하지만 살짝 망설여졌다.

<파친코> 하나를 보기 위해 애플TV까지 구독해야 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애플TV가 필자의 이런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공식 유튜브 채널에 1화 풀버전을 무료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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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화를 보고 결정해야겠다 싶어 1화를 틀었고, 자연스럽게 애플TV 결제를 마쳤고, 그 자리에 앉아서 현재 공개된 3화까지 전부 시청했다.

단언컨대 <파친코> 하나만을 위해 애플tv를 구독할 가치는 충분하다.

지금부터 당신이 파친코를 봐야 할 다섯 가지 이유를 소개한다.

◆ 첫 번째, 중독적인 오프닝 시퀀스

신나게 춤을 추는 오프닝 장면 (사진=애플TV 공식 유튜브 캡쳐). ⓒOTT뉴스

'파친코'는 도박 기계를 뜻하는 일본어다.

오프닝에서 하얀 한복을 입은 젊은 선자(김민하 분)와 분홍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미소를 띤 채 정면을 바라보는 나이 든 선자(윤여정 분)가 차례로 나오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화려한 색감의 파친코를 배경으로 '원투쓰리포' 소리가 나오고 터지듯 흘러나오는 음악과 그에 맞추어 자유롭게 춤을 추는 인물들의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흥겨움은 중독적이기까지 하다.

필자의 경우 오프닝이 중독적인 드라마를 볼 때면, 오프닝을 또 보고 싶어서 다음 화를 넘길 때가 많은데 <파친코> 역시 그랬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1분 20초다.

◆ 두 번째, 영화를 방불케 하는 연출

유튜브에서 무료 공개된 1화만 봐도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일반 한국 드라마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절제된 감정,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사운드의 조화로 <파친코>는 그 자체로 영화의 미학을 담고 있다.

담담하게 감정을 절제했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 세 번째, 강인한 여성 주인공

정면을 응시하는 선자의 모습 (사진=애플TV 공식 유튜브 캡쳐). ⓒOTT뉴스

'파친코'의 모든 중심은 '선자'다.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 '솔로몬'(진하 분)이어서 솔로몬이 주인공인가 하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솔로몬은 어디까지나 선자의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안내하기 위한 전달자에 불과하다.

배우 이민호의 출연으로 선자와의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기대했는가?

이 드라마는 남자에게 구원받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힘든 시대를 살아오고 견뎌낸 강인한 여성 '선자'의 이야기다.

배우 윤여정은 물론이고, 아역배우 전유나부터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신예 배우 김민하에 이르기까지.

'선자'의 연기는 그 어느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 네 번째, 아직까지 기억해야 할 역사 일제 강점기

누군가는 또 역사 타령이냐고 할지도 모른다. <파친코> 속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 이제는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왜 과거를 그렇게까지 붙들고 사는 거냐고, 이제는 좀 잊고 맘 편히 살아도 되지 않느냐고 시청자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수록 시청자들은 깨닫는다.

우리의 역사를 한낱 지나간 과거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걸.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는 걸.

◆ 다섯 번째, 왜 하필 애플 TV인가

<파친코> 포스터 (사진=로튼 토마토). ⓒOTT뉴스

이민진 작가가 다른 플랫폼이 아닌 애플 TV와 계약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화하겠다고 연락한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들은 수익을 내려면 주인공을 백인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무조건 아시안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은 확고했고,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 애플TV였다고 한다.

왜 하필 애플TV냐고 투덜거렸던 필자를 아무 말 못 하게 했던 비화다.

애플 TV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버전의 <파친코>를 접했을지도 모르겠다.

원작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말이다.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파친코>의 성공은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아시안에 대한 인식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당신이 관심 가져야 할 드라마 <파친코>는 애플 오리지널 작품으로 8부작이고 매주 금요일 한편씩 공개 예정이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10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10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9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10

→ 평점: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