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플, 애플 TV+와 애플 뮤직 등 '자사 서비스' 영역 확장에 박차
구글의 크롬캐스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안드로이드 운영 체계까지 다양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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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4 14:25 | 최종 수정 2021.11.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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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기존의 애플 기기 사용자들에게만 독점적으로 제공했던 서비스들을 외부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지난 몇 년간의 시도들을 통해 더욱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아이드롭뉴스(iDROPNEWS) 보도에 따르면 애플 TV+의 경우, 가능한 한 많은 타사 기기 사용자들에게도 자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플 뮤직의 경우 몇 년전부터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도 이용 가능하게 됐고, 아마존 에코를 비롯해 고급 승용차들에 탑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 뮤직이 콘솔 기기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이번 달 소니와 파트너십을 맺고 PS5 기기에 애플 뮤직을 제공하면서부터다.
반면 애플TV 앱은 삼성, LG, 소니, 비지오의 스마트 TV, 아마존 파이어 TV, 안드로이드 TV, 로쿠 셋톱 박스, 심지어 구글의 크롬캐스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를 포함한 모든 모양과 크기의 타사 기기에 탑재됐다.
'테드 라소'와 같은 애플의 히트작을 관람할 수 없는 최신 TV, 스트리밍 박스, 게임기를 찾는 것은 이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케이블 및 통신 서비스 업체인 컴캐스트와 제휴를 맺은 애플은 애플 TV+를 통해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발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Variety가 처음 보도한 바에 따르면, 컴캐스트의 CEO 브라이언 로버트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케이블 괴물이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제 애플TV 앱이 대부분의 컴캐스트 최신 비디오 플랫폼에 상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Xfinity X1, Flex 및 XClass TV가 포함된다.
그 대신 애플은 컴캐스트의 OTT서비스인 '엑스피니티 스트림(Xfinity Stream)' 앱을 애플 TV 셋톱박스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컴캐스트를 넘어 더 많은 케이블 공급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애플의 계획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의 TV회사 Sky는 드라마 '더 모닝쇼'의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의 사진과 함께 보도 자료를 통해 애플 TV+를 Sky Glass와 Sky Q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부터 Sky가 컴캐스트의 계열사가 된 점을 생각하면, Sky와의 협력은 컴캐스트와의 제휴와도 관련 있어 보인다.
컴캐스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 쌍방향 파트너십으로 보이며, Sky NOW 회원들은 애플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통해 애플 TV, 아이폰, 아이패드 또는 맥에 회원권을 등록하고 구입할 수 있다. SkyGo 앱 또한 내년 초 애플 TV 기기들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컴캐스트는 최근 자체 구독자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의 XClass TV와 이탈리아ㆍ독일의 XiOne과 같은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XClass TV는 HiSens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탄생해 현재 월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컴캐스트 경영진들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두 기기는 궁극적으로 컴캐스트의 프리미엄 OTT 서비스 '엑스피니티'의 판매를 촉진하고 TV 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점점 케이블을 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도는 애플에게는 전략적으로 매우 과감한 움직임일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OTT 서비스에 대한 고려조차 없이 여전히 기존 TV 시청에만 국한된 소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작년에 애플이 피너츠(Peanuts)의 판권을 구매해 '찰리 브라운 홀리데이 특집'을 애플 TV+로 단독 수입했을 때 맞닥뜨렸던 문제이기도 하다. 당시 애플이 해당 특집을 애플 TV+에서 무료로 서비스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입해야만 시청이 가능했기에 수많은 피너츠 팬들에게 원성을 산 바 있다.
결국, 애플은 이 특집들을 TV 방송으로 시청 가능한 서비스로 돌려놓기 위해 PBS와 파트너십을 체결해야만 했다. 만약 미국의 모든 케이블 사용자들이 애플 TV+에 접속할 수 있었다면 이런 지적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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