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서영 OTT 평론가] 이제는 여성 서사가 드라마ㆍ영화 속의 주요 장르로 자리 잡았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구경이>, <너를 닮은 사람>, <마이네임> 등을 통해 여성 캐릭터의 진화를 알 수 있다.
특히, 로맨스에서 주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여성이 이제는 액션, 스릴러, 범죄 등에 등장하고 캐릭터 또한 매우 입체적으로 변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많이 등장하고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여성 살인마 캐릭터를 소개하려고 한다.
◆"죽음이 이혼보다 싸게 먹히잖아." <와이 우먼 킬>의 베스 앤(재니퍼 굿윈 분)
1960년대, 평범한 가정주부 베스 앤은 왜 남편을 죽였을까?
<와이 우먼 킬>은 제목처럼 하나의 집에서 여성들에 일어난 3건의 살인 사건에 대해서 그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이야기다.
베스 앤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겉으로는 말이다.
자신이 한눈 판 사이 딸 아이가 사고로 죽은 이후, 그 아픔을 숨긴 채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곧 그녀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남편이 바람이 났고 심지어 그 내연녀는 임신을 했으며, 심지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과거 비서와 바람이 난 것을 숨기려고 하다가 딸이 사고를 당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것을 알고 그녀는 마침내 결심한다.
남편을 죽여 버리기로.
베스 앤은 매우 침착하면서도 전략적인 살인 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자신의 개인적 복수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손에 피 안 묻히고 자신의 남편 뿐 아니라 아내를 때리는 이웃집 남자 또한 죽음에 이르게 한다.
평범했던 베스 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과 함께 "이혼보다 싸게 먹히는 죽음"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살인도 현명하게 한 베스 앤은 왓챠에서 만날 수 있다.
◆"과연 그녀는 극악무도한 살인마인가?" <그레이스>의 그레이스 막스 (사라 가던 분)
1840년대 실제 캐나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토대로 한 CBC드라마 <그레이스>는 16살의 나이로 자신의 집 주인과 가정부 낸시를 살해한 그레이스 막스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끝까지 그녀가 잔혹한 살인마였는지 아니면 무고한 피해자였는지 밝혀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15년간 킹스턴 교도소에 수감된 그레이스의 사면을 위해 미국에서 조던 박사(에드워드 홀크로프트 분)가 그녀의 정신 감정을 하게 된다.
그녀를 살인마라 손가락질하던 다른 누구에 의해서가 아닌 그녀의 입장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아일랜드에서 캐나다로 온 가난한 이민자 그레이스는 어린나이부터 폭력적인 사회에 그대로 노출된다.
여성에게는 매우 가혹했던 시대 속에서 가정폭력과 성추행을 당하며 자랐고, 처음 하녀로 일한 집에서는 친한 친구마저 불법낙태수술 끝에 죽는다.
심지어는 자신의 사면을 위해서 온 박사조차 자신을 여성으로서 대하는 이러한 시대 상황 속 그녀는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일 뿐이었다.
<그레이스>는 단순히 악명 높은 여성 살인마를 소비하고 관음하는 시선이 아닌 그녀가 겪었을 가혹한 현실을 조망한다.
또한, 자신을 악녀 또는 성녀로 프레이밍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모습을 자유자재로 보여주며 그들을 조롱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진짜 살인마는 어쩌면 그레이스처럼 어린 여성들을 억압하고 차별한 가부장적인 사회는 아니었을까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레이스의 진실이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 너를 사랑해서 죽이는 거야" 너의 모든 것 시즌2의 러브(빅토리아 페드레티 분)
<너의 모든 것> 시즌1을 본 시청자라면 시즌2 속 러브를 보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을지 모른다.
자신이 집착하던 여성인 벡(엘리자베스 라일 분)을 죽인 조(펜 바드글리 분)가 다음 자신의 운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LA에 살던 이름처럼 사랑스러운 러브(빅토리아 페드레티 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브에게 그런 걱정은 필요가 없었다.
러브 또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조와 비슷한, 아니 그보다 더 충동적이고 잔혹한 사이코패스 살인마였던 것이다.
어린 시절 동생을 지키기 위해 처음 살인을 저지른 러브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조를 이해하는 유일한 인물이었고 그런 그를 다 알고도 사랑하게 된다.
자신의 살인과 스토킹을 정당화한 윌이라는 캐릭터 앞에 그와 동일하게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고 비틀린 사랑을 보여주는 러브라는 캐릭터는 신선한 충격을 주게 된다.
특히, 시즌 1에서 살인을 저지르고도 LA에와서 뻔뻔하게 새로운 사랑을 찾고 살아가는 조를 보며 답답함을 느낀 시청자라면 러브의 등장이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사이코패스 살인마들에게 항상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던 여성 캐릭터의 역전된 위치에서 오는 쾌감 때문은 아닐까?
사랑스러움을 가장한 잔혹한 살인마 러브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와이 우먼 킬> ▶ 바로가기(왓챠)
<그레이스> ▶ 바로가기(넷플릭스)
<너의 모든것> ▶ 바로가기(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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