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정현 OTT 평론가] 고백하겠다. 영화 <틱, 틱... 붐!>을 보고 필자는 울었다.
마음을 울렸다는 건 어쩌면 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스토리가 필자와 너무도 닿아있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 조나단 라슨(앤드류 가필드 분)은 서른 살 생일을 앞둔 뮤지컬 작가 지망생이다.
1990년 뉴욕이 배경인 이 영화에서 조나단 라슨은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작곡에 매진하는 한편,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서른이 다 돼가도록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지망생 신세로 살고 있다는 건 그에게 있어 크나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꿈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이대로 밀고 나가야 할 것인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실상 서른이라는 나이가 그렇다. 이십 대 때야 젊음을 무기로 어떻게든 도전해볼 수 있다.
서른 즈음에 접어들면 대다수의 사람은 소박하지만 안정된 생계를 꾸려나가며 무언가 하나쯤은 이루고 살아가기 마련!
그 무리에 속하지 못한, 여전히 꿈을 좇으며 불안하게 살아가는 예술가들은 특히나 조급증에 빠지기 쉽다.
뮤지컬이 됐건, 글이 됐건, 미술이 됐건 창작물은 창작자가 제아무리 최선을 다해 만든다 해도 팔리지 않으면, 공모전에 당선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애석하게도 그 노력의 시간을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도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왔을까'하는 자괴감에 휩싸이게 된다.
조나단 라슨의 상황도 같다.
서른을 목전에 두고 '슈퍼비아'라는 창작뮤지컬을 8년간 준비했지만, 그 뮤지컬 워크숍을 앞두고 자꾸만 불안정한 이슈들에 휩싸인다.
첫째, 뮤지컬 작품 자체에 관한 의구심이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있지만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구성인 데다, 워크숍 일정은 다가오는데 작품에서 중심이 될 곡의 작곡은 자꾸만 안 풀린다.
둘째, 연기자의 꿈을 키워가다 포기하고 안정된 직장을 택한 베스트프렌드와 트러블이 생긴다.
셋째, 안정된 삶을 버리고 무용수의 길을 택한 여자친구가 부상 이후로 본인의 꿈에 의구심을 가지다가 안정된 삶을 향하여 가려고 하고, 조나단 역시 그녀와 함께하길 바라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꿈을 계속 달려갈 것이냐, 여자친구와 함께 뉴욕을 떠날 것인가 선택을 자꾸 미루는 상황!
조나단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꿈과 현실, 예술의 영역에 속한 사람들에겐 상당히 가혹한 선택지다.
한 방 터지면 대박이라는 건 알지만, 그렇게 잘나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너무도 먼 이상처럼 보여서 달리고 달리다 포기하기 일쑤.
필자 역시 예술의 영역에 있다가 생계를 택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글만 쓸 자신이 없었다.
필자 역시 서른이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일을 멈추면서 가능성에 기대기엔 불안정한 현실이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현재는 9 to 6 직장인의 삶을 살며 간간이 영화 리뷰를 쓰고 소소한 글 정도를 쓰며 살아간다.
이 영화 <틱, 틱... 붐!>이 필자의 가슴을 아리게 했던 건, 조나단이 노래할 때마다 울컥하다가 가슴 안에 가득 뭉쳐 있던 감정을 토해내듯 종국에는 펑펑 울게 했던 건, 필자와 이 영화 사이에 깊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면 궁금할 것이다.
조나단 라슨은 꿈을 이뤘나요?
동화 속 엔딩처럼 '그래서 그는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나요? 다급하게 묻고 싶어질 것이다.
고난과 역경을 뚫고 끝내 성공하는 서사는 일상에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오기 마련이니까.
이 영화 <틱, 틱... 붐!>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조나단 라슨은 단지 픽션 속 인물만이 아닌, 실존했던 '진짜' 사람이다.
조금만 검색해 봐도 그의 결말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
허나, 찾아보지 않기를 권한다. 이 리뷰가 그대의 마음속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면 지체하지 말고 넷플릭스에 들어가 이 영화를 클릭해보길 추천한다.
이 영화 <틱, 틱... 붐!>은 주인공 조나단 라슨의 진심이 가득 담긴, 어쩌면 독백에 가까운 영화다.
꼭 예술이 아니라도 마음 안에 잠들어 있는 꿈 하나 정도가 있다면, 사회생활에 지쳐 잠깐 잊었던 동심을 그리워하는 '어른이'라면 누구든 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너무도 순수하게 꿈을 갈망하며 몸부림치는 청년 조나단 라슨의 1990년 속으로 들어가 볼 준비가 됐다면 언제든 재생 버튼을 누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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