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선 D-23! 잔혹한 선거현장의 민낯, <킹 메이커>

왓챠 : <킹메이커>
조지 클루니ㆍ라이언 고슬링 주연

황세림 승인 2022.02.14 14:52 의견 0
경선에서 승리한 모리스를 바라보는 스티븐(사진=다음영화).


[OTT뉴스=황세림 OTT 평론가] 최근 이선균, 설경구 주연의 영화 <킹메이커>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명의 영화 <킹메이커>(2011)가 생각났다.

2011년 개봉한 이 작품은 미국의 대선을 적나라하고 긴장감 있게 다룬 정치 스릴러로 조지 클루니가 감독이자 주연으로 출연한다.

개봉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세련된 배경음악과 현실 풍자는 2022년에 보기에도 위화감이 없다.

최근 우리나라도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정치 전략부터 사생활까지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하루가 다르게 언론을 도배하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이 영화는 유독 깊이 다가온다.

영화는 오하이오주지사 경선으로 시작된다.

민주당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스티븐(라이언 고슬링 분)은 출중한 대선 전략과 탁월한 매스컴 공세로 민주당 후보 모리스(조지 클루니 분)의 최측근으로 근무한다.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공화당에서는 그를 스카우트하려고 다가서지만, 모리스가 국민의 삶을 바꿔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스티븐은 공화당의 권유를 고사한다.

한편 오하이오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톰슨 의원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공화당은 톰슨에게 국무장관 자리를 약속하고 주지사 경선의 승리를 예상한다.

민주당 후보 모리스는 아무리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톰슨 의원 같은 인물을 장관 자리에 앉힐 수는 없다며 다른 방법을 찾고자 한다.

악화된 여론조사 결과에 스티븐은 복잡해지고, 호감을 느꼈던 선거캠프 인턴 몰리(에반 레이첼 우드 분)의 비밀까지 알게 된다.

몰리의 비밀이 모리스의 경선에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진 스티븐은 몰리에게 선거캠프에서 나가라고 이야기하고, 몰리는 스티븐의 태도에 상처받는다.

연설하는 모리스(사진=다음 영화).


◆ 복합적인 심리묘사, 라이언 고슬링의 '스티븐'

영화 초반, 스티븐은 "한 나라는 힘없는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따라 판단돼야 합니다"라는 모리스의 연설을 보고 모리스에 깊은 애정과 신뢰를 느낀다.

스티븐은 단순히 자신의 열정만으로 선거에서 이기고자 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모리스라는 인물이 미국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오하이오 경선을 거쳐 대선주자로 발돋움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신념과 조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스티븐은 열정적이고 패기넘친다.

라이언 고슬링은 연기력으로 스티븐의 진실성을 보여주며 시청자는 그에 동화된다.

하지만 영화 중반 몰리의 등장으로 모리스를 향한 스티븐의 태도는 복합적으로 변화한다.

모리스의 도덕적 결함에 분노하는 것도 잠시, 그는 몰리를 선거캠프에서 나가게 하고 상황을 정리하려고 움직인다.

스티븐은 초반 모리스를 바라보는 태도와 중반 그의 잘못을 덮고 계속 나아가려는 태도,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서 조국도 모리스도 아닌 오직 자신의 안위를 위해 움직이는 인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스티븐이 오직 자신을 위해 움직이는 세속적인 캐릭터였다면 그의 선택은 영화적인 장치로서 아무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해'라는 스티븐의 의지가 무너지며 냉소적인 정치전략가로 변화하는 모습은 정치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묘미를 훌륭하게 그려낸다.

몰리와 데이트하는 스티븐(사진=다음 영화).


◆ 현실적이라 더욱 추악한 진실

<킹 메이커>는 혁신적인 스토리라고 평가받기엔 몰리와 모리스의 이야기가 진부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빌 클린턴의 성 추문 사건과 존 F. 케네디와 인턴사원 사이에 있던 스캔들 등으로 미루어보아 없어야 할 일이 정치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하물며 우리나라 정치권 인사들도 권력형 성범죄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니, <킹메이커>의 소재는 새롭지 않지만 끊임없이 고발돼야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작품 속 선거용 포스터 등에서 실제 미국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포스터를 모방하거나, 영화 속에 나온 연설문과 대선토론 등에서 주고받는 대사들이 실제 존재했던 대선 인터뷰 내용을 차용해 현실감을 높였다.

<킹메이커>는 치열한 만큼 추악하고, 화려한 만큼 초라한 선거 현장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그리고 스티븐을 지켜보며 유권자가 가져야 할 시선과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길 바란다.

대선주자 모리스 역의 조지 클루니와 더불어 내밀한 심리묘사로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스티븐 역의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 역시 훌륭한 <킹메이커>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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