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최대건 OTT 1기 평론가] 올해도 어김없이 10월의 광란 '할로윈 데이'가 찾아왔다.
예년처럼 마음껏 사람들과 어울려 자신만의 코스프레를 맘껏 뽐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마음 또한 필요하다.
그래서 집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할로윈 데이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한국 호러 작품 3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 귀신 들린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소름 끼치는 사건들, <괴기맨숀: 디 오리지널>
조바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괴기맨숀>의 확장판 버전이다.
미공개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8부 분량의 드라마로 공개됐다.
공포 웹툰을 그리는 지우(성준 분)는 기괴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광림맨숀이라는 곳을 찾아 취재차 방문한다.
그곳의 관리인(김홍파 분)을 만나게 된 지우는 기괴한 사건들에 대해 물어보게 되고, 관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녹음한다.
작품 소재의 한계에 부딪혀 슬럼프에 빠져있던 지우는 관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웹툰을 그려나간다.
웹툰 제작 관계자를 만난 지우는 진작 이렇게 그리지 그랬냐는 칭찬을 들으며 더욱 광림맨숀의 이야기에 집착하게 되고, 관리인은 1504호에 찾아가 보라고 열쇠를 건네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쫓기며 우여곡절 끝에 1504호에 도착한 지우는 온방에 부적이 붙어있는 괴기스러운 광경을 보게 되고, 마치 자신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바닥에 놓여있는 녹음기용 테이프를 발견한다.
평소 가지고 다니던 녹음기에 넣어 들어본 지우는 위험한 진실에 대해 듣게 되고, 결국 광림맨숀의 관리자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각 에피소드 별로 이루어진 이 무서운 이야기들은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마치 인간의 오욕칠정을 표현하는 듯한 이야기의 형식들은 과하게 무서운 장면 없이도 심리적 긴장감과 공포감을 자연스럽게 고조시킨다.
이전 2편의 액션 영화를 연출했던 조바른 감독은 호러물 연출에 이르러서야 마치 맞춤옷을 입은듯한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임으로써 앞으로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 그릇된 욕망이 불러온 기괴한 파멸, <기기괴괴 성형수>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은 호러 장르의 작품이다.
영화는 오성대 작가의 웹툰 기기괴괴 시리즈 중 '성형수' 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한예지(성우 문남숙 분)는 유명 연예인 이미리(성우 김보영 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의 미리로부터 돼지라며 놀림을 당하는 예지는 하루하루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폭식을 반복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외모를 아름답게 바꿔주는 성형수를 판다는 시술사(성우 조현정 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예지는 시술사를 찾아간다.
성형수를 통해 얼짱 연예인 김설혜로 거듭난 예지는 나쁜 생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오로지 성형수를 통한 미용에만 집착하게 된다.
결국 성형수에 대한 끝없는 욕심 때문에 예지는 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만다.
영화는 일반적인 권선징악 구도의 애니메이션과는 결을 달리한다.
성인을 주 타깃층으로 하다 보니, 높은 수위의 연출을 통해서 극단적으로 치닫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노골적이고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호러 장르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시시각각 변해가는 주인공이 지니는 미지의 공포나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의 표현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데뷔한 조경훈 감독은 미의 해체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결말로 플롯을 구성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일반적인 문법의 구성이 아닌, 이야기를 한 번 더 비트는 구성을 통해 독특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을 완성해냈다.
◆ 트렌드를 담은 뉴트로 미스터리 퇴마물, <클로젯>
2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했던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서는 상당히 무게감 있는 남자 주연 배우 2인 하정우ㆍ김남길이 공동 주연으로서 출연한 작품이다.
영화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과 주연 배우 하정우는 과거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를 함께 만들었던 인연으로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한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로 딸을 키우는 연상원(하정우 분)은 딸 연이나(허율 분)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을 만회하고 트라우마를 치료할 목적으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결심한다.
상원은 새로운 집에서 이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인해서 부녀의 관계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어느 날부터 이나가 친구가 생겼다며 웃기 시작하고, 집 안 벽장 속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상원마저 기이한 꿈을 꾸기 시작하게 되고, 자신이 출장을 간 틈을 타서 갑자기 이나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백방으로 이나를 찾기 위해 노력하던 상원은 단서를 찾지 못해 TV에까지 출연하여 딸을 찾으려다 오히려 이미지만 나빠지게 된다.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몰려가는 상원에게 어느 날 퇴마사 허경훈(김남길 분)이 찾아오고, 자신이 이나를 찾아주겠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던 상원은 별다른 방법이 없기에 그의 말을 믿기로 한다.
경훈의 도움으로 이나의 방 속 옷장을 통해 이계로 들어간 상원은 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영화는 클래식한 공포 영화의 문법 대신 현대적인 소재와 캐릭터들을 적절히 활용한다.
싱글 대디로서 상원이 가지는 자녀에 대한 무의식적인 무관심과 이런 부분을 통해 현대 아동들이 겪는 폭력과 학대 등 꽤 무거운 문제의식을 담아낸다.
또한 경훈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전통적인 샤머니즘이라는 것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좀 더 과학적이고 물질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영화는 '이계'라는 공간을 다루면서 설정에 대한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 촘촘한 기획과 심도 있는 고민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냈음을 어필한다.
결과적으로 흔치 않은 분위기의 연출과 캐릭터 설정을 통해서 트렌디한 호러 영화이자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드라마로서의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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