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춘기 딸과 엄마의 성장통, '메이의 새빨간 비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 '메이의 새빨간 비밀'

이정현 승인 2022.03.28 16:22 의견 0
'메이의 새빨간 비밀' 포스터 (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이정현 OTT 2기 리뷰어] 사춘기 시절 엄마와 다툼이 잦았다.

엄마는 딱히 성적에 대한 간섭은 없으셨지만, 먹는거나 입는 거를 비롯한 수면 시간 등 행동 습관에 대한 간섭과 잔소리가 많으셨다.

왜 그렇게 잔소리가 많은지 엄마가 하는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 감정과 생각을 무시하는 말로 들렸다.

그럴 때마다 혈압은 상승하고 내 안에서 부글거리며 솟구치는 화를 느꼈다.

결국 참지 못해 말과 행동으로 표출되곤 했다.

그러면 어김없이 엄마 또한 같이 화를 내셨고, 우리는 누가 더 목소리가 큰지 내기라도 한 듯 고래 고래 소리치며 서로 죽일 듯 싸우기도 했다.

엄마보다 친구가 더 좋았던 그 시절, 엄마와의 다툼으로 속상했던 마음은 친한 친구들을 통해 위로받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추억이 된 그 일들이 나에게만 있었던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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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의 새빨간 비밀 시놉시스

흥분하면 레서판다로 변하는 메이와 이를 본 엄마 밍의 모습(사진=디즈니플러스 유튜브 캡처). ⓒOTT뉴스

여기 메이(로잘린 치앙 분)라는 13살 소녀가 있다.

메이는 몸도 인간관계도 변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엄마의 과잉보호와 간섭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게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격한 감정의 기복을 다스리지 못해 흥분하면 레서판다로 변하는 신체적 변화까지 겪게 된 메이.

메이는 늘 엄마가 원하는 대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레서판다로 변하는 신체적 변화를 겪으며 13세 인생에 가장 큰 난관에 봉착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엄마 밍(산다라 오 분)의 선조 '선 이'로부터 대대손손 여자에게만 내려오는 유전이었던 것.

메이의 엄마부터 엄마의 여자 형제들, 그리고 할머니까지 모두 한 차례씩 겪었던 새빨간 비밀이었던 것이다.

원인을 알게 된 메이는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차츰 터득한다.

하지만 여전히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면 메이 안의 레서판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레서판다를 영원히 잠재우려면 다음 달 25일 붉은 달이 뜨는 날 봉인 의식을 치러야 한다.

그런데 의식을 치러야 하는 날이 하필 메이가 가장 좋아하는 보이그룹 '포타운'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 아닌가!

과연 메이는 야수 같은 레서판다를 봉인하는 의식을 치르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포타운 콘서트를 보러 갈 수 있을까?

◆ 사춘기 성장통의 의인화

레서판다를 봉인하는 엄마와 판다와 함께하려는 메이가 마주하는 모습(출처=디즈니플러스 캡처). ⓒOTT뉴스

사춘기란 2차 성징이 형성되는 시기로, 아동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누구나 한 번씩 겪고 넘어가는 성장통이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언제 어느 순간 폭발할지도 모르는 사춘기 시기의 감정을 '레서판다'라는 동물을 이용해 표현했다.

또, 이를 이용해 엄마와 딸이 겪는 성장통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공부면 공부, 집안일이면 집안일.

무엇 하나 엄마의 뜻을 거스른 적 없던 메이가 엄마의 과잉보호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판타지 서사와 함께 잘 버무렸다.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엄마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고, 엄마는 자식이 언제까지고 자신의 품 안에서 보살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한차례 시끌벅적한 소동을 일으키고서야 엄마 밍과 메이는 서로를 마주하고 각자의 모습을 인정한다.

그래서인지 여자 가족 중 유일하게 레서판다를 없애지 않은 메이의 마지막 대사가 인상적이다.

"난 변하고 있어요. 엄마, 진짜 내 모습을 알아가고 있다고요. 그래서 엄마랑 멀어질까 두렵기도 해요"

나 또한 지난 40여 년의 세월을 엄마와 함께하면서 참 많이도 투닥거렸다. 또, 서로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젠 서로를 받아들이는 법을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엄마의 인생을 내가 바꿀 수 없듯이, 엄마 또한 나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이해하며 살고 있다.

나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면서 흐른 세월만큼 우리는 변했다.

서로 변한 모습마저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말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더 가까워진 엄마와 나.

여전히 의견이 맞지 않아 가끔씩 말다툼을 벌이곤 하지만 말이다.

사춘기 딸과 엄마의 성장통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낸 픽사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 감동, 몰입도): 8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작품을 잘 담아내는지): 9

→평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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