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OTT 플랫폼, 1화 유튜브 무료 공개 "이것" 때문

애플TV·티빙, 유튜브로 1화 전체 공개 방식 선택
입소문·유료 가입자 유치에 효과 톡톡
티빙 "1화 공개하는 콘텐츠 기준 따로 없어"

황지예 승인 2022.04.01 10:03 | 최종 수정 2022.04.01 16:50 의견 0
1화를 전체 공개하는 OTT오리지널 콘텐츠(사진=유튜브 캡처). ⓒOTT뉴스


최근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하는 OTT 플랫폼이 늘고 있다.

그동안 OTT 콘텐츠는 공개일에 전체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로 인해 '빈지워칭'(binge watching, 몰아보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OTT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며 다수의 OTT들이 색다른 공개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면 디즈니플러스의 '사운드트랙#1'은 총 에피소드 4개를 매 주 한 회씩 공개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시즌2는 5월 27일과 7월 1일, 총 두 번에 걸쳐 공개된다.

이 와중에 첫 화를 유튜브에 전체 공개하는 방식을 선택한 플랫폼들이 있어 눈에 띈다.

최근 애플TV플러스(이하 애플TV)는 유튜브에서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1화를 전체 무료 공개하는 전략을 취했다.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낸 대하드라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빛나는 윤여정과 더불어 이민호, 김민하 등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파친코'는 '선자'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사진은 어린 '선자'역 전유나(사진=애플TV 유튜브). ⓒOTT뉴스


애플TV는파친코 1화를 3월 25일 오전 10시부터 4월 1일 오후 3시 59분까지 약 8일 동안 한정적으로 무료 제공한다.

이에 힘입어 '파친코'는 공개 직후부터 빠르게 조회수가 올랐고, 공개 후 약 일주일이 지난 31일 현재 조회수 5백 38만, 좋아요 4.2만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듯 OTT 종합 포털 키노라이츠의 통합 OTT 순위 '오늘의 통합 랭킹'에서도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최초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무료 공개 효과는 인터넷 상으로 퍼져나가, 유튜브로 무료 공개를 본 시청자들이 입소문을 내고 있으며 파친코를 위해 애플TV를 결제했다는 소비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또한 파친코를 보기 위해 애플TV를 구독한 가입자들에게 다른 애플TV 오리지널 작품 추천을 추천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애플TV가 항상 이런 마케팅 전략을 펼쳐온 건 아니다.

애플TV는 작년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김지운 연출·이선균 주연의 'Dr. 브레인'을 선보였다(사진=애플TV). ⓒOTT뉴스


애플TV는 작년 11월 처음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장화, 홍련'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기생충'의 이선균이 출연한 SF 스릴러 'Dr. 브레인'을 선보였다.

길거리 포스터 광고, SNS 광고 등을 활발히 진행해 SNS 이용자들이 '이선균 얼굴을 우리 아빠 얼굴보다 많이 봤다'는 우스개소리를 할 정도였지만, 글로벌 OTT 각축전에서 별 기세를 펴지 못했다.

이후 애플TV 유튜브 계정에 박찬욱 감독과 협업한 20분짜리 단편 영화 '일장춘몽'을 전체 공개한 바는 있지만, 이는 iPhone 13 pro 제품의 프로모션을 위한 것이지 애플TV 오리지널 홍보라고 보긴 어려웠다.

또한 애플TV 미국 계정에서도 시리즈 1화를 전체 공개한 일은 없다.

한편 지난 28일 개최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애플TV의 오리지널 영화 '코다'가 최고상인 작품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OTT 시장 속에서 애플TV가 양질의 콘텐츠로 승부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화 전체 공개 또한 그 어떤 마케팅보다도 애플TV의 콘텐츠를 향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사실 이런 첫 화 무료 공개 방식은 국내에서는 티빙이 먼저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이 유튜브에 1화 무료 공개를 선택한 콘텐츠들(사진=티빙). ⓒOTT뉴스


티빙은 지난해 6월 말 유튜브에 '환승연애' 풀버젼을 공개한 한 달만에 100만 뷰를 기록하며 연애 리얼리티 예능 콘텐츠의 인기를 견인했다.

현재 조회수는 400만 회에 육박하며 좋아요 수는 2.5만을 기록 중이다.

또한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역시 1화 풀버젼을 공개해, 공개 직후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무료 공개된 부분의 영상이 SNS에서 떠돌며 입소문을 모아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주간 유료가입 기여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어 티빙은 지난 18일 '돼지의 왕' 1화를 또 유튜브에 풀버젼 공개했으나, 조회수 약 18,000회 좋아요 400개로 아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티빙과 애플TV 공개의 차이점은 티빙은 1화 풀버젼을 작품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올려두지만, 애플TV는 한시적으로 업로드한다는 데에 있다.

이렇게 티빙이 유튜브 1화 공개로 좋은 반응을 얻자 웨이브도 지난 3월 '트레이서' 시즌 1 풀버젼을 공개하고, 왓챠도 '좋좋소 시즌 4 첫화를 공개하는 등 첫 화를 유튜브에 전체 공개하는 플랫폼들이 늘어나고 있다.

1화 풀버젼을 공개하는 콘텐츠의 기준이 있냐는 질문에 티빙 관계자는 "딱히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각 콘텐츠의 특성에 맞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환승연애는 콘셉트가 독특하고 자극적이라 방영 전에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1화를 전체공개함으로써 이미지 상쇄의 효과가 있었고, 술꾼 도시여자들은 1화가 공개된 후 SNS에서 화제를 모아 밈으로 퍼져나가며 유료 가입자에 기여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즉 티빙에 따르면 무료 공개하는 콘텐츠의 기준은 작품마다 다르며, 작품의 이미지와 입소문을 통한 유료 가입자 기여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돼지의왕은 티빙이 자랑하는 웰메이드작인데, 워낙 원작 팬이 많아 우려를 낳았지만 1화 공개로 원작팬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으며 출발할 수 있었다"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1화 풀버젼 무료 공개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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