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리얼 백수라이프, <엉클>과 <백수세끼>

웨이브: <엉클>
티빙: <백수세끼>

정수임 승인 2022.01.21 09:50 의견 0
드라마 <엉클>, <백수세끼> 포스터. 출처 각 공식 홈페이지

[OTT뉴스=정수임 OTT 평론가] 학교를 '칼 졸업'하고 평생 한 직장만 다닌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 모두 길게든 짧게든 백수 생활을 한 번 이상은 겪었을 것이다.

몇 군데의 회사에 다니고 사이사이 백수 생활을 경험하며 느낀 인생 최대의 딜레마는 '직장인은 돈이 있고 시간은 없는데, 백수는 시간은 많고 돈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두 편의 콘텐츠에서 이런 백수 신분으로 등장하는 두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중인 TV조선 <엉클>의 왕준혁(오정세 분)과 티빙 오리지널 <백수세끼>의 김재호(하석진 분).

백수에게는 시간이 많지만 해야 할 것도 많다.

마냥 할 일 없이 놀고 먹는다는 그 편견, 아마 이들을 보면 잠시 내려놓게 될지도 모른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누구보다 바쁜 이들의 일상을 통해 매력 넘치는 리얼 백수라이프를 만나보자.

▶본업은 뮤지션, 부캐는 학부모 <엉클> 왕준혁

뮤지션부터 파랑새까지, 삼촌 준혁의 일상. 사진 웨이브 캡처

<엉클>은 누나의 청천벽력 이혼으로 얼결에 '초딩' 조카를 떠맡은 '쓰레기루저 뮤지션' 삼촌 왕준혁의 코믹 유쾌 성장 생존기를 그린다.

왕준혁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제이킹'으로 한 때 촉망받는 가수였지만, 믿었던 가족과 친구에게 각각 사기를 맞았다.

빚 청산을 위해 멸치잡이 원양어선에 타 바다를 떠돈 준혁의 꿈은 다시 뮤지션으로 성공하는 것.

그런 그가 누나 왕준희(전혜진 분)와 인연을 끊은지 근 10년 만에 조카 민지후(이경훈 분)와 만나 함께 살게 된다.

이혼 후 몰래 야반도주를 한 준희와 그의 어린 아들 지후에게, 준혁은 지금 가족으로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비록 백수 신분에 산도적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로 학부모들의 오해를 사고 처음 만난 지후에게도 기습을 당하지만, 본격적으로 지후의 보호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의 존재감은 커져간다.

반찬가게에서 일을 시작한 누나를 대신해 학부모 동반 반 모임에 참석하고, 신발을 잃어버린 지후에게 백화점에 데려가 새 신발을 사주었다. (물론 그날은 지후에게 신발값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함께 살기 시작한 후, 누나와 조카의 아침을 챙겨주는 것도 그의 몫이고 학부모들의 반장 격인 '파랑새'에 출마해 선거 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열매반 파랑새 자격으로 각종 학교 활동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한때는 학교 보안관 자리도 겸직했다.

또 학부모 커뮤니티인 '로얄맘블리' 회원들의 꿍꿍이를 수시로 체크하고, 자율학교가 일반 교로 부당하게 전환되는 것도 앞장서서 막아낸다.

그 와중에 제이킹의 숨은 찐팬이었던 열매반 담임 송화음(이시원 분) 선생님의 도움으로 틈틈이 곡을 쓰며 뮤지션의 꿈을 놓지 않는다.

자칭타칭 싱송라(싱어송라이터)인지라 곡과 가사를 직접 쓰고, 자신처럼 뮤지션이 꿈인 지후가 무대에서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용기도 불어넣어 준다.

준혁은 때로는 아빠 같고 때로는 친구 같은 지후의 하나뿐인 든든한 삼촌이다.

6회에서 지후의 같은 반 친구 민기의 "무슨 일 생기면 달려오는 삼촌도 있고"라는 말은, 겉으로는 준혁이 문제 있는 사람인 양 놀리지만 사실 삼촌이 있는 지후가 내심 부러웠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이처럼 왕준혁은 공식적인 신분은 백수지만, 조카의 학부모 역할을 해내면서 가족 간의 화합도 도모하고 본인의 꿈과 사랑도 놓치지 않는, 누구보다 의미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구 공시생-현 백수, 미래는? <백수세끼> 김재호

7년 차 백수 재호의 성장기. 사진 티빙 캡처

티빙 오리지널 <백수세끼>는 '이별 후에도 밥은 넘어간다! 백수 재호의 세 끼 이야기'를 담았다.

공무원 시험 준비 5년, 이후 취업 준비 2년. 32살 취준생 김재호의 이력이다.

취업 준비생이 된 재호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회사 채용공고를 서치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열심히 지원한다.

주기적인 취업 스터디 활동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서류 합격 소식을 받으면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자취 중인지라 때때로 부모님이 보내주는 김치 및 반찬을 정리하고, 시간 날 때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도 벌어야 한다.

가끔 친구 정현(이상진 분)이 운영하는 이자카야에서 일손을 도우며 일일 알바생 역할을 하기도 한다.

타지에서 홀로 취업 준비를 하는 백수에게는 생활비를 버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호는 최근 7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 수정(임현주 분)과 헤어졌다.

오랜 백수인 남자친구의 구질구질함에 지쳐버린 그녀가 이별을 고했고, 통보받은 그는 눈물의 간장계란밥 2인분을 욱여넣는다.

이후 재호는 마지막 정리를 위해 만난 수정에게 취직했다고 거짓말하며 애써 자존심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 도중 그녀와 마주친 순간은 보는 이에게까지 대리 수치를 유발하고 만다.

애인과 헤어진 대신 새로운 여자 사람 친구가 생겼다. 그녀는 이웃 주민 여은호(고원희 분).

자발적 백수와 비자발적 백수라는 차이는 있지만, 재호는 같은 백수 신분인 은호와 밥 친구가 되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의지하기도 하며 친밀한 사이로 발전한다.

재호는 서류 통과로 얻은 몇 차례의 면접에서 탈락을 맛봤지만, 사회생활 선배 은호의 특별 수업으로 마침내 알림식품 인턴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룬다.

비록 3주간의 채용전제형 인턴 과정이지만, 그동안 번번이 탈락한 재호에게는 한 줄기 빛이다.

3주간의 다사다난한 과정을 마친 재호는 결국 다시 백수 신분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인턴 생활은 그가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를 눈여겨본 타팀 팀장으로부터 6개월간의 알림식품 프로젝트 계약직을 제안받는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지만, 제안을 수락했든 하지 않았든 아마도 그는 '하루 세 번, 자신을 위한 세 끼의 행복'을 챙기며 미래를 헤쳐나갈 것이다.

백수 시절에는 그렇게 직장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직장인이 되면 이제는 백수 생활이 그립다고들 한다.

모두가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엉클>은 웨이브에서, <백수세끼>는 티빙에서 각각 즐길 수 있다.

<엉클> ▶ 바로가기(웨이브)

<백수세끼> ▶ 바로가기(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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