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영화에서 배우만 바꿨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왓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현재 극장 상영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021)

윤하성 승인 2022.01.26 14:41 의견 0
(왼쪽부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년작, 2021년작 포스터. 사진 imdb


[OTT뉴스=윤하성 OTT 2기 리뷰어]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돌아왔다.

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동명의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현재 왓챠에서 볼 수 있는 1961년 원작은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명작으로 꼽힌다.

2021년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리메이크 버전은 원작을 충실히 옮기는 데에만 주력했는데, 원작과는 다른 현대적인 재해석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도 불리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그때 서부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뮤지컬로 재현한 청춘의 역동성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군무와 음악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미국의 슬럼가가 배경인 영화는 백인 갱단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갱단 '샤크파'의 영역 다툼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입부를 장악하는 그들의 군무와 노래는 뮤지컬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영화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

춤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는 '샤크파' 일동. 사진 다음 영화


화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무도회장에서는 어떤가.

서로가 지독하게 섞이지 않으려는 그 공간에서조차 그들은 함께 춤을 춘다.

이런 극단의 갈등 상황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의상의 대비를 곁들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노래에는 이민자로서 애환과 희망도 담겨있다.

푸에르토리코계 청년들은 자유와 기회의 땅인 미국에 각자의 꿈과 성공을 바라고 도착했을 것이다.

하지만 처절한 현실을 깨달은 버나도(조지 차키리스 분)의 무리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는 아니타(리타 모레노 분)의 상반된 태도 역시 뮤지컬에서 드러난다.

그들은 뮤지컬이라는 장르 안에서 마음껏 청춘을 발산하고 노래한다.

사회에서 소외된 그들의 모습을 친근하게 표현해 관객에게 와닿게 만드는 것도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 덕분에 가능하다.

'제트파'의 일원들이 유치장에 남겨진 장면에서 그들은 어김없이 자신들의 사연을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자칫 동정을 구할 수 있는 대목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익살을 동원해 재치있게 표현한다.

정신과에서 사회복지사로 그리고 재판관 앞으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판단 받는 그들은 과연 문제아일까.

아니면 불평등한 사회라는 구조가 만들어낸 필수 불가결한 결과일까.

◆ 비극적 사랑, 그 사랑의 힘

극단의 갈등을 와해하는 힘은 사랑이었다.

원수의 집안을 사랑한 나머지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웨스트 사이드>의 토니(리차드 베이머 분)와 마리아(나탈리 우드 분)가 그 사랑의 주인공이다.

그들은 '제트파'와 '샤크파'의 무도회장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게 반하는데, 이 장면에서 원작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 방식이 다르므로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달리, 토니는 '제트파'의 리더 리프(러스 탬블린 분)와 의형제 같은 사이이며 마리아는 '샤크파'의 리더 버나도의 동생이다.

몰래 만나고 있는 마리아와 토니. 사진 imdb


토니와 마리아는 사랑의 힘으로 '제트파'와 '샤크파'의 최후의 결전을 막아보려 하지만, 오히려 결투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사랑과 가족 모든 것을 잃은 마리아의 한 맺힌 오열은 결국은 덧없는 힘 자랑뿐인 그들의 싸움에 변곡점을 그린다.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결국 화해를 이끈 사랑이라는 숭고한 감정에 대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여기까지 1961년 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감상이었다.

필자는 최근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혹시 1961년 작에서 배우 얼굴만 바꾼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좀 더 선명한 화질과 다채로운 이미지의 향연 속에서 그 시절 명작을 다시 음미하는 것도 그렇게 나쁜 영화적 체험은 아니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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