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시원 OTT 평론가] 공개 후 꾸준했던 상승곡선, 무엇이 이들의 특별함이었을까.
<지금 우리 학교는>, 일명 '지우학'이 공개된 지도 어느새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그 시간 동안 수많은 K-좀비물과의 숱한 비교부터 글로벌 히트를 친 <오징어 게임>과의 비교를 당해왔다.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난관이었다.
여기저기 치인 <지금 우리 학교는>에는 항상 부정적인 꼬리표가 따라왔다.
그러나 이 글에선 <지금 우리 학교는>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분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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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라는 배경의 활용
공간적 배경에서 오는 특수성은 작품의 약점이자 유리한 점이다.
예를 들어 <부산행>은 열차라는 공간적 배경을 활용해 칸에서 칸으로의 이동, 밀폐된 공간에서 오는 긴장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반면, <반도>는 드넓은 광야와 황무지를 배경으로 삼았다. 그러나 <부산행>보다 더 넓어진 공간은 <반도>의 약점이었다.
미지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무언가 색다른 것을 기대한 관객에게 그저 <매드맥스>를 떠오르게 만드는 좀비 떼 추격 장면에 그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어떨까.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라는 특수 공간을 배경으로 삼았고, 아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익숙한 학교라는 공간의 특이점을 적절히 사용해 시청자가 극의 인물들에게 공감할 수 있게끔 활용했다.
좀비를 피해 미닫이문을 잡고 버티는 모습은 술래잡기할 때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또, 창문을 뜯어내는 모습에서는 열쇠가 없어 반에 들어가지 못해 창문으로 들락거리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다양한 특수 교실과 그 안에 배치된 물건의 활용은 (음악실의 다양한 악기, 과학실, 체육관과 다용도실 등) 학교라는 공간적 배경을 마음껏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 학생의 풋풋함
주인공이 학생이라는 것 또한 다른 좀비 영화엔 없는 싱그러움이다.
좀비 영화의 특성상 늘 등장하는 주인공상이 있다. 싸움을 잘하는 군인이라던가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성인 남성과 여성, 혹은 지혜로운 어른이 극을 이끌어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은 그렇지 않다.
17살 또래 아이들이 각자의 특장점을 살려, 총 대신 대걸레를, 연막탄 대신 소화기를, 스마트폰 대신 모두의 지혜를 모아, 다함께 똘똘 뭉쳐 하나씩 헤쳐 나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진정한 팀워크란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중간중간 녹아있는 학생들의 로맨스는 극을 어두침침하게만 만들지 않는 상큼한 요소다.
특히 청산(윤찬영 분)이와 온조(박지후 분)는 투닥거리는 친구 사이에서 피어나는 '썸' 관계이기에 귀여움이 배가 된다.
온조를 향한 청산이의 진심어린 마음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차가운 세상에서 일말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 신파는 다른 말로 눈물 포인트다
K-신파라며 사람들이 혀를 차는 부분도 많았다.
청산이 엄마가 앞뒤 가리지 않고 아들을 찾아 헤매는 모습, 특공대의 총알 세례도 비껴가는 눈물겨운 온조 아빠의 부정, 소중한 사람을 잃을 때마다 이성을 잃고 감정에만 호소하는, 그걸 매번 반복하는 주인공들.
보면서 답답하다며 가슴을 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파'의 또 다른 이름은 '보편성'이지 않은가.
매운맛에 길든 K-대중들은 <오징어게임>도 신파적이라고 했으나, 이는 전 세계를 매혹 시킨 감동 포인트가 됐다.
따라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신파 또한 좀비들과의 단순 추격전에 그치지 않고 더 풍성한 스토리로 나아가기 위한 극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웰메이드 좀비물로는 <부산행>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웰메이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떠올리면 단연코 <오징어 게임>이 그 우선순위에 자리해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이 두 작품의 장점을 조화롭게 녹여냈기에, 이른바 '웰메이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좀비물'로 자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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