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 박다희 OTT 평론가] 초반엔 당황스러울 수 있다.
혁신과 트렌디함의 대명사 '스타트업'을 내세웠지만 난감한 개그 포인트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헛웃음이 정녕 이 시트콤의 정체성인가 싶었다.
인간의 뇌파로 드론을 조종할 만큼의 신기술을 이용해, 남성용 다운 펌 머신을 만든다고?!
매일 아침 75분이나 투자해 고작 옆머리를 차분하게 만드는 이 제품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데모데이에 내놓는 스타트업 회사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 분).
미국식 B급 유머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에게 다소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전개와 캐릭터는 초반부의 진입 장벽으로 여겨졌다.
◆ 사람 귀하게 여기는 CEO가 이리 감동적일 줄이야!
그러나 회차가 거듭 진행될수록 코믹함 속에 녹아 있는 덤덤하면서 묵직한 감동이 빛을 발한다.
'맥콤'의 주력 아이템은 1화에서 난색을 표하게 만들었던 다운 펌 머신 '챠브네'에서 실버 세대 매칭 서비스 '어게인'으로 피보팅(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된다.
그 후 속물적이고 허세 덩어리 같던 스티브의 인간적인 면모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뭉클함을 주기 시작한다.
투자 유치와 수익화를 위해 자작극과 가식적인 쇼도 불사하던 스티브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어게인' 어플에 상조 광고 제안이 들어오자 10억 투자금 앞에서도 정색하며 거절한다.
그는 어르신들을 배려한 큰 글씨 때문에 광고 태울 공간이 없다고 답하며, 돈 앞에 굴하지 않는 올곧은 신념과 방향성을 확고히 한다.
또한 '어게인'의 수익구조를 영리하게 지적하던 천재 개발자가 노인들에게 '등급'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에 브레이크를 걸기도 하며 이용자들을 결코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 가치관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비트코인 비밀번호를 풀어 획득하게 된 거액에 대하여 산업 스파이였던 제이(이유진 분)의 회사를 인수해 그를 품는 데 사용하며, 진정으로 사람을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CEO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처럼 어설프고 실없는 캐릭터 이면에 담긴 단단한 소신과 따뜻함이 깊이감을 더하며 극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스타트업 분투기
쿠팡 플레이 '유니콘'은 스타트업 회사 '맥콤'의 CEO 스티브와 그 직원들의 이야기를 다소 '병맛'스럽고 코믹하게 풀어낸 12부작 시트콤이다.
매주 금요일 2회씩 쿠팡 플레이에서 공개되며, 오는 30일 최종화 공개를 앞두고 있다.
'유니콘'은 '스타트업'이라는 배경과 더불어, 현실에 기반한 소재들을 활용해 참신함을 더한다.
회사 내 가상 화폐 '스티브 머니'나 '크로코인'의 발행으로 발발하게 된 화폐 전쟁을 그리거나, '포켓몬 고'를 차용한 듯한 '어게인 고'를 통해 메타버스, 증강 현실 등을 어렵지 않게 다루고 있다.
이밖에 시니어 인턴이나 산업 스파이 등의 서사를 통해 스타트업 내의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스타트업' 소재와 함께, 평범한 듯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기도 한 직원 캐릭터들이 극의 유쾌함을 더한다.
살아남기 위해 '스티브학 학자'가 된 처세의 달인 애슐리(원진아 분), 한없이 깨끗한 뇌의 소유자이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있는 필립(김욱 분), 극단적으로 차별을 경계하지만 편견에 자유롭지 못한 제시(배유람 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성 있게 그려진다.
극 초반부 다소 어수선했던 분위기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어우러짐에 따라 진짜 현실 어디에 있을 것만 같은 리얼함과 친근함을 전달한다.
볼수록 따뜻하고 유쾌한 ‘맥콤’ 직원들의 스타트업 생존기 '유니콘'은 오직 쿠팡 플레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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