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금은 사극 드라마 열풍! 과연 그 성적표는?

넷플릭스: <연모>
티빙: <어사와 조이>
웨이브ㆍ쿠팡플레이: <옷소매 붉은 끝동>

강은정 승인 2021.12.13 07:00 | 최종 수정 2022.05.28 18:12 의견 0
왼쪽부터 <연모>, <어사와 조이>, <옷소매 붉은 끝동> 공식 포스터. 사진 KBS, 티빙, MBC

[OTT뉴스=강은정 OTT 평론가] 최근 사극 드라마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제각기 다른 시대상과 분위기, 케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세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간 고전했던 사극 드라마가 새롭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로를 껴안은 휘(박은빈 분)와 지운(로운 분). 사진 KBS2 드라마 유튜브 캡처

◆ 남존여비의 시대, 금기 속에 피어난 사랑, <연모>

지난 10월 11일 방영을 시작해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드라마 <연모>.

<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로 버려진 아이가 오라비인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 세자가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궁중 로맨스 드라마이다.

남장 여자 세자 휘 역할의 박은빈과 세자의 젊은 스승 정지운 역할을 맡은 로운의 케미가 긍정적인 평을 받으며 글로벌적인 팬덤을 구축하는데도 성공했다.

특히, 남장 세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 박은빈의 연기가 화제가 되며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서 안정적으로 10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우수한 연기력과 주연 배우들의 케미에는 호평이 달리는 한편,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와 특유의 K-신파로 인한 '눈물 짜내기' 장면들이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회를 앞두며 여전히 높은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연모>.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소위 '박수칠 때 떠난다'의 증표가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수사 커플이 되어버린 어사(옥택연 분)와 조이(김혜윤 분). 사진 티빙

◆ 미식가 암행어사와 조선시대 이혼녀의 수사쇼, <어사와 조이>

다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빈센조>에서 신선한 악역 연기를 보여준 옥택연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극 주연에 도전한 김혜윤이 만난 드라마 <어사와 조이>다.

<어사와 조이>는 엉겁결에 어사가 되어버린 미식가 도령 라이언(옥택연 분)과 행복을 찾아 돌진하는 조선시대 기별부인(이혼녀) 김조이(김혜윤 분)의 명량 코믹 커플 수사 쑈를 그린 퓨전 사극이다.

출세에 아무런 욕심이 없던 라씨 집안의 5대 독자 라이언은 비상한 머리 탓에 장원급제에 암행어사까지 되어버리고 만다.

그는 노름 중독에 마마보이였던 남편과 파격적으로 이혼한 이혼녀인 김조이를 만난다.

두 사람은 뜻하지 않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살인사건에 맞닥뜨리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함께 모으게 된다.

'라이언', '김조이' 등, 기존의 사극 드라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현대적인 이름과 함께 미식가 한량 도령과 조선시대 이혼녀라는 파격적인 설정 또한 이 작품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트렌디한 사극 감성으로 승부하며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과연 <어사와 조이>가 반등에 성공해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감귤로 비유된 마음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는 산(이준호 분)과 덕임(이세영 분). 사진 MBC

◆ 조선 최고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이세영 분)과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 이산(이준호 분)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인기도 뜨겁다.

이 작품은 앞선 두 드라마와 달리 역사 속 실제 기록을 토대로 그린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큰 차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조선 왕조 최고의 러브스토리라고 불리는 정조 이산과 의빈 성씨의 로맨스를 다루면서도 두 주연 배우의 케미와 영상미, 소품 하나까지 만족스러운 극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화제성 면에서 그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11월 4주차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파격적인 설정이나 트렌디한 연출보다는 역사적 고증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두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집중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꾸준히 증가하는 시청률만큼이나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명품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현재 방영되고 있는 사극 드라마들을 살펴봤다.

소재도, 시대도, 분위기도 각기 다른 개성 강한 작품들이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제약이 차고 넘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주체성을 무기로 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연모> 속 남장 세자 휘는 여자라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고 연모하는 이와 사랑을 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진흙탕 같은 궁궐 속에서도 당당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어사와 조이>의 김조이는 또 어떤가?

조선시대의 이혼녀라는 파격적이고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은 그녀에게 행복을 찾기 위한 발판으로 작용한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성덕임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높은 위치의 세자에게 거듭 고백을 받아도 이를 거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건처럼 여겨지곤 하는 궁녀라는 신분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사극의 주 무대가 되는 조선시대는 남존여비가 만연한 시대로 그려진다.

그렇기에 주인공, 특히 여자주인공들이 힘을 잃고 고전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간 사극이 고전했던 이유가 결국 이런 주체성을 지닌 인물들의 부재 때문은 아니었을지 고민하게 된다.

앞으로도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또 다른 사극 작품들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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