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퍼지 유니버스의 끝과 시작, 넷플릭스 '더 퍼지: 포에버'

넷플릭스: '더 퍼지: 포에버'

최대건 승인 2022.05.04 11:54 | 최종 수정 2022.05.04 11:57 의견 0
'더 퍼지: 포에버' 메인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OTT뉴스=최대건 OTT 평론가] 전 세계에서 총기 허용에 대한 자유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일반적인 상식선에서는 아마 단 한 국가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세계 자유 수호를 주창하는 초강대국이면서 일명 '세계의 보안관'으로 불리는 '미국' 말이다.

총기에 의한 강력 범죄 위험이 높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총기에 의한 범죄 억제율이 높은 아이러니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나라 미국.

그런 미국의 2022년을 배경으로 한 퍼지 시리즈의 시작인 '더 퍼지'는 2013년 개봉 당시 제작비 3백만 달러의 초저예산 영화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2022년의 미국은 실업률과 범죄율이 항상 1% 이하로 유지되며 경제는 계속 성장하는 지상낙원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1년에 한 번 경찰, 소방서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이 업무를 중단하고 모든 범죄가 허용되는 날인 숙청의 날, '퍼지 데이'가 있기 때문."

위 설정이 바로 퍼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큰 줄기이다.

퍼지 시리즈가 지닌 이런 극단적인 상상력은 바로 총기 허용 완전 자유라는 미국의 배경에서 기인한다.

누구라도 죽일 수 있고, 누구라도 죽을 수 있는 '퍼지 데이'.

극단주의자에게 붙잡힌 딜런 터커.(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영화 '더 퍼지: 포에버'는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으로 2021년 개봉했다.

텍사스 부촌에서 마구간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딜런 터커(조쉬 루카스 분)일가는 멕시코인 부부 후안(테노크 휴에타 분)과 아델라(안나 데 라 레구에라 분)를 일꾼으로 받아들여 함께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부유한 가문이다.

그런 그들에게도 매해 연례행사처럼 이뤄지는 퍼지는 서로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 날이다.

후안 부부처럼 타 국가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은 일명 '퍼지 보호 수당'을 지불해 자신들을 보호할 수밖에 없는 처지고, 이런 이민자들을 고용한 고용주들 역시 보호 수당을 따로 챙겨주며 그들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불안감을 가지고 미국에 정착한 이후 맞이한 첫 퍼지의 밤을 무사히 마친 후안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당분간의 평화를 기대했지만, 뜻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바로 '퍼지가 영원해야 한다'고 외치는 극단주의 세력이 등장해서 딜런 가족을 인질로 잡고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보던 후안 부부는 항상 인심을 베풀어 주었던 딜런 가족을 외면하지 않고 극단주의자들을 급습해 딜런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준다.

극단주의자들에 맞서 싸우는 후안 부부(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하지만 영원한 퍼지로 미국을 정화할 것을 주창하는 극단주의 세력이 미국 전역에 겉잡을 수 없이 번지자, 후안 부부와 딜런 일가는 이를 피해 멕시코로 넘어가기로 결정 한다.

극단주의 세력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을 위해 6시간 동안 국경을 열어 이들을 받아주기로 한 멕시코 정부의 결정에 많은 난민들이 멕시코로 몰리게 된다.

이를 쫓는 극단주의 세력을 피해서 후안 부부와 딜런 가족은 무사히 미국을 빠져 나갈 수 있을까?

퍼지를 영원히 이어가려는 극단주의자들(사진=다음 영화). ⓒOTT뉴스


영화는 시리즈의 초기작들에 비해서 스케일과 짜임새 등에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초기작은 그저 실내에서 펼쳐지는 심리 게임과 살육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더 퍼지: 포에버'는 퍼지가 초래하는 근미래의 디스토피아가 미국 전역에 펼쳐지는 것으로 그 범위를 광범위하게 확장 시켰다.

그리고 이민자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더불어 그들을 동일한 미국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도 동시에 존재함을 이야기하는 등 깊이와 짜임새를 지닌 설정과 연출로 퍼지 세계관이 지닌 나름의 당위성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지닌 긍정적인 면보다는 시스템의 부정적인 면과 어두운 세계관을 다루고 있지만, 근미래에 펼쳐질지도 모를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퍼지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교훈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앞으로 이 시리즈가 얼마나 오리지널리티를 확장 시킬지, 매번 이번이 마지막 시리즈라고 본의 아닌 공치사를 치는 제작진의 말을 이제는 믿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가끔이라도 사회와 국가 체제를 전복하는 공상을 하고 현실을 뭉개버리고 싶은 검은 욕망을 가슴 속에 지닌 분들에게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6.4

*평점 코멘트: 막나가는 설정에 비해 상당한 연기력이 필요하다. 시리즈 내에서 스토리 우려먹기가 심한 건 사실이다. 음악은 기억에 남는 점이 없는 데 반해, 미술은 극단주의자들과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적절히 살렸다. 매 시리즈마다 촬영 방식의 차이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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