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평등과 공평의 차이에 대해

넷플릭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김수진 OTT 평론가 승인 2022.08.16 09:45 의견 0
법원에서 대치하는 영우와 권민우(사진=ENA D 유튜브). ⓒOTT뉴스

※ 이는 평론가 개인의 의견으로 언론사 입장과 무관합니다.

[OTT뉴스=김수진 OTT평론가] 평화롭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빌런이 등장했다. 바로 우영우(박은빈 분)의 동료인 권민우 변호사(주종혁 분)다. 극 초반 귀여운 이기주의자 정도였던 권민우는 매화 시청자의 미움을 적립하며 밉상 캐릭터로 등극했다.

10화에서 권민우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영우의 취업 비리 의혹을 마치 사실인 양 기자에게 제보한다. 12화에서는 영우의 이름을 빌려 회사 비밀 문서를 상대 변호사에게 유출하는 범법 행위까지 저지른다.

그러나 그는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이건 경쟁에서 이길 자신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가 영우에게 가차없이 구는 이유는 딱 하나다. 영우가 일반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영우가 장애와 편견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안중에도 없다.

권민우에게 묻고 싶다.

“권민우 변호사는 평등과 공평의 차이를 알고 있습니까?”

◆ ‘평등’과 ‘공평’ 그 사이의 우리

평등과 공평 그림 예시(사진=Interaction Institute for Social Change). ⓒOTT뉴스

위 그림은 ‘평등(Equality)과 공평(Equity)의 차이’를 알려주는 그림이다. 평등이 모두에게 ‘같은 높이의 발판’이 주어지는 것이라면, 공평은 ‘모두가 야구를 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공평은 다른 표현으로 ‘각자에게 맞는 발판이 주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의 해석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이번 리뷰에는 필자의 개인적 해석을 담았다.)

(1) 입사: 평등하게 같은 출발선에 선다

권민우가 영우를 처음 만난 건 정명석 변호사(강기영 분)의 사무실이었다.

정명석은 입사 첫날 사무실에 들어와 부자연스러운 말투로 자신을 소개하는 영우에게 당황한다. 이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까지 알게 되자 급하게 한선영 대표를 찾아간다. 누가 봐도 장애 때문에 영우의 입사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처음에 권민우는 어설픈 영우를 보고 비웃는다. 그러나 영우 이력서에 붙어 있던 한선영 대표의 메모를 보곤 태도가 바뀐다. 대표님 특혜를 업는다면 사내 본인의 입지에 위협을 줄 상대라 판단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사내 게시판에 영우의 취업 비리 의혹을 퍼뜨리기도 한다.

사실 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이유로 공정한 출발선에 서지조차 못했다. 위 그림에 따르면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는 한 칸의 받침대조차 뺏긴 셈이다. 그러나 권민우는 이러한 핸디캡을 고려하지 않았다.

(2) 근무: 공평하게 일할 환경을 준다

사직서를 인쇄하는 영우(사진=ENA D 유튜브). ⓒOTT뉴스

입사에 평등의 기준이 주어져야 한다면, 그 후에는 공평이다. 위 그림에 따르면 모든 직원이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한다.

영우는 자폐인 김정훈 씨의 변호에서 제외된 후 변호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클라이언트의 약점이 됐기 때문이다.

정명석은 영우의 사직서를 바로 처리하지 않고 그녀에게 회사로 돌아올 기회를 준다. 한바다 로펌 소속 변호사로서 친구 동그라미 가족의 소송을 맡게 한 것이다.

이는 그녀가 자폐인이기에 겪은 상처로, 정명석은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그녀를 배려했다. 넓은 범위에서 그녀가 원활히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 셈이다.

영우는 천재성을 띠는 동시에 정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면도 갖고 있다. 어쩌면 다른 직원보다 더 많은 지원과 배려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이때 권민우는 영우에게 조금 더 높은 받침대가 주어지는 건 특혜고 불공평이라 말한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각자의 받침대 높이가 다른 것이 불만이다.

우리는 종종 현실에 휩쓸려 눈앞의 성취에만 집착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권민우는 아니었을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이유다.

사회가 우영우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평등’과 ‘공평’ 사이의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함께 하는 삶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견지하고 스스로 걸어온 길을 끊임없이 반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남보다 앞서기 위해 내달리던 무한 경쟁에 브레이크를 걸고 쟁취보다 더 중요한 삶의 가치를 생각할 계기가 되어준다.

두 번 보고 세 번 볼수록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고마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9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7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 평점: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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