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경수 OTT 2기 리뷰어] 고등학생들의 임신, 출산, 육아를 다루는 관찰 예능 '고딩엄빠'.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는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지만, 그만큼 논란도 많은 프로그램이다.
관찰 예능 '고딩엄빠'는 어떤 기획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예능인지, 그 구성은 어떤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 10대에 부모가 된 아이들
'고딩엄빠'의 구성은 다른 관찰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튜디오에 MC와 패널들이 나오고, VCR로 출연자의 일상을 관찰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고딩엄빠'의 주인공은 '10대에 부모가 된 일반인 출연자'라는 점이다.
누군가가 10대에 부모가 되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왜?'라는 의문과 함께 10대에 아이를 키우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한편으론 섣부른 판단으로 부모가 된 것은 아닌지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예능 '고딩엄빠'에서는 사연 재구성을 통해 그 의문과 선입견을 먼저 해소한다.
그 이후에야 관찰 카메라를 통해 10대 부모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고딩엄빠'들이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왜 부모가 됐는지 재연 형식으로 간략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다.
사연을 통해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10대 부모들에게 몰입하게 되고, 그들의 선택을 응원하게 된다.
◆ 진행자와 패널의 역할
진행자들은 부모의 입장에서 출연자들의 사연을 공감해주기도, 한편으로는 따끔한 잔소리를 하기도 한다.
특히 두 자녀의 엄마인 MC 박미선은 출연자들에게 애정과 걱정이 모두 담긴 현실적인 조언으로 시청자들의 생각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한다.
3명의 아이를 두고 있는 MC 하하 역시 출연자들에게 공감하며 프로그램이 너무 딱딱하게 흘러가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이 무조건 '고딩엄빠'들을 옹호하거나 미성년자의 원치 않는 임신, 10대 성관계 등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성교육의 중요성과 냉혹한 육아의 현실을 일깨워준다.
진행자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성교육 전문가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성 지식을 알려주면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기성세대 역시 성에 대해 무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함께 자리한 심리상담가 또한 '고딩엄빠'들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진단하고 출연자들에게 어떤 위로나 상담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이런 전문가 패널의 존재는 프로그램에 무게감을 더하며, '고딩엄빠'가 단순히 화제성을 위해 자극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아님을 보여준다.
◆ 지나친 사생활 노출과 논란
아쉬운 점은 출연진들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많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출연자들의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내, 출연자들이 너무 손쉽게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실제로 한 출연자는 아기를 키우기에는 지나치게 지저분한 모습의 집이 공개돼 '철이 없어 보인다'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또, 불과 몇 주 전까지 출산을 준비하고 육아를 준비했던 출연자가 가정폭력을 행사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고딩엄빠'들이 정상적인 환경에서 육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프로그램의 의도는 알겠으나, 제작진들은 출연자들이 논란거리로만 소비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출연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제작진의 심리 상담과 응원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20분 MBN에서 방영하는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는 웨이브, 넷플릭스,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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