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499루피(한화 약 7,780원)였던 베이직 구독료를 199루피(한화 약 3,100원)로 인하했다. 60% 수준의 요금 인하가 이뤄진 셈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가격 변화는 넷플릭스 인도의 가장 저렴한 구독료인 모바일 요금제다. 모바일 요금제는 휴대전화와 태블릿 사용자를 위한 요금제로, 199루피(한화 약 3,100원)에서 149루피(한화 약 2,300원)로 내려갔다.
지난달 한국에서 기습적으로 구독료를 인상한 것과는 정반대인 행보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넷플릭스는 왜 인도에서 요금제를 파격 인하했을까?
■ 넷플릭스는 왜 인도에 초점을 맞췄을까?
넷플릭스는 불붙은 OTT 시장 경쟁과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마주하면서 미국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와 아마존비디오프라임이 인도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가입자 증가에 대한 잠재력을 확인한 것도 한 몫을 더했다.
또, 이미 저렴한 모바일 요금제를 더 낮추면서까지 모바일 이용자들을 공략한 이유는 인도의 활발한 모바일 시장 때문이다.
모바일 분석업체 앱 애니(App Anni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인도인들이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하루 5시간 정도를 넷플릭스에 소비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하는 인도인들은 인도 모바일 사용자층의 95%를 차지한다.
또한, 인도에서는 2021년 상반기에 48억 개의 게임 다운로드가 이뤄졌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이머를 능가하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인도의 활발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모바일 요금제를 파격 인하하면서 가입자를 증가시키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넷플릭스가 인도의 모바일 구독을 공략하면서 요금제 인하를 선보인 결과, 인도는 파키스탄과 케냐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저렴한 가격으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다.
250루피(한화 약 3,900원)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파키스탄과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무료로 넷플릭스에 로그인할 수 있는 케냐의 뒤를 따라잡은 셈이다.
■ 넷플릭스는 인구 규모가 큰 나라를 찾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 다음으로 저렴한 넷플릭스 요금제를 이용하는 국가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다. 인구 규모가 큰 나라 순으로 저렴한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구독료 변화는 넷플릭스가 미국과 영국에서 가격을 인상한 지 대략 1년 후,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유럽 국가에서 가격을 인상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일어났다.
넷플릭스가 인도에서 펼친 가격 인하 전략은 새로운 OTT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는 가운데 OTT 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반영한다.
넷플릭스는 올해 9월 말, 분기별 가입자 증가율 예상치를 앞질렀다. 하지만 지난 몇 년과 비교할 만큼 견고한 성장은 아니다. 치열한 OTT 경쟁 때문이기도 하지만, OTT 시장 포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사이에 낀 넷플릭스, 인도에서 어깨 펴기 힘들어
컨설팅 회사 옴디아(Omdia)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약 44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2018년에는 인도에 약 1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한 수치에는 크게 못 미친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주요 OTT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인도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디어 파트너 아시아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와 스타 인디아 자회사 간의 협력업체인 디즈니플러스 핫스타는 올해 말까지 4,6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할 예정이다.
올여름 인도에서 이미 1,8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연말까지 약 2,200만 구독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OTT 서비스들의 인도 시장에 대한 공세를 생각하면,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쉽게 어깨를 펴지 못할 것 같다.
넷플리스가 인도에서 쉽게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콘텐츠의 차이 때문이다.
올해 넷플릭스는 인도 특화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한 발 더 내밀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은 70개의 오리지널 인도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니티비도 출시했다.
미니티비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인도 애플리케이션 내의 무료 기능이다. 무료로 OTT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유로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서비스로 유도하기 위해 단편 드라마, 코미디 비디오를 제공한 것이다.
디즈니플러스핫스타의 무기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와 인도 프리미어 리그 크리켓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라이선스이다.
콘텐츠 차이는 인도 OTT 시장 내 가입자 격차를 크게 벌렸다.
엄청난 격차는 넷플릭스가 가장 저렴한 모바일 요금제를 통해 5억 명으로 추정되는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를 차지하려는 원동력이다.
'신성한 게임(Sacred Games)', '타지마할 1989', 우리가 몰랐던 그녀(She), 구울(Ghoul) 등 넷플릭스 콘텐츠는 인도의 일부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았지만,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디즈니플러스와 핫스타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계속해서 현지 인기 차트를 지배하고 있다.
인도의 비즈니스 전문 매체 QUARTZ가 넷플릭스와 나눈 이메일에서 넷플릭스는 "인도에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프로그램과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도에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쉽게 시작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으며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건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