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찬다 2>, 예능인가 다큐인가?

티빙: <뭉쳐야찬다 2>

손민지 승인 2021.09.08 08:51 의견 0
티빙 <뭉쳐야찬다2>는 예능 최초로 축구 오디션을 실시했다. 사진 공식 홈페이지

[OTT뉴스=손민지 OTT 평론가] <뭉쳐야찬다 시즌2>(이하 뭉쳐야찬다2)가 스포츠 예능의 새 지평을 열며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뭉쳐야찬다1>을 이끈 안정환과 그와 절친 케미를 보여준 이동국이 감독과 코치로 나선 <뭉쳐야찬다2>는 예능계 사상 최초로 전ㆍ현직 국가대표 선수를 대상으로 축구 오디션을 개최하며 그 포문을 열었다.

▶ OB와 YB, 주류와 비주류의 조화

<뭉쳐야찬다2>는 시즌1에 비해 다양한 멤버들의 조화가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 이만기ㆍ허재ㆍ김용만을 큰 축으로 하는 '형님 세대'와 모태범ㆍ박태환ㆍ이대훈ㆍ이용대로 대변되는 '아우 세대'가 어우러졌다면, 시즌2에서는 한 번 더 꼬아 기존 멤버와 오디션으로 영입된 새 멤버의 교류를 시도한다.

이번 시즌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비인기 종목 선수를 발굴하는 데 오디션의 취지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축구 오디션에서는 아이스하키ㆍ스키점프ㆍ피겨스케이팅ㆍ스켈레톤ㆍ복싱을 비롯해 트라이애슬론ㆍ카바디 등 다소 생소한 종목도 소개됐다.

<뭉쳐야찬다2>에는 비인기 종목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가 여럿 등장한다. 사진 <뭉쳐야찬다2> 방송화면 캡처

시즌 1에는 여홍철, 이봉주를 포함해 '스포츠스타'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을 크게 얻은 선수들이 출연했다면 시즌 2에는 다소 인지도가 낮은 선수들이 등장해 신선함을 선사한다.

특히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인 이장군은 심사위원 정형돈에게 '제너럴'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후 관심을 받으며 카바디를 알렸다.

EXID의 하니의 학창 시절 짝사랑 상대였다는 트라이애슬론 선수 허민호는 학교 선배인 박태환을 맞수로 꼽으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고, 뛰어난 축구 실력으로 '이동국의 남자'로 불리며 화제성을 책임지고 있다.

▶ 긴장감은 강력한데, 웃음과 감동은 어디에

<뭉쳐야찬다2>는 축구를 잘하는 선수를 멤버로 영입하는데, 이는 시즌 1의 재미요소였던 성장 서사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사진 <뭉쳐야찬다2> 방송화면 캡처

지원자들은 총 세 번의 오디션으로 어쩌다FC가 되기 위한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 5일 방송된 최종 오디션에서 이장군, 김준현, 강칠구, 허민호가 최종 합격자로 선발됐다.

이들 4인을 포함해 지원자들은 여러 테스트와 경기에서 개성과 장기를 보여줬는데, 장단점이 뚜렷해 오디션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 어려웠다.

합격자를 발표하는 마지막까지도 합격자가 몇 명인지 알려주지 않은 것은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요소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뭉쳐야찬다2>가 놓친 것도 있다. 바로 예능적 요소다.

오디션을 치르는 내내 김동현, 윤동식, 김요한 등 기존 멤버들은 웃음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의 웃음을 담당하던 '깔깔이' 김용만, 정형돈 역시 눈치를 봤다.

이는 오디션 참가자의 간절함과 진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겠지만 시청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전 야구선수 윤석민이 '노룩패스'를 운운할 때 감코(감독+코치)진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었는데, 눈치없는 윤석민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뭉쳐야찬다1>의 경우 축구 대결이라는 콘셉트는 일관되게 유지하되, 멤버들에게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뽑아내면서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농구하듯 손으로 축구공을 잡다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게 된 허재,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당황케하다가 가끔 힘있는 한방을 날리는 김병현 등은 <뭉쳐야찬다1>가 발굴한 예능인재다.

<뭉쳐야찬다2>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냉철한 안정환과 '열정국' 이동국에 어벤저스를 닮은 '어쩌다벤저스'까지 모든 게 진지하다.

현 태도를 이어간다면 스포츠 다큐멘터리가 될 것이 뻔하다.

또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실력 검증에 중점을 두다보니 스포츠에서 빠질 수 없는 성장 서사도 약해졌다.

축.알.못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 하는 조기 축구회가 아니라 축구 잘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결이 돼 버렸다.

'오디션이라는 장치를 거쳤으니 넌 축구를 잘해야 해' 또는 '시즌1도 했으니 새 멤버들에 비해 잘해야 해'라는 압박감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결국 <뭉쳐야찬다2>가 지향하는 것은 월드컵 축구 경기 같은 '멋진 그림'이다.

아예 합숙 훈련 등 선수급의 체계적인 교습을 진행하거나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지 않으면 어쩌다벤저스라는 이름이 헛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기존 멤버와 새 멤버가 얼마나 빨리 친해지느냐, 호흡을 맞춰가느냐가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뭉쳐야찬다2>는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뭉쳐야찬다2> ▶ 바로가기(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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