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멘탈갑' 7호의 새로운 표정, <싱어게인2>

티빙?seezn : <싱어게인2>

손여운 승인 2022.03.02 12:31 의견 0
<싱어게인2> 포스터(사진=티빙).

[OTT뉴스=손여운 OTT 평론가]

<싱어게인2> 파이널 대진이 완성됐다.

치열한 세미파이널을 거친 TOP6는 윤성, 박현규, 김소연, 신유미, 김기태, 이주혁이다.

이들 중에 사연 없는 지원자는 없다.

절대적 존재 '어게인'의 부름을 받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을 타고 인생을 걸어온 이들.

그중에서도 7호 김소연은 '불사조' 같은 면모로 치열한 생존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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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악마의 편집 없이 승부에 나선 <싱어게인2>

'7호 가수' 김소연이 강철 멘탈과 몽환적인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다(사진=<싱어게인2> 방송 화면 캡처).

멘탈갑.

김소연은 심사위원들에게 이 세 글자로 불린다.

앞서 탈락한 70호 가수 동렬도 웬만해선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이다.

그러나 김소연처럼 자신의 긴장을 뛰어넘어 청자를 긴장시키는 파괴력은 없었다. 타인에게 승리를 내주고도 "괜찮다"고 할 정도의 시크함을 지닌 참가자도 없다.

"소연님의 표정은 두 개예요. 완전한 무표정과 냉소적인 미소"

김이나의 말처럼 김소연은 다른 지원자에 비해 감정을 표현하는 게 서투르다.

차마 못다 한 말을 헤아리는 날들이 많아서일까,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깊은 감정이 드러난다.

멘탈갑의 면모는 위기의 순간에서 빛난다.

TOP6 패자부활전에서 김소연이 부른 '얼음요새'는 대중적이지 않은 곡이다.

김소연은 마지막일지 모르는 순간에 모험을 택했다.

그리고 김이나로부터 "만개를 안 해서 우리 눈에 쉽게 안 드러날 뿐, 분명히 안에 수천 겹 수만 겹의 무언가가 있다"는 극찬을 들었다.

이에 감정을 감춰왔던 얼음요정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파이널에 진출한 TOP6. (왼쪽부터)김소연, 김기태, 이주혁, 신유미, 박현규, 윤성(사진=<싱어게인2> 방송 화면 캡처).

김소연의 눈물은 침묵만 흐르던 영화 <청설>에서 첫 대사가 나올 때, 드라마 <비밀의 숲>의 냉미남 시목이 분노를 표출할 때 만큼이나 짜릿했다.

무엇보다 김소연의 '얼음요새'는 많은 밤을 불안과 눈물로 지새운 청춘들을 울린 무대였다.

그동안 본 실력을 숨겨온 것인지,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성장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소연은 TOP6 선발전에 앞서 TOP10 선발전에서도 패자부활전을 치렀다.

탈락을 목전에 두고 위축되기보단 오히려 자신의 진짜 색을 꺼내 들었다.

선택한 곡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OST로도 유명한 Sondia의 '어른'이다.

무대를 보면서 색이 짙은 원곡의 목소리를 지운 것은 김소연이 유일무이할 거라고 생각했다.

김소연은 자신의 숨소리를 노래에 활용할 줄 아는 가수다.

가사가 없는 호흡의 순간, 오히려 그의 강점이 도드라진다.

배우가 연극을 하듯, 김소연은 눈을 감고 음률의 기운을 느꼈다.

피아노 건반 위에 손가락을 얹어놓듯 멜로디에 목소리를 얹는 순간, 무대의 공기는 김소연스럽게 바뀌었다.

아른거리고 몽롱한, 부드러운 스카프 같은 목소리로 심사위원들을 휘감은 김소연은 감정에 복받친 듯 갑자기 노래를 멈췄다.

김소연이 노래를 멈춘 순간, 심사위원들도 숨을 죽였다. 가수의 호흡을 따라가게 만드는 몰입력은 무명가수 중 최고라는 걸 증명해낸 날이다.

그의 호흡은 방송사고가 아니라 하나의 장치로 인식됐다.

잠시 후, 목까지 억눌린 감정이 터지듯 처연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눈을 바라보면~"

배우 이성경 같은 외모에, 느릿느릿한 말투, 차가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여리디여린 마음.

멘탈갑 김소연의 캐릭터에는 반전이 있다.

지루할 수 있는 목소리를 자꾸 듣고 싶게 만드는 것은 그의 감성 덕이 아닐까.

필자는 김소연을 감히 자우림을 이을 신비로운 개성의 소유자이자 <싱어게인2> 출연진 중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가수라고 평가하고 싶다.

김소연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과정은 한 편의 성장드라마와 다름없다.

가수로서의 김소연의 삶은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던 신데렐라가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사랑을 하는 멜로 드라마, 정상을 향해 오르는 산악인의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이는 경연프로그램 <싱어게인2>를 청춘 드라마로 만드는 요소이고, 흥행을 결정짓는 최대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김소연은 최종 2위를 했다.

하지만 김소연이 보여준 한 편의 성장 드라마는 1위를 한 김기태의 무대보다 김소연의 무대가 기다려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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