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손민지 OTT 평론가] 배드민턴은 생활체육 최대 인구인 300만명을 보유한 스포츠다.
국내 동호인 배드민턴은 두 번의 부흥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박주봉-방수현-김동문-김문수 황금시대가 첫 번째였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효정-이용대의 혼합복식 금메달이 두 번째였다.
최근 방송가에는 윙크 한 번으로 배드민턴 붐을 일으킨 이용대가 감독으로 나서 라켓을 든 스타들을 이끄는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바로 국내 최초 배드민턴 전문 예능 프로그램인 <라켓보이즈>의 이야기다.
첫 레벨 테스트에서 '하'를 받은 김민기ㆍ오상욱ㆍ장성규ㆍ윤현민 등, <라켓보이즈> 에는 성장캐릭터가 유독 많다.
먼저 멤버들 중 가장 연령이 높은 장성규는 각종 연습에서 뒤처지고, 툭 하면 넘어지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장성규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건 장수영 코치다.
장 코치는 어두운 구석에서 추가 연습을 하는 장성규에게 다가가 눈높이 교육을 해줬다.
방송 중간중간 삽입된 개인 연습 장면에서도 장성규의 상대역을 해주는 건 장 코치다.
장성규는 사람 얼굴 판넬을 놓고 하는 스매시 연습에서 장 코치의 얼굴을 택하면서 "장 코치가 앞에 있으면 제일 실력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그녀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배린이' 장성규의 포텐은 경기대 체대생들과의 경기에서 처음 터져나왔다.
그는 15대 9로 지는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스매시를 성공시키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후 18대 15로 점수 차가 좁혀진 상황에 장성규는 낮게 온 공을 띄우지 않고 안정적으로 넘겨내면서 득점을 따냈다.
'장성규가 또'라는 자막은 유행어처럼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드라마 <라켓소년단> 출신으로 초반 배드민터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던 김민기는 '하'를 받은 이후 각성해 동료 배우들인 탕준상, 최현욱, 윤현수의 특별 도움까지 받았다.
연기를 위한 폼 연습이 아닌 실제 경기를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그에게서 여린 면모와 함께 강인한 인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형인 부승관, 동생인 정동원과 파트너로 경기를 뛰며 두 번 연속 '상' 배지를 받았다.
다시금 환해진 표정에서 김민기의 열정이 엿보였다.
전 프로야구선수 출신이자 <라켓보이즈>의 주장, 윤현민도 대단한 연습량을 보여주는 멤버다.
윤두준과 마찬가지로 배드민턴을 안쳐봤다는 그는, 일주일에 5~6일은 연습을 할 정도로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대 체대생즈의 경기에서 오상욱과 함께 1세트에 출격한 윤현민은 환상적인 팀워크로 21대 9 완승을 거뒀고 중 배지를 받았다.
의외의 성장캐로는 축구 잘하기로 유명한 아이돌 윤두준과 펜싱 국가대표인 오상욱이 있다.
스포츠맨으로 유명한 두 사람도 배드민턴 앞에선 초심자였다.
아직 1승을 한번도 못해본 윤두준은 양세찬과 '쌉쌥' 콤비를 이뤄 전국 아마추어 배드민턴 대회 첫 경기 타자로 출전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승리 앞 고배를 마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감독인 이용대와 신경전을 벌이던 오상욱은 용인클럽과의 경기 중 마지막 일격으로 라켓보이즈에 첫 승을 안겼다.
그는 이용대가 따로 치킨을 사줄 정도로 믿는 팀의 에이스가 됐다.
사실 <라켓보이즈>처럼 일반인들과 겨뤄 실력을 쌓은 다음 전국 대회에 도전하는 ‘도장깨기’ 형식의 프로그램은 앞서 많이 있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뭉쳐야 찬다> 시리즈가 그것인데, 선수들뿐만 아니라 감독 이용대도 <라켓보이즈>를 통해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용대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파트너를 이뤄 혼합 복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광저우 아시안게임, 런던 올림픽, 인천 아시안게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의 대회에 출전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간판으로 승승장구 하던 그는 2018년 이혼을 한 이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배드민턴 국가대표에서 은퇴, 현재 요넥스 배드민턴 선수단에서 활동 중이며 2020 도쿄올림픽 SBS 배드민턴 해설위원으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축구야구말구>ㆍ<뭉쳐야 찬다> 등 예능 프로그램에 간간히 얼굴을 비쳐왔으나, 과거 명성을 되돌리기에 화제성은 약했다.
<라켓보이즈>로 복귀한 것은 그에게 있어 대단한 용기이자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는 계속된 패배로 자신감을 상실한 윤두준에게 "대회 때 1승 무조건 할 것 같다"고 기운을 불어넣어준 다음, "나도 운동선수 시절에 15대 0으로 져보기도 했다"며 공감어린 고백을 꺼냈다.
이외에도 녹슬지 않은 실력, 경기장 밖에서도 멤버들을 일일이 챙기고 격려하는 모범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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