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작전'이라기엔 '너무 심심한'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

넷플릭스 : <서울대작전>

박유니 OTT평론가 승인 2022.09.17 09:56 의견 0

영화 '서울대작전' 포스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박유니 OTT 평론가] 필자는 액션영화를 좋아하며, 특히 카체이싱 장르를 매우 선호한다.

카체이싱, 곧 '자동차 추격신'의 묘미란 모름지기 차끼리 서로 추월할 듯 말듯 경쟁하던 끝에 박살나고, 나뒹굴고, 폭발하는 비주얼적 요소가 압도적인 매력으로 작용한다.

지금 딱 떠오르는 카체이싱 명작이라고 한다면 스포츠카 레이스를 소재로 한 영화 '포드 V 페라리'와 강도단의 전속 드라이버 베이비가 주인공인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정도랄까, 필자는 꽤나 눈이 높은 편이다.

한국 감독 중에서는 류승완 감독이 액션영화를 잘 찍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영화 '모가디슈'는 스토리는 익숙했지만, 단지 카체이싱이 탁월하다는 이유 하나로 주변인들에게 추천해주곤 했다.

사족이 길어지는 이유, 이쯤 되면 알 거다.

올림픽을 앞둔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된 상계동 슈프림팀이 주인공인 이 영화, '서울대작전'을 필자는 '카체이싱'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로 선택했고, 실망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동욱의 모습(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필자를 괴롭게 했기 때문에 장점부터 2가지 소개하겠다.

무엇이 '후킹'하였길래 제작비만 200억 넘게 들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었는지 알아봐야 제맛이니까.

◆ 매력 포인트 2가지

첫째, 시대적 배경을 잘 선택했다.

뉴트로 열풍이 온오프라인을 휩쓴 지 오래되었고, 패션에서도 마찬가지다.

80년대를 경험해본 이들은 향수에 취해,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어쩐지 낭만적이라서 '아날로그 감성'에 빠져 있는 현시점에 딱 맞다.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이 영화 '서울대작전'을 소개할 때도 주로 그 감수성을 내세웠다.

거기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전을 배경으로, 올드카가 카체이싱을 한다? 클릭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그 시대 청춘들의 VIP 비자금 수사 작전

가진 건 없지만 레이싱 능력만은 출중한 동욱(유아인 분), '인간 내비게이터', '맥가이버' 등 제 몫을 톡톡히 하는 청춘들로 이뤄진 슈프림팀이 VIP 비자금을 싣고 서울을 질주한다니 심장이 뛴다.

필자만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돈 많이 들어간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이라지 않나, 보지 않을 수 없다.

뛰어난 카레이싱 능력을 바탕으로 VIP 비자금 수송 담당 드라이버로 취직, 안 검사(오정세 분)의 수사 작전을 돕는 조건으로 이익을 챙겨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겠다는 게 슈프림팀의 목적이다.

인물 캐릭터 명확하고, 욕망 분명하고, 볼거리 화려한데 대체 왜 이 영화에 실망한 걸까.

요약하자면 기대했던 것에서 정반대로 이 영화가 기능했다고 볼 수 있겠다.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대하여 논의하는 모습(사진=다음영화). ⓒOTT뉴스

◆ 아쉬운 포인트 3가지

첫째, '복고풍'이지만 대사까지 촌스러워야 할까.

도입부터 필자를 힘들게 한 건 인물들의 대사가 너무도 촌스럽고, 위트가 없다는 것이었다.

유머란 취향을 타니까 즐거웠던 사람도 있겠지만, 굳이 저 대사를 왜 저 때 치는 걸까... 하는 장면이 많았다고 할까.

특히나 이런 '케이퍼 무비'의 경우에는 인물들 사이에 통통 튀는 대사가 매력인데, 많이 아쉬웠다.

둘째, 스토리 흐름이 툭툭 끊어진다.

복고풍 재현에 힘을 주면서 동시에 인물들을 다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툭툭 끊어지는 게 느껴진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VIP 비자금 수송 작전에 드라이버로 투입, 욕망이 충돌하며 위기를 맞다가 절정을 거쳐 결말로 가는 수순이어야 하는데 큰 궤는 같았으나 세부적인 내용이 산만했다고 할까.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커다란 스토리를 따라가는 와중에 사족이 너무 많아서 몰입감을 해쳤다.

셋째, 정작 매력적이지 않은 '카체이싱'

이 영화에서 카체이싱은 몇 차례 나오는데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초반에 VIP 비자금 수송 드라이버 모집할 때는 박진감이 넘치나 싶었더니 금새 식어버리고, 후반부에는 볼거리가 부족했다.

사실상 이 영화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앞서 말한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였는데, 어두운 돈을 옮기는 드라이버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며 '작전'에 투입된다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베이비 드라이버'의 카체이싱은 파워풀하고, 심장 쫄깃하게 만드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다.

긴말보단 한 번 보는 게 빠르니 궁금하다면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를 본 후에 '서울대작전'을 다시 본다면 필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앞에 모인 상계동 슈프림팀의 모습(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여기까지 사족을 다소 담아 필자만의 리뷰를 정리해보았다.

서울대작전은 예고편을 볼 때부터 기대가 되면서도 불안했다.

복고와 카체이싱은 품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계속 충돌했고, 너무 많은 캐릭터는 교통정리가 되지 않을 경우 자칫 산만해질 우려가 있었다.

다만, 영화 '도둑들'과 같이 하나의 작전으로 여러 명의 욕망이 얽힌 재밌는 영화도 있었으니 기대했던 것인데 엔딩을 보며 씁쓸함만이 남을 뿐이었다.

허나, 이 영화 역시 넷플릭스 구독 중이라면 한번 스윽 눌러보기를 바란다.

무려 200억을 넘게 투자받을 만큼 매력적인 시대와 소재였음에도 끝맛이 씁쓸한 작품이라는 건 이 작품의 실패가 또 다른 작품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니까.

모두가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니만큼 보다 분석적인 시선으로 이 영화를 보고 장점은 아낌없이 앗되, 단점은 신랄하게 비판해보는 건 어떨까?

필자가 스포일러를 우려하여 말하지 않은 장점과 단점을 보물찾기하듯 하나씩 찾아보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가 될 테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5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4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4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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