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전여진 OTT 평론가] 영화의 제목을 보면 해당 영화의 줄거리를 유추할 수 있다.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틱,틱...붐!>의 제목을 통해 내용을 상상해보자.
'Tick, Tick'이란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Boom!' 하며 폭발한다.
어떤 장면이 연상되는가?
핵탄두가 떨어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 지구 멸망이 1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제목만 보면 서스펜스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로 오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포스터에서 단서를 찾아보자.
조명이 비치는 무대 위에 주인공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배경에는 주인공이 작곡 작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악보와 가사들이 떠다니고 있다.
포스터와 제목의 단서를 갖고 영화의 내용을 유추하자면,
"예술가인 주인공은 어떤 이유에선지 시간이 흐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존(앤드루 가필드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30살 생일이 달갑지 않은 이유
영화의 주인공 존은 뮤지컬 작곡가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갖고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29세 청년이다.
그는 며칠 뒤 서른 살 생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가올 생일이 썩 기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20대가 끝이 나고 30대가 시작된다는 두려움과 함께 데뷔를 위해서 브로드웨이 제작자에게 멋진 공연을 선보여야만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24시간을 작곡을 위해 투자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그는 생계를 위해 레스토랑에서 일해야만 한다.
진상들에 시달리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존을 반기는 것은 전기세를 납부하지 못한 탓에 전기가 끊어진 차가운 집이다.
주변에 나와 같이 꿈을 위해 노력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면 좋을 텐데, 배우를 꿈꾸던 절친 마이클(로빈 데 헤수스 분)은 꿈을 접고 경제적 안정을 택했다.
배고픈 예술가의 길을 접자니 8년간 노력하고 꿈꿔 온 시간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 같아 버릴 수가 없다.
거기다 여자친구 수잔(알렉산드라 쉽 분)과는 다툼으로 결별하게 된다.
이별의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매정한 시간은 존을 기다려주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공연을 앞두고 찾아온 영감 덕분에 무대의 마지막 넘버를 완성하고 첫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
하지만 그 어떤 제작사도 공연을 만들자는 요청은 없고... 결국, 존은 8년 동안 키워 온 꿈을 포기하려 한다.
◆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존은 꿈과 현실(경제적 안정)을 두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다다랐다.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채로 돈 걱정하며 30대를 보낼 것인지, 지금이라도 꿈을 접고 경제적 안정을 택할 것인지 말이다.
존은 마이클에게 달려가 그동안의 고통을 호소하며 꿈을 포기하고 싶다고 울부짖는다.
그런 존에게 마이클은 '너는 아직 시간이 많다'며 자신의 에이즈 투병 사실을 고백한다.
영화 <틱,틱...붐!>은 90년대 록 뮤지컬 중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렌트>를 작사, 작곡 및 연출한 조너선 라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너선은 친구의 죽음 이후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끈질긴 무명생활 중에 한 줄기 빛과 같은 기회가 찾아오는데, 현대 뮤지컬계에 살아 있는 전설인 스티븐 손드하임이 조너선 라슨의 천재성을 알아본 것이다.
영화에서는 조너선 라슨이 성공한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조너선 라슨이 작사 작곡 연출한 <렌트>는 90년대 록 뮤지컬 중 최고의 히트작으로 손꼽히며 브로드웨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프랑스의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생이라는 수많은 선택 속에서 우리는 매번 겁먹고 방황한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영화 속 존처럼 지독한 무명생활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
꿈과 현실이란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옳을까?
물론 그 해답은 인생을 살아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30대를 앞둔 무명 예술가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 <틱,틱...붐!>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틱,틱...붐!>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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