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5% 아쉬운 느와르, 넷플릭스 '아웃사이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아웃사이더'

박정현 승인 2022.04.07 11:18 의견 0
영화 '아웃사이더' 공식 포스터(사진=다음영화).ⓒOTT뉴스

[OTT뉴스=박정현 OTT 평론가] 필자가 리뷰하는 콘텐츠는 대체로 최신작인데, 이번 영화 '아웃사이더'는 2018년 작품으로 꽤나 오래전 영화다.

굳이 옛 영화를 찾아와 리뷰하게 된 이유는 근래 보기 드문 '느와르'여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잘'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어째서 5% 아쉬운 느와르인지는 뒤에 소개하겠지만, 그래도 이번 리뷰에서 필자는 대체로 애정 어린 시선을 유지할 작정이다.

이는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탓이며, 아주 오랜만에 '사심'을 잔뜩 담은 리뷰가 되겠다.

필자는 영화 '무간도'와 '대부' 시리즈를 사랑하고 한국영화 중에서는 '신세계', '부당거래', '달콤한 인생', '범죄와의 전쟁'을 좋아한다.

특유의 어둡고 진지하며 암울한 무드, 냉혹한 세계 속에서 더 강렬하게 들끓는 정열, 스크린을 압도하는 스토리와 연기의 카리스마를 사모한다는 이야기다.

조직원들과 함께 서 있는 닉 로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하, 정말이지 얼마나 갈망했던가.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가 되고, 본능적이고 야성적이며 맹수에 가까운 캐릭터는 너무도 마이너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필자는 슬펐다.

잠깐 TMI를 말하자면 필자는 톰 하디와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시절의 말론 브란도를 좋아하고, '왕좌의 게임'에서 칼 드로고 역할로 제이슨 모모아가 나왔을 때 환호했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이런 캐릭터가 '주류'로 소비되지 않는 데다 최근엔 볼 만한 것도 없어 울적하던 어느 날, 맥주 한 캔을 마시며 넷플릭스를 마구 뒤지다가 이 영화 '아웃사이더'를 발견했다.

'느와르'에 대한 갈망은 "일본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느와르에 적합한 연기를 한다"는 이야기에 무작정 넷플릭스에 그 이름을 검색했을 정도이며, 그가 나오는 영화고 제목이 끌린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무작정 재생했을 정도였다.

그러니, 만약 '느와르'가 당신의 취향이 아니라면 이쯤에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도 좋다.

'넷플릭스'라는 콘텐츠 바다 속에서 볼 만한 영화 하나를 놓치는 거지만 취향을 타는 영화기도 하니까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예고로 슬쩍 말해주자면, 이 영화... 피도 많이 나오고 꽤나 잔인한 편이다.

나란히 걸어가는 닉 로웰과 기요시(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영화의 줄거리는 으레 '느와르'가 그렇듯 심플하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해, 본래 미군이었으나 패전국 일본의 감옥에 수감돼 있던 닉 로웰(자레드 레토 분)이 동료 수감자 기요시(아사노 타다노부)의 탈옥을 도와주면서 야쿠자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는 이야기다.

감옥에서도 이방인이자 아웃사이더였던 닉 로웰은 '의리'로 끈끈하게 이어진 야쿠자의 세계에서도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지만 서서히 그 어둠 속에 동화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역시 자레드 레토의 눈빛, 행동, 표정 연기였다.

본래도 연기 잘하는 배우인데 여기서 특히 마음에 들었다.

어둠의 세계, 그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그 세계의 일원으로 변모해가는 한 아웃사이더의 혼란과 결단을 그 어떠한 사족 없이 담백하게 표현해냈다.

사색에 잠긴 표정의 닉 로웰(사진=다음영화). ⓒOTT뉴스

일본이라는 타국에서, 그 안에서도 배타적인 조직에 소속돼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던 닉 로웰이 '진짜' 인사이더가 되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을 형제로 인정했던 단 한 사람(기요시)를 잃고, 배신자에 의해 조직이 와해된 순간이다.

스포일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디테일한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아웃사이더 닉 로웰이 조직의 큰 형님으로 조직원들의 인사를 받는 그 장면은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한동안 기억에 남았다.

또한 영화가 단순하게 야쿠자 사이의 알력다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으로 대표되는 '신세력'과 전통과 의리를 중시하는 '구세력'의 부딪힘으로 좀 더 풍성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느와르' 특유의 무드를 잘 살린 데 반해 스토리와 캐릭터에는 그리 많은 공을 들이지 못한 느낌이라고 할까.

스토리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전개로 흘러갔고, 닉 로웰과 기요시는 각 배역을 맡은 연기자의 열연으로 살아났지만 캐릭터 자체로는 큰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배역은 영화를 다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존재감이 흐릿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느와르' 장르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찍어내듯 만들어낸 영화도 본 적 있는 만큼, 이 영화 '아웃사이더'가 2차 세계대전 직후라는 배경 설정에 힘입어 구현해낸 '무드'만은 꽤 오래 기억될 듯하다.

아쉬운 점은 많지만, 5%로 퉁쳐버릴 만큼 느와르의 기본에 충실한 영화!

필자와 같이 마이너한 취향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대환영이다.

어떤 영화인지 호기심이 생겼대도 환영이니 지금 바로 넷플릭스에 접속하도록.

◆ OTT 지수 (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6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5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6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7

→평점: 6.4

* 평점 코멘트: 연기의 경우 자레드 레토와 아사노 타다노부의 연기는 수준급이었으나 나머지 연기자들은 그저 그래서 보통 수준의 점수를 줬다. 스토리는 예상 가능한 전개여서 중간 점수, 음악과 촬영은 특이점이 없으나 '느와르' 무드를 잘 구축해 미술 부분에는 긍정적인 점수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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