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남자 배우 중 한 명인 손석구.
그야말로 뜨거운 주목을 받는 '핫 가이'로 떠오른 이 남자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가 출연 및 연출한 세 편의 OTT 작품을 통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 '연애 빠진 로맨스' 속 섹스 칼럼니스트 '박우리'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의 감정보다는 오로지 섹스라는 본질적인 육체적 관계에 집중하는 주인공 함자영(전종서 분)과 먹고 살기 위해 섹스에 대해서 써야만 하는 에디터 박우리(손석구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도발적인 시놉시스의 영화 속에서 손석구가 분한 박우리는 기본적으로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놓여져 있는 억울한 캐릭터이다.
문예창작과 출신의 그다지 잘 나가지는 못하는 먹고 살기 팍팍한 상황의 에디터로서 그저 편집장의 "까라면 까"라는 한마디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신이 맡아 하던 사회·문화 분야가 아닌 급진적인 '섹스'에 대해서 글을 써야 할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신과 절친한 친구가 독립하여 나가는 바람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놓인다.
우여곡절 끝에 친구의 아이디어로 가입한 데이팅 어플을 통해서 운명처럼 함자영을 만나게 되는 박우리.
그야말로 상위 1%에 가까운 섹스관을 가진 함자영을 만난 천운 덕에 그의 섹스 칼럼은 세간의 화제를 모은다.
하지만, 자신이 자영을 만나는 이유가 글을 쓰기 위해서라고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는 우리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불안감에 휩싸여가고 자영을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 속 박우리는 어딘가 무기력하면서도 강단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배우 손석구는 이상과 현실적 번민 속에서 고뇌하는 박우리 캐릭터를 본인만의 매력이 돋보이게 연기한다.
무심한 듯 시크 하면서도 필요한 순간 열정이 빛나는 그만의 캐릭터 말이다.
◆ '나의 해방일지' 속 추앙하는 남자 '구 씨'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일약 화제작으로 만들어 낸 장본인은 의심의 여지 없이 손석구 본인일 것이다.
우연히 내려버린 전철역을 통해 삼남매가 사는 시골의 한 가정으로 흘러 들어간 일명 구 씨, 구자경을 연기한 손석구는 전례 없는 캐릭터를 연기해냈다.
드라마의 초반 회차에는 놀랍게도 대사 한 줄 없는 주인공 캐릭터를 맡았으니 말이다.
여기에 매일 쉬지 않고 깡소주 2병씩을 마셔대는 알코올 중독자 역을 소화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임이 분명할 것이다.
이런 '모 아니면 도'의 도박에 가까운 캐릭터를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이 구 씨의 매력에 힘입어 일명 '추앙'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파트너 김지원과의 어색한 듯 묘하게 어울리는 케미를 바탕으로 추앙 커플로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 손석구는 인생 캐릭터를 만난 덕분에 이후 영화 '범죄도시2'까지 이어지는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핫 가이'로 등극한다.
구 씨 유니버스라는 밈까지 만들어 내며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그 이면에는 세상을 포기한 듯한 공허한 눈빛을 지님과 동시에 무심한 듯 툭툭 챙겨주는 인간적인 츤데레의 전형을 연기한 손석구의 탁월한 캐릭터 분석이 있었다.
◆ 배우를 넘어 감독까지, '언프레임드'의 감독 '손석구'
배우 손석구는 영화 '언프레임드' 속 4편의 작품 중 1편인 무명 배우인 조카와 이모의 짧은 여정을 다룬, 로드 무비 형식의 단편 영화 '재방송'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하였다.
영화 '언프레임드'는 프로젝트 성격을 띤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 영화이기 때문에 추후 정식으로 장편 감독으로 데뷔할 것인가는 미지수이지만, 그의 다재다능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이모와 조카 정도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한 영화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직접 밝힌 영화의 최초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다.
그 말대로 영화는 무명 배우로서 집에서 구박받는 조카와 친척들 사이에서 어딘가 소외 받는 존재인 이모의 어색한 동행을 그린다.
영화는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심각한 주제 의식을 그리지 않는다.
오로지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현실의 고달픔에 대해서 잔잔한 시선으로 따라갈 뿐이다.
감독 본인이 무명 배우 시절 겪었던 무기력감과 기약 없는 기다림, 주변의 시선 등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그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감정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언프레임드'라는 제목 그대로 조금은 형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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