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손석구ㆍ전종서가 로코를? 이거 못 참습니다, <연애 빠진 로맨스>

티빙 : '연애 빠진 로맨스'

서보원OTT평론가 승인 2022.06.27 09:51 의견 0
우리와 자영(왼쪽부터)이 마음이 열린 그 날(사진=다음영화). ⓒOTT뉴스

[OTT뉴스= 서보원 OTT 평론가] 연애, 결혼, 출산만 포기하던 20·30대 청춘은 어느덧 연애 불구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기본적인 욕구에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건 마치, 밥 먹기 싫어도 먹어야만 하는 것과 같았다.

그런 두 남녀의 어쩔 수 없는 사랑, '연애 빠진 로맨스'다.

◆ 연애 대신 섹스? 현대 연애사의 가벼운 회고록

우리와 자영은 설날, 평양냉면을 먹으면서 처음 만난다(사진=다음영화). ⓒOTT뉴스

로맨틱 코미디답게 끈적하면서도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빠질 수가 없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는 조금 더 노골적이면서 솔직하다.

섹스는 나랑 하고, 결혼은 딴 년과 하는 전 남자친구와의 지독한 연애 사정 때문에 연애 은퇴를 선언한 함자영(전종서 분)은 외로움에 사무쳐 데이팅 앱을 통해 남자를 만나보려 한다.

섹스라곤 약혼을 앞둔 직장 상사의 위로 차원에서 행한 게 전부인 박우리(손석구 분)은 잡지사에서 뜬금없이 섹스 칼럼을 담당하게 되면서 일을 위해서라도 사람을 만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데이팅 앱에 가입하게 된다.

두 주인공의 목적은 다름 아닌 섹스, 그러나 데인 게 많아 연애는 "NO"인 상황.

고민 고민 끝에 결국에는 만나 사랑을 나누고 '사랑 아닌 사랑'을 반복하다 결국에 우리가 자영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관계는 위기를 겪는다.

진실한 사랑이냐, 아니냐를 두고 저울질 사는 상황에서 우리가 쓴 섹스 칼럼을 자영이 발견하며 관계는 파국에 도달하는데, 1년이 넘도록 진심인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자영은 다시 한번 연애를 해보기로 결정한다.

장르의 특성상 몇 가지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편인데 ①감정 없는 남녀가 섹스를 하게 되고 ②그 섹스는 어느덧 사랑이 되어 ③오해의 소지가 무던한 상황 속에서도 ④끝끝내 사랑이라 말한다.

이 기승전결을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만들어 공감을 사느냐('연애의 온도'), 상큼 발랄하게 만들어 연애 욕구를 대리 표출하느냐('좋아해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연애 빠진 로맨스'는 그 둘의 어중간함을 마치 평양냉면처럼 감칠맛 나게 만들었다.

연애 불구에 가까워진 20·30대 청춘의 마음을 대변했을 뿐만 아니라 오묘하게 간질간질한 구석을 긁으며 숨겨졌던 연애 욕구를 들춰내는데 성공했다.

◆ 매력적인 대사와 주제, 정가영 감독의 로맨스는 '마라맛'이다

'밤치기' 당시의 정가영 감독(사진=다음영화). ⓒOTT뉴스

독립 영화계에서 팬층이 두꺼운 감독 중 하나인 정가영 감독은 솔직한 연애담을 풀어쓴 영화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이 정도면 첫 상업 영화도 성공적이다.

비록 독립 영화에서 보여준 도발적인 연출과 직설적인 대사들은 다소 순화되었지만 1단계 마라탕도 결국엔 마라탕이다.

연애가 싫어져서 섹스 파트너를 찾아야만 하는데 결국에는 연애하고 싶어지는 그 아이러니함을 불쾌하지 않게 잘 설명해 줬다.

또한 매력적인 대사가 영화의 때깔을 남다르게 만들었는데 오지선다로 표현하는 사랑과 솔직하고 직선적인 주인공들의 감정의 흐름은 관객으로 하여금 홀리게 만들었다.

SP는 사실 송편, 그러니 나눠 먹어야 하고 서른의 이유는 서, 얼른이라니.

발칙하면서도 솔직한데 그리 천박하지 않다.

적당하게 야하면 역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접 증명한 정가영 감독이다.

◆ 로코의 새로운 성공 공식, 손석구-전종서

자영과 우리의 놀이공원 씬(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지금은 핫하다 못해 뜨거운 손석구, 전종서 조합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재조명 받아야만 한다.

손석구는 일찍이 '멜로가 체질'에서 대담하면서도 찌질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이며 대중들에게 매력을 한껏 어필했다.

전종서는 '버닝'에서 사연 많은 캐릭터로 등장해 이유 모를 매력을 물씬 풍겼는데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는 이유가 너무나도 타당한, 매력 덩어리로 등장한다.

두 배우의 훌륭한 마스크와 가만히 있어도 뿜어져 나오는 매력들이 어우러져 '우리, 자영'의 케미스트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안정적이면서도 정확한 발성이 재치 넘치는 대사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러닝 타임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우리와 자영에게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손석구-전종서 케미스트리가 아녔다면 단연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해방일지'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이는 두 배우가 과거 어떤 '꽁냥꽁냥'함을 보여줬는지 궁금하다면 꼭 찾아보길 바란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 (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6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5

→ 평점: 6.8

* 평점 코멘트: 손석구 잘 생긴 거 알았는데 전종서가 이렇게 이뻤나? 아니, 전종서 이쁜 거 알았는데 손석구가 원래 이렇게 귀여웠나? 둘만 봐도 하나도 안 아까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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