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약, 폭력,섹스… '클리셰 3종 세트' <유포리아 시즌1>

희진 승인 2021.10.03 13:00 | 최종 수정 2022.05.28 12:44 의견 0
<유포리아> 공식 포스터. 사진 왓챠피디아

[OTT뉴스=희진 OTT 1기 평론가] 국내 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유포리아> 시즌 1은 드디어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웨이브는 HBO와 대규모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에선 <유포리아>를 독점 공개했다.

<유포리아>는 마약, 폭력 그리고 섹스라는 '클리셰 3종 세트'를 가지고 사뭇 다른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 10대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방황 그 이상의 혼란을 겪는다.

'근거 없는 과도한 행복감'이라는 뜻의 단어 '유포리아'는 드라마 <유포리아>의 결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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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으로 힘들어하는 루. 사진 웨이브 화면 캡처

약물중독으로 코마 상태에까지 이르러 방학 동안 재활 치료를 다녀온 주인공 루(젠데이아 분)의 내레이션으로 극은 시작된다.

루는 재활원에 다녀왔을 만큼 중증 약물 중독을 앓고 있지만, 재활원을 벗어나자마자 다시 마약 거래상이자 오랜 친구인 페스코(앵거스 클라우드 분)에게 갈 정도로 딱히 약물 중독에서 벗어날 의향이 없다.

며칠씩 집에 안 들어오고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루를 엄마는 신뢰할 수 없고 결국 루의 엄마는 약물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약물 검사를 한다.

소변검사로 이루어지는 자가 키트는 온도 측정 기능까지 있어 루는 친구 렉시의 소변으로 이를 대체한다.

경쾌하고 위트 있는 루의 내레이션과 달리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루의 환각 혹은 파노라마처럼 스치는 기억은 무겁고 우울하다.

코마 상태에 빠진 루를 처음 발견한 건 루의 동생인데, 루가 조증과 울증 사이를 오가며 우울감에 빠져있을 때면 그 당시의 울고 있는 루의 동생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루는 극의 진행과 동시에 자신의 약물 중독이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트라우마틱한 경험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약물 중독과 트라우마로부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루에게 새로운 챕터가 펼쳐지는 것은 줄스(헌터 셰이퍼 분)를 만나면서부터다.

줄스는 루 인생의 변곡점이 된다.

얼마 전 이 동네에 새로 이사 온 줄스는 신비한 외모에 남다른 성장 서사를 가지고 있다.

루와 줄스는 파티에서 처음 만나고 그날 바로 줄스의 집에서 하룻밤을 같이 지새우며 급속도로 친해진다.

줄스는 과거에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된 경험이 있고, 부모님의 이혼 후 몇 해 전엔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줄스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자아 탐색과 정체화를 마친 성숙한 10대로 보이지만 그녀 역시 속은 곯아있다.

데이팅 앱으로 나이 든 남성을 만나며 자신을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패턴에 익숙해져있다.

그런 줄스에게 '아닌 건 아닌 거'라며 태클 걸어줄 수 있는 루는 더없이 소중한 친구다.

"예전엔 남자를 만나야 정말 여자가 되는 것 같았는데, 이젠 모르겠어"라는 줄스의 말은 그래서 줄스 본인에게도, 루에게도 의미심장하다.

루와 줄스는 서로에게 가까운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며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루는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면 이 모든 것이 신기루가 될까 걱정하지만 8화에서 그 걱정이 루의 것만이 아니었다는 뉘앙스로 시즌 1이 마무리된다.

늘 남성과 아슬아슬한 감정 줄타기를 즐기는 줄스와 약물의 공백에 괴로워하는 루.

이 둘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줄지는 시즌 2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줄스와 루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줄수 있을까? 사진 웨이브 화면 캡처

루가 데이팅 앱을 통해 엮이는 네이트(제이콥 엘로디 분), 루에게 소변을 빌려준 렉시의 여동생인 캐시(시드니 스위니 분) 그리고 네이트의 여자친구 매디(알렉사 데미 분)와 또 다른 친구 캣(바비 페레이라 분)까지.

다양한 등장인물은 각기 엄청난 에피소드를 가지고 엄청난 사건을 일으킨다.

전 남자친구들에게 유출된 섹스 동영상으로 '걸레짝'이라고 소문난 캐시, 뚱뚱한 몸으로 성적 대상화조차 되지 못하지만 엉뚱한 계기로 자신의 몸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 자존감을 회복한 캣, <유포리아>의 모든 등장인물이 그렇듯 가정사 때문에 짙은 폭력 성향을 지닌 네이트와 그의 소유욕이 사랑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만남을 이어가는 매디.

시즌 1에서는 매듭지어지지 않은 이야기가 시즌 2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자극적 서사에 선정적 연출이 극의 몰입도를 더하기도,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환각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한 점은 <유포리아>의 독보적 특징일 것이다.

그 독보적 특징이 <유포리아> 시즌 2에서도 이어질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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