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OTT평론가] 팬데믹에 의한 경제 불황 및 고용 불안이 장기화되며, 미디어를 통해 결핍을 채우고 상처를 대리 치유하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오은영 박사의 '금쪽같은 내 새끼'와 같은 상담 프로그램, 행복한 가정과 삶을 그린 힐링 드라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사회 저변에 깔린 결핍의 정서를 돌볼 따뜻하고 건강한 미디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알고 보면 우린 가족이 될 운명이었을지도 몰라
주인공 아다치 모모코(아리무라 카스미 분)는 학창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세 남동생을 부양하는 20대 여성이다.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지만, 동생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덕분에 첫째 카즈키(타카하시 카이토 분), 둘째 유키(휴가 와타루 분), 막내 도모키(미나미데 료카 분)는 누나 바라기로 자라났다. 출근 때 누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면 퇴근에 맞춰 누나가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준비하고 언제나 누나의 행복이 최우선이다.
어느 날 모모코는 세 동생에게 직장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대형 홈패션 매장에 근무하는 모모코는 크리스마스 연말 매장 재단장 프로젝트에서 배송부 요시오카 마나토(하야시 켄토 분)를 알게 된다.
기획 회의에서 마나토는 화려하기 보다는 쓸쓸하고 힘든 기억을 가진 사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연말이 되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모모코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마나토에게 관심을 두게 된다.
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하니 절대 사내 연애는 하지 않겠다던 그녀는 처음으로 찾아온 연애 감정에 즐겁게 휩쓸리기로 한다. “요시오카 씨는 활발한 사람이랑 사귀면 좋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저 같은?” 밝고 명랑한 모모코 답게 150km짜리 직구를 던지며 고백도 했다.
분명히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힘겹게 고백을 거절하는 마나토가 의아했던 모모코는 사실 그에게 아픈 과거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나토는 오랜 시간 발목을 잡던 과거를 이겨내고 모모코의 연인이 될 수 있을까?
◆ 나의 결핍과 마주할 용기를 준 그대에게
드라마 '누나의 연인' 속 인물들은 각기 다른 결핍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가족, 연인, 친구와 관계를 맺으며 결핍을 채우고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모모코는 어릴 적 양친을 잃고 세 동생의 부모가 돼야 했고, 마나토는 어떤 사건으로 좋은 직업과 여자친구, 미래를 송두리째 뺏겼다.
모모코의 친구 히마노 미유키(나오 분)는 자신만 직장 운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해하며 마나토의 엄마는 남편의 부재 속에 고통 받는 아들이 어렵기만 하다.
결핍을 극복하는 시작은 그것과 마주하는 용기다. 혼자는 어렵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와 함께 라면 제법 도전할 만한 일이 된다. 모모코는 마나토에게 결핍과 마주할 용기를 준 단 한 사람이 되어 주었고 관계의 온도는 상처를 녹였다.
아다치 가의 크리스마스 연례행사는 이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다. 가족에게 걱정거리를 말하고 다른 가족들은 이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함께 한다는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드라마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면 당신도 아다치 가의 일원이 되어 결핍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 받게 될 것이다.
"당신의 걱정과 불안함을 받아들일게."
팬데믹 시대, 당신의 지친 마음을 다독여줄 드라마 ‘누나의 연인’은 웨이브(wave) 독점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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