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세대 프로파일러 탄생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웨이브 오리지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강은정 승인 2022.02.24 11:48 의견 0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공식 포스터(사진=SBS).

[OTT뉴스=강은정 OTT 평론가] <그것이 알고 싶다>, <알쓸범잡>, 각종 범죄 뉴스 등을 통해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해진 직업 '프로파일러'.

프로파일러(profiler)는 범죄 현장에 남아있는 흔적과 범행 수법을 통해 범인의 성격 및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는 범죄심리 분석 수사관을 뜻한다.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궁금해지는 직업인 프로파일러는 사실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서울지방경찰청에 범죄행동분석팀이 설치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과연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탄생에는 어떤 비화가 숨겨져 있을까?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동명의 논픽션을 소재로 제작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통해 그 과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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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내에서 범죄자를 면담하는 하영(김남길 분)의 모습(사진=SBS).

◆ 찬밥 신세에서 시작된 국내 1호 프로파일러!

2000년대 초반, 사람들은 범죄에 대한 예방보다는 검거에 초점을 맞추며 범인의 심리나 사고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하지만 강력계 형사 송하영(김남길 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범죄자들이 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인지, 범죄를 저지르는 악마들과 평범한 사람들은 어떤 차이를 갖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감식계장 국영수(진선규 분)는 하영이 프로파일러의 재능이 있음을 알아채고, 범인들의 심리와 행동 양상을 분석하는 프로파일링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범죄행동분석팀을 조직한다.

하지만 다른 경찰 조직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본디 수사라 하면 현장을 바삐 뛰어다니고 근성으로 범인을 잡아 재판대에 세우는 것이라 여겨졌던 관습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엣가시로 여겨지며 범죄자 면담과 데이터베이스화 등의 활동을 이어가던 범죄행동분석팀 앞에 연쇄살인 사건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한다.

강간치사 토막살인범 황대선(구성환 분)을 면담하는 범죄행동분석팀(사진=SBS).

◆ 실화를 기반으로, 더욱 흥미로운 사건들

드라마 속 시대 배경인 2000년대 초반은 실제 대한민국에서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 연쇄살인마들이 등장하며 대한민국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것이다.

이전 살인사건이 대부분 원한이나 우발적 살인이었던 반면, 이런 계획적인 연쇄살인범의 등장은 프로파일링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논픽션을 소재로 하는 만큼,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가 여럿 등장한다.

범죄행동분석팀의 활약으로 용의자 추정에 성공, 끝내 검거됐던 조현길(우정국 분)은 실제 2001년 서울 성동구에서 일어난 유괴·살인 사건 범인 최인구를 묘사한다.

또한 하영과 영수가 교도소에서 프로파일링하는 대상으로 출연하는 강간치사 살인범 황대선(구성환 분)은 2000년 발생한 고창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김해선을 그려내고 있다.

그 외에도 작중 부지런히 흔적을 쫓는 연쇄살인범들은 유영철, 정남규와 흡사하다.

피해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하영(김남길 분)의 모습(사진=SBS).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사건이 다수 등장하는 만큼, 작품 내 사건 해결과정에 더욱 몰입하기 쉽다.

작품을 보며 한 가지 안타까운 지점은 무려 20여 년 전 발생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여전히 처벌 수위가 크게 강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력의 발달과 전국적인 CCTV 설치, 프로파일러들의 수사 기법 변화 등은 연쇄 살인 사건 발생을 크게 줄이는 데 공헌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고통받는 피해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끔찍한 사건들을 재조명하면서도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잊지 않는다.

프로파일러의 역할은 수사와 추적이기도 하지만,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사실이라는 점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악의 마음을 읽어 범죄를 예방하는 동시에, 피해자의 마음 또한 세심하게 읽어내고 공감할 줄 아는 감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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