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손여운 OTT 평론가] <킹메이커>와 <해적: 도깨비 깃발>(이하 해적)은 올해 1월 26일 동시 개봉한 한국 영화다.
각각 120억 원과 23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지만 흥행 실적은 저조했다. 결국 이 둘은 OTT 시장을 다음 행선지로 정했다.
<킹메이커>는 지난달 24일부터 IPTV, 홈초이스, 구글 플레이, 티빙(TVING), 웨이브(wavve), 네이버 시리즈on, 카카오페이지, KT skylife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해적>은 3월 2일부터 넷플릭스에서 31개 언어의 자막과 8개 언어의 더빙으로 190여 개국에 공개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투자와 함께 전 세계 배급에 나선 첫 번째 한국 영화 콘텐츠다.
묘한 평행이론을 지닌 두 작품의 또 다른 공통점은 대선 시즌과 맞물려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킹메이커>와 <해적>이 선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 대의를 위해 인생을 바친 두 남자
먼저 <킹메이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로 일했던 고 엄창록 씨 사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1970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제7대 대통령선거를 배경으로 한다.
더러운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바꾸기 위해 정치에 도전하는 김운범(설경구 분) 앞에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조력자로 찾아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열세인 상황 속에서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선거 전략을 펼치고 김운범은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며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선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중, 김운범 자택에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로 서창대가 지목되며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한배를 탔지만 사실 김운범과 서창대는 빛과 그림자로 비유될 정도로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이 둘은 대의와 승리를 상반된 관점에서 바라본다.
김운범은 "선거에 지더라도 대의를 지킨다면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도리를 고집한다.
그에겐 정의가 곧 사회의 질서다.
반면 서창대는 정당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여당에 대응하려면 더러운 짓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보니 부도덕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의를 이룰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게 서창대의 생각이다.
<킹메이커>는 상반된 두 사람을 통해 '대의를 이루기 위해선 부당한 수단도 허락되는가', '정당함은 누가 판단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킹메이커>의 배경이 되는 시대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과거의 문제의식이 오늘날까지 유효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 당신이 원하는 리더는?
<킹메이커>가 실제 있었던 인물과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면, <해적>은 철저히 재미에 초점을 맞춘 액션 활극이다.
해랑(한효주 분)이 이끄는 해적단과 무치(강하늘 분)가 이끄는 의적단이 만나며 이야기가 물살을 탄다.
이들은 '보물찾기'라는 목표 아래 다양한 사건들을 거치며 가족으로 발전해 나간다.
흥미로운 점은 <해적>이 '리더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리더의 후보는 해랑, 무치, 막이(이광수 분), 그리고 부흥수(권상우 분)다.
해랑은 팀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방향을 안내하고 적절할 때 힘을 발휘하는 리더다.
농담과 가벼운 말투를 일삼는 무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상황에 맞춰 리더의 자리를 포기하고 참모 역할을 자처하는 융통성을 지녔다.
<해적>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막이와 부흥수에 집약돼 있다.
팀에서 천덕꾸러기였던 막이는 보물의 힌트를 안다는 걸 이용해 리더를 자처한다.
그에게 리더는 맹목적인 추앙을 받는 자리다.
경험도 능력도 부족하지만 대우받고 싶어 하는 그를 팀원들은 무시하고 조롱으로 대한다.
부흥수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 팀원들을 도구처럼 쓰는 리더로 그려진다.
명예를 얻기 위해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처단하고, 달콤한 열매를 혼자 다 차지하려는 야심이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다람쥐급의 존재력을 발산한 이광수의 연기, 한효주와 강하늘의 케미, 오락적 요소를 무거운 주제 의식과 버무린 도전을 한 점은 높이 치켜세울 만하다.
◆ OTT 지수 (10점 만점)
'해적: 도깨비 깃발'
1. 연기 (조연/주연 연기력에 대한 전반적 평가): 6
2. 스토리(작품의 재미, 감동 그리고 몰입도): 7
3. 음악 (OST와 음향효과 등 전반적인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 영상미, 촬영지, 의상, 배경, 인테리어, 작품 색감 등): 9
5. 촬영 (카메라 구도, 움직임 등): 9
→ 평점: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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