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특집] OTT를 빛낸 여성 4인과 기업

배우, 극본, 감독, 그리고 여성영화 전문 OTT까지…
OTT 업계에서도 여성들 종횡무진

황지예 승인 2022.03.08 09:06 | 최종 수정 2022.03.08 09:56 의견 0
(시계 방향으로) 배두나, 정유미, 김은희, 제인 캠피온(사진=넷플릭스, NYFF59).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근로환경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것을 기념해 1977년 유엔이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최근 OTT에서 배우부터 감독, 심지어 여성 영화 전문 플랫폼까지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본 기사에서는 여성의 날을 맞이해 OTT를 빛낸 여성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① 넷플릭스 대표 한국 배우, 배두나!

<센스8>에 '박 선' 역으로 분한 배두나(사진=넷플릭스).


배두나는 넷플릭스 한국배우 하면 생각나는 가장 대표적인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위상이 한국에서 지금 같지 않았을 때도 배두나는 <센스8>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 출연했다.

<고양이를 부탁해>, <플란다스의 개>, <괴물> 등으로 잘 알려진 배두나는 매트릭스 시리즈로 유명한 워쇼스키 감독의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주역으로 캐스팅되면서 헐리우드로 진출했다.

이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워쇼스키 쌍둥이 감독이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센스8>에 출연하며 8명의 센세이트 중 하나인 '박선' 역할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센스8>은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8명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텔레파시로 정신이 연결되고 생명을 위협하는 의문의 조직과 맞서게 되는 SF 판타지 드라마다.

이후 <비밀의 숲> 한여진 경위, <최고의 이혼> 강휘루 역으로 한국드라마로 시청자들을 찾은 배두나는 2019년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역병을 진압하는 데 힘쓰는 정의로운 의녀 서비 역할을 맡으며 최초로 사극에 도전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고요의 바다>에서 송지안 역으로 분해 언니의 죽음을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달 파견 프로젝트에 참여한 송지안 역으로 분해 한국 SF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다채로운 필모그라피를 자랑하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개성파 배우 배두나의 내일이 기대된다.

②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

<킹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놓는 김은희 작가(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자타공인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는 <지금 우리 학교는> 등에서 보여준 K-좀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킹덤>의 극본을 썼다.

김은희 작가는 2006년 영화 <그해 여름> 각본으로 데뷔한 후, 2011년에 박신양 주연, '국내 최초 메디컬 수사 드라마'라는 슬로건을 내건 SBS드라마 <싸인>과 2016년 tvN드라마 <시그널>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인기 작가 반열에 등극했다.

로맨스가 아닌 전문 분야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선보이는 것이 큰 특징이라는 평을 들었던 김은희는 이후 2019년 넷플릭스에서 제작된<킹덤>의 극본에 참여해 극을 좌지우지하며, 'K-좀비'의 시초를 만들었다.

지난해 진행된 넷플릭스 콘텐츠 로드쇼 'See What’s Next Korea 2021'에서 "<킹덤> 소재나 자극적인 장면들 때문에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제작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히며 "넷플릭스는 간섭은 하나도 안하고 돈만 준다"며 넷플릭스와의 협업에 큰 신뢰를 보인 바 있다.

한편 김은희 작가는 지난해 <킹덤:아신전> 인터뷰에서 "시그널 후속 시즌은 은퇴하기 전에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시그널2>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③,④ 장르를 넘나드는 여성 감독의 무게감, 제인캠피온&이경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파워 오브 도그>를 연출 중인 제인 캠피온(사진=넷플릭스).


제인캠피온은 1993년 <피아노>로 여성 감독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이어 아카데미에서 <피아노>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제인캠피온은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커스틴 던스트 조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파워 오브 도그>로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아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현재까지 아카데미 감독상에 두 번 후보에 오른 유일한 여성 감독이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는 아카데미 최다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감독상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경미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의 메가폰을 잡았다(사진=넷플릭스).


OTT에서 활약하는 여성 감독은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있다. 바로 이경미 감독이다.

이경미 감독은 <잘돼가? 무엇이든>(2004), <미쓰 홍당무>(2008) 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었다.

특히 2016년 개봉한 손예진 주연의<비밀은 없다>는 기존에 손예진이 가진 청순 가련한 이미지를 깨고, 숨겨진 진실을 알아가는 광기를 가진 캐릭터로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선보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이경미 감독은 2020년, 정세랑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의 연출˙각본을 맡았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해가는 판타지 시리즈로, 이경미 월드와 배우 정유미와 만나 다수의 마니아를 양산하며 시즌2를 기다리고 있다.

⑤ 국내 최초 여성 영화 전문 OTT! '퍼플레이'

퍼플레이는 지난해 3월 OTT 업계 최초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사진=퍼플레이).


한편 넷플릭스, 티빙 등 거대한 OTT 플랫폼 외에 국내 최초로 여성 영화를 전문으로 다룬 OTT가 있었으니, 바로 조일지 대표의 퍼플레이다.

퍼플레이는 2017년 법인으로 시작해 2019년 정식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했으며 지난해 3월 OTT 업계 최초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2019년 개설 이래 300여편의 여성 영화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원은 3만 여명에 육박한다.

퍼플레이는 여성 감독의 연출작이나 여성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 또는 여성의 이슈를 다루거나 젠더 이분법을 뛰어넘는 영화를 여성 영화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F등급(여성이 작품에 얼마나 주체적으로 개입했는지를 가리키는 지표), 벡델 테스트(영화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하는 기준)를 통과한 작품 등 성평등과 다양성 지수가 높은 영화를 선별해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퍼플레이는 콘텐츠 스트리밍 수익의 70%를 창작자에게 돌려주고 있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영화나 여성 감독·배우를 알리기 위해 온라인 매거진 '퍼줌'과 정기 뉴스레터 '퍼플레터'도 발행하고 있다.

<퍼플레이>는 백델테스트, F등급 등의 지표를 제공한다(사진=퍼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현재 퍼플레이는 배우 이주영이 출연한 민미홍 감독의 <어떤 알고리즘>(2017)을 독점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임순례, 김보라 등 유명 여성 감독들의 초기작도 시청 가능하다.

퍼플레이 관계자는 OTT에서 여성들이 활약상이 늘어나는 상황에 "여성 감독, 여성 창작자가 많아야 여성 서사도 더 많이 나오고 여성 배우도 더 많이 나온다"고 말하며 "그래야 우리 사회도 다양성이 존중받는 평등한 사회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최근 OTT에서 다양한 여성 주도 서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라며 "익숙한 성별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여성상과 관점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계속해서 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형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연일 여성혐오로 지적받는 가운데, 여성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OTT 플랫폼의 존재가 빛이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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