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씨비스트', 어른이 함께 봐야하는 이유는?

넷플릭스 : '씨비스트'

손여운OTT평론가 승인 2022.08.17 10:00 의견 0
'7월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씨비스트'(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손여운 OTT 2기 평론가] 지금껏 자신이 굳건히 믿어온 게 누군가가 꾸며낸 거짓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은 어떨까.

넷플릭스 '씨비스트(Sea beast)'는 '당신이 알고 있는 게 전부는 아닐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전한다.

극의 세계관은 조금 독특하다.

왕국은 바다괴물 사냥꾼들이 바다괴물을 잡아올 때마다 포상금을 주며 그들의 기를 북돋아주었다.

왕국을 보호하는 동시에 명예까지 드높이기 위함이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메이지의 부모님은 바다에서 괴물 사냥을 하다가 목숨을 거뒀다. 메이지는 그런 부모님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메이지에게 있어 바다괴물 사낭꾼으로 자라 선장의 자리에 오를 날이 머지 않은 제이콥 홀랜드는 영웅 그 자체다.

어느 날, 사냥꾼들이 왕국에 위협이 되는 '레드 블러스터'를 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왕국의 왕과 왕비는 괴물 사냥꾼들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한다.

심지어 고생한 사냥꾼들에게 포상금을 주지도 않는다.

이에 크로우 선장은 실추당한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보육원을 떠나 모험을 하고 싶었던 메이지는 배가 출항할 때 술통 한 곳에 숨어있다가 여정에 합류한다.

제이콥과 메이지는 레드 블러스터에게 일격을 당해 바다 아래로 추락을 하게 되고 블러스터의 입으로 들어가고 만다.

선원들은 두 사람이 죽은 걸로 알고 있지만 제이콥과 메이지는 살아남아 블러스터 몸 안에서 머물게 된다.

블러스터가 포악하고 무서운 괴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그들은, '빨강이'라는 새 이름을 불러주며 친구로서 마음을 열어간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밖은 여전히 긴장모드다.

명예를 걸고 레드 블러스터를 죽이려는 왕국의 군대와 크로우 선장, 그들로부터 빨강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이콥과 메이지의 이야기가 극의 중심이다.

반전은 처치의 대상으로 여겨온 레드 블러스터가 사실은 친구같은 존재였으며, 공포스러운 이미지는 왕실이 씌운 거짓 프레임이었다는 것이다.

'영화 '씨비스트'는 왕국이 만들어낸 거짓을 믿고 바다괴물을 사냥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이 작품이 편견과 거짓정보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걸 포착하는 순간부터 모든 설정들을 보는 시각은 달라진다.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흑인 소녀(메이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부터 남성과 여성, 흑인과 백인이 함께 악당을 무찌르고 세상의 진실을 찾아가는 줄거리는 다소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100% 믿지 말라는 경험론적 사상과, 타인에 대한 평가에 신중해야한다는 교훈 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메이지가 보육원을 나와 처음보는 캐릭터들을 만나고, 위험천만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은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넓은 세상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다소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동화적 스토리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지나갔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영화 '씨비스트'에서 흑인소녀 메이지는 보육원에서 나와 바다괴물을 사냥하는 모험에 함께하고, 괴물들과 우정을 쌓아간다(사진=넷플릭스). ⓒOTT뉴스'

다만 설득력 측면에서 살짝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왕국 국민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만들어진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살아왔다.

하지만 후반부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 오랜 시간 바다괴물을 적대시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눈앞의 괴물을 죽이지 않는다는 점이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메이지가 과거에 부모와 바다괴물 사냥을 나갔다가 빨강이와 잠깐이라도 만나는 장면이 있었다면 둘 사이 우정이 더욱 뭉클하게 그려졌을 지도 모른다.

또 크로우 선장이 왜 그토록 빨강이를 쟁취하려고 집착하는지를 보완해주면 좋을 것 같다.

바다괴물 실적이 좋지 않아 선장직에서 잘릴 위기였다든가, 과거 빨강이와의 전투에서 눈 한쪽을 잃는 바람에 그와 악연이 시작되었다는 내용을 좀 더 부각시켜줬다면 탄탄한 줄거리가 됐을 것이다.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고 토론할 수 있는 주제들이 많다.

빨강이는 왜 사람들과 싸우게 되었는지, 우리 주변에서 빨강이처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존재는 없는지 등을 자녀에게 물어보면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씨비스트'는 지난 7월 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9.5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9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10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10

→ 평점: 8.9

* 평점 코멘트: 색감과 인물들 표정이 풍부하다. 더운 여름 바다에서 물놀이 즐기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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