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의 취향은 안녕하신가요? 넷플릭스 <모럴센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

최대건 승인 2022.02.24 10:52 의견 0
<모럴센스> 메인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OTT뉴스=최대건 OTT 1기 평론가] 사람에게는 다양한 취향이 존재한다.

음식, 음악, 영화, 도서, 패션에 이르기까지 취향이란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닌 그 사람 자체를 설명해주는 일종의 기호다.

여기에 더해 나 자신을 위하면서도 파트너를 위해 분명히 파악해야 될 취향이 존재한다.

바로 '성적 취향'이다.

누구나 부끄러워할 부분이지만, 부끄러워해서는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본인의 만족이란 누가 찾아주는 것이 아닌 본인이 찾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모럴센스>는 이런 성적 취향에 대한 대담한 담론을 던지는 영화다.

동명의 웹툰(작가 겨울)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남다른 성적 취향을 지닌 남자 주인공 정지후(이준영 분)와 이를 우연히 알게 돼버린 여자 주인공 정지우(서현 분)의 색다른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6년째 연애중>, <좋아해줘> 등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로맨스 영화들을 연출했던 박현진 감독은 이번에도 현실과 밀접하면서도 경쾌함과 섹시함의 독특한 경계에 서 있는 로맨스 영화를 완성해냈다.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정지후(이준영 분)와 정지우(서현 분)(사진=네이버 영화)


영화는 정지후 대리가 부서 이동을 하면서 같은 회사에 이름이 비슷한 정지우와 같은 부서로 발령받으며 시작된다.

정지후 대리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은밀한 비밀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BDSM(Bondage, Discipline, Dominance, Submission, Sadism, Masochism: 순서대로 구속, 훈육, 지배, 굴복, 가학, 피학을 뜻하며 앞글자를 딴 약어)이라는 성적 취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본인의 취향 생활을 즐기기 위한 SM 용품인 개목걸이를 회사에 택배로 주문하게 된다.

개목걸이가 필요한 이유는 지후가 바로 BDSM 중 멜섭(Male submission: 복종하는 남성을 뜻함) 성향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아야 하는 취향을 지닌 지후지만, 이동한 부서에 비슷한 이름을 소유한 지우에게 개목걸이 택배가 배달되고,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지우에게 자신의 취향을 들키게 된다.

평소 윗사람에게도 할 말은 할 만큼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인 지우지만, 지후의 취향을 알아버린 이후 당혹감과 더불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본인도 부서의 다른 여성 직원들처럼 지후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지만, 그만의 남다른 취향을 알아버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색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입이 무거운 지우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지후의 남다른 비밀을 지켜준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회식 자리에서 오해 아닌 오해로 지우는 지후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울고 있는 지후를 지우가 위로해주며 둘은 오해를 푼다.

이에 지후는 과감하게 지우에게 자신의 주인님이 되어 달라는 제안을 하고 지우는 당혹감에 처음에는 거절을 하지만, 고민 끝에 결국 둘만의 계약서를 작성한다.

비밀스러운 계약 관계를 시작하는 지우와 지후(사진=네이버 영화).


그렇게 누구도 알 수 없게 둘만의 은밀한 취향 생활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회사 전체에 비밀스러운 대화 내용을 들키게 되고, 본의 아니게 변태성욕자로 매도당하게 되는 위기를 겪게 된다.

여기에 더해 지후의 전 여친까지 얽히면서 지후와 지우의 관계는 사랑인지 어떤 것인지 모를 혼란에 빠지고 만다.

과연 그들은 주변의 편견과 정신적 혼돈을 극복하고 진정한 연인 관계로 거듭날 수 있을까?

원작 웹툰 <모럴센스>가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진 이들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영화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원작팬들의 우려가 컸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는 만큼, 일반 영화팬들 역시 영화가 어떤 퀄리티로 완성될지 적잖은 우려를 보냈으리라.

막상 뚜껑을 연 작품은 경쾌하고 발랄하며, 상당한 디테일과 고증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아니 전 세계적으로도 BDSM을 주제로 다룬 작품이 매우 드문 만큼 장르의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우리나라 관객에게 익히 알려진 <그레이의 50가지 비밀>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해 뇌쇄적인 분위기와 감각적인 부분을 잘 살려내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어낸 전례가 있었던 만큼 상업적 측면에서도 한 번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무엇보다 영화는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다에 관한 논쟁보다는 각자의 다름과 다름이 만나서 어떠한 관계를 맺고 어떻게 이해하고 맞춰갈 것인지에 대한 방식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남과는 조금 다른 은밀한 비밀과 취향을 가지신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영화 <모럴센스>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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