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넷플릭스 법' 둘러싼 국민투표 실시

법안 통과시 OTT 플랫폼, 스위스 내 수익금의 4% 스위스 콘텐츠 산업에 투자해야

이지윤 승인 2022.04.14 09:59 | 최종 수정 2022.05.04 00:24 의견 0
스위스에서 OTT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안과 관련된 국민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사진=게티 이미지). ⓒOTT뉴스

스위스가 오는 5월 15일 '렉스 넷플릭스(Lex Netfilx, 이하 넷플릭스 법)'라고 불리는 연방 영화 문화 및 제작법 개정안과 관련한 국민투표를 진행한다.

이 법안은 주요 국제 OTT 플랫폼 규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OTT 플랫폼은 스위스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의 4%를 자국 콘텐츠 산업에 투자해야 하며, 전체 콘텐츠의 30%를 유럽 제작 콘텐츠로 구성해야 한다.

스위스 인민당, 자유당, 자유 녹색당 등의 정당들은 '넷플릭스 법'에 대해 "개헌안이 통과된다면 (OTT 플랫폼이) 이미 높은 구독료를 더 인상할 것"이라 우려를 표하며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쳤다.

스위스의 경우, 넷플릭스 프리미엄 멤버십은 월 24.90프랑(약 33,000원)으로, 한국의 넷플릭스 프리미엄 구독료가 17,000원에 형성된 것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높은 가격대다.

소비자 친화적 웹사이트 컴페리텍 익스터널(Comparitech External) 조사 결과, 실제로 스위스는 넷플릭스 가입비가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이지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른 국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계와 다르게 업계 종사자들은 대체로 법안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인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서비스의 가격대가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자국에 어떤 형태로든 '돌려주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인수한 스위스 드라마 '네우마트(Neumatt)'의 제작자 피에르 모나르드(Pierre Monnard)는 "현지 호텔, 기업, 식당들은 우리가 콘텐츠를 촬영하는 데 사용된 돈이 관광과 같은 다른 분야에 재투자된다는 점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며 "('넷플릭스 법'이 시행된다면) 문화 뿐 아니라 전체 분야가 이득을 본다. 4%의 돈은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제공할 것"이라며 법안 통과로 야기될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다른 영화 제작자들은 이미 타 유럽 국가에서 비슷한 '넷플릭스 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법안이 통과된다면 스위스 영화 산업의 경쟁력이 타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독일의 경우 OTT 플랫폼들은 독일 내 영화 관련 수익이 50만 유로를 초과할 경우 적게는 1.8%부터 많게는 2.5%까지 독일 영화 기금에 투자해야 한다.

다만 넷플릭스는 당시 유럽 본사가 네덜란드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필수 지급을 거부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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