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뱀파이어가 '돈'으로만 보인다고? 넷플릭스 영화 '데이 시프트'

넷플릭스 : '데이 시프트'

박유니 OTT평론가 승인 2022.08.28 08:15 의견 0
영화 '데이 시프트' 포스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박유니 OTT 평론가] 오랜만에 졸지 않고, 거의 지루해하지 않는 상태로 액션 영화를 끝까지 다 보았다.

이 감상만으로도 영화 '데이 시프트'를 리뷰하기에 충분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액션이 화려해도 비슷한 장면만 반복되거나,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한 고민 없이 사건만 내던지면 여지없이 졸 만큼 액션물에 까다로운 탓이다.

필자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내가 졸지 않았다"라는 말로만 소개해도 영업이 꽤 되는 편이니, 이 리뷰에도 어느 정도 개인적인 사견이 담겨 있다는 걸 먼저 말하고 시작하겠다.

대체 뭐길래 서두가 이렇게 길까... 지루해질 타이밍이니 필자가 생각하는 장점 3가지와 아쉬운 점 2가지를 빠르게 정리하겠다.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버드(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 매력 포인트 3가지

첫째, 뱀파이어를 다루는 시선이 흥미롭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여러 매체에서 다뤄진 뱀파이어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이미지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 영화 '데이 시프트'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죽여야 하는 사냥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짧게 영화의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수영장 청소부'로 위장하고, 가족을 위해 돈 버는 생계형 '뱀파이어 사냥꾼' 버드가 1주일 안에 1만 달러를 벌어야 한다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전부다.

이 1만 달러 역시 거창한 것이 아닌, LA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위하여 필요한 딸의 교육비와 치아 교정비가 전부다.

미션에 실패하면 그가 '뱀파이어 사냥꾼'이란 걸 모르고 불만이 쌓여온 아내가 딸을 데리고 플로리다로 떠나버리니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뱀파이어를 죽여야만 하는 것이다.

주인공 버드(제이미 폭스 분)의 대사 "내 눈에는 뱀파이어가 뭐로 보이는지 알아? 커다란 달러 표시"에서 뱀파이어 사냥꾼이 보는 뱀파이어가 어떤 존재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너무도 이해되어서 필자 역시 뱀파이어를 매력적인 사냥감으로 인지하면서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뱀파이어의 송곳니를 보는 버드(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둘째, 뱀파이어의 '송곳니'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뱀파이어를 떠올리면 날카로운 '송곳니'가 떠오르지만, 주로 그들이 사람을 사냥할 때 사용하는 무기로 소비되곤 했다.

여기서는 뱀파이어 사냥꾼이 뱀파이어를 사냥한 후 가져가는 전리품이자 '돈벌이 수단'으로 재해석된다.

이 송곳니를 가져가서 금이나 반지 감정하듯 꼼꼼하게 감정한 이후에 상태에 따라서 돈을 다르게 부여하는 것이다.

송곳니에는 그들의 생체 정보가 담겨 있는데, 스포일러를 막기 위하여 자세하게 적진 않겠지만 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만드는 포인트 중 하나였다.

셋째,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

현실에서 우리는 뱀파이어를 본 적 없다.

허나, 이 영화에선 뱀파이어가 주요 사냥감으로 등장하며, 관객이 '있을 법한 이야기'로 생각하며 주인공에게 몰입하게끔 해야 한다.

현실과 다른 '세계관'을 갖춘 영화에서 자주 하는 실수가 대사로 모조리 다 설명하는 건데 이 영화에선 설명이 최소화되었다.

뱀파이어 사냥의 기술, 뱀파이어의 종류, 뱀파이어 사냥꾼이 다수 소속된 연합의 체계나 뱀파이어와 뱀파이어 사냥꾼의 관계 등을 사건과 장면으로 '보여주는 것'에 꽤나 성공했다.

차 안에서 대화하는 버드와 세스(사진=넷플릭스 유튜브). ⓒOTT뉴스

◆ 아쉬운 포인트 2가지

첫째, "We are the World' 식의 엔딩, 이제 지겹다.

임팩트 있는 도입부와 설득력 있는 세계관 그리고 매력적인 액션으로 잘 이어가던 영화는 결말로 갈수록 '용두사미'의 형국을 띤다.

자세히는 설명하지 않겠지만,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하게 잘 지내게 되었답니다" 식의 해피엔딩을 취하였다.

죽어야 할 이가 죽지 않고, 주인공을 몰아가는 시련이 너무도 '순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끝맛이 밍밍했다.

둘째, 빌런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뱀파이어를 '사냥감'으로 보는 시선은 좋은데, 너무 '사냥감'이기만 했다.

돈벌이 수단으로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와중에 '빌런' 격 뱀파이어를 만나 '목숨'을 걸고 싸우는 스토리가 핵심인데, 그 빌런의 파워가 너무 약했던 것이다.

물론, 피지컬이나 전투력은 좋았는데, 전략이나 전술 없이 몸으로만 부딪치다 보니까 짜릿함이 부족했다.

뱀파이어 조직이 후반부로 가니까 오합지졸로만 느껴졌던 것도 그렇고, 싸우는 방식 역시 너무 예측 가능했다.

뱀파이어의 피지컬적인 장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빌런을 등장시켜, 마지막까지 주인공에게 많은 시련을 주는 스토리였다면 어땠을까.

재치 있는 설정과 이입되는 캐릭터, 기존의 것을 살짝 비틀어 만들어낸 시선이 좋았기에 더 아쉬웠던 영화였다.

후반으로 갈수록 전개가 익숙해지며 결말에서는 힘이 빠졌지만, 어디까지나 '아쉬웠다' 정도이니 액션영화나, 뱀파이어물을 좋아한다면 요목조목 까면서 즐겨보길 바란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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