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OTT뉴스=윤하성 OTT 2기 리뷰어] 성범죄 기사를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다가 한숨이 나오며 슬퍼진다.
우리는 여러 이유로 형량이 줄어드는 가해자보다 씻을 수 없는 기억으로 망가진 피해자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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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미싱 영 우먼>은 너무나도 잘살고 있는 성범죄 가해자와 방관자들을 끝까지 쫓아가 복수하는 복수극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므로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이 좋다.
영화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게 희롱의 대상이 되고 폭언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술에 취하기라도 하면 제대로 의사 표현을 못 하는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시도하려는 남자들이 영화에서는 '요리' 대상이다.
다정한 척 술에 취한 캐시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들이 캐시를 성폭행하려 하는 순간에 캐시는 또렷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을 한다.
술에 취한 것은 연기였던 것이다. 남자들은 질겁하며 캐시를 자신의 집에서 쫓아낸다.
그렇게 밤마다 캐시는 남자들을 역으로 사냥한다. 무슨 이유로 캐시는 그런 일을 계속하는 걸까?
바로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니나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니나는 캐시와 의과대학을 같이 다니던 와중 동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 과정에서 불법 영상이 찍혔고, 가해자로부터 재판을 포기하라는 위협에 시달렸다.
당시 니나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됐다는 이유로 다른 동기들은 이를 방관하며 오히려 니나를 욕했다.
결국 니나는 자신의 미래가 달린 학교를 그만뒀고 뒤이어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영화가 친절했던 점은 바로 피해자인 니나를 직접 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찍힌 영상에서도 가해자인 남성들의 흥분된 목소리가 주로 등장하고, 니나의 사건은 캐시의 복수극이 진행됨에 따라 대사로 전달된다.
피해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캐시는 영영 사라져 버린 니나를 생각하며, "저런 여자들은 알아서 자기 무덤 파는 거야"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남성들을 단죄한다.
하지만 최대 가해자였던 알 먼로(크리스 로웰 분)가 결혼 소식을 알리고, 니나의 어머니마저 캐시에게 이제 잊는 것이 니나에게 도움이 될거라며 새 출발 하라고 말한다.
캐시는 이에 수긍하고 라이언(보 번햄 분)과 데이트를 즐기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라이언 역시 방관자였다는 것을 알게 된 캐시는 복수를 제대로 끝내려고 한다.
영화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방관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사건 당시 니나의 평판을 빌미로 가해자들을 두둔했던 메디슨(알리슨 브리 분)와 학장(제니커 쿨리 분)을 찾아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방법으로 그들을 응징한다.
제삼자의 시선에서는 그렇게 냉정하던 그들이 자신과 직접 관련 있는 이들이 비슷한 일을 겪게 되자 주체할 수 없이 동요한다.
유일하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던 사람은 당시 알 먼로가 선임했던 변호사(클랜시 브라운 분)인데, 그에게는 따로 응징을 가하지 않고 기회를 준다는 부분도 인상 깊게 다가오는 지점이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니나의 복수를 끝맺는 캐시.
전도유망한 미래를 가졌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을 봐주는 사회가 아니라 전도유망한 미래를 순식간에 잃어버린 피해 여성들을 기억하고 안아주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본 리뷰를 마친다.
여성 감독, 여성 주연의 <프라미싱 영 우먼>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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