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內 사약길만 걷는 러브라인 모음

백지현 승인 2021.10.29 14:42 | 최종 수정 2022.05.28 13:23 의견 0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사진 넷플릭스

[OTT뉴스=백지현 OTT 1기 리뷰어] 영미권 하이틴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종잡을 수 없는 러브라인이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도 그 규칙을 따른다.

분명 이전에는 앙숙이었던 이들이 다음에는 연애를 하기도 하고, 이전에는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이 가족이 되기도 한다.

다만, 예외가 있다. 오티스 x 와일리 커플은 굳건하다.

시즌 1부터 시즌 3까지 두 사람의 감정 서사만은 탄탄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아쉬워지는 것은 오티스 x 와일리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거쳐왔던 커플 중에 더 응원하게 되는 관계성이 생긴다는 것.

본격 '사약길'의 시작이다.

▶ 사약 한 사발, 와일리 x 아이작

와일리를 자전거에 태워 데려다준 오티스를 경계하는 아이작.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캡쳐

와일리와 아이작은 닮았다.

같은 컨테이너촌에 살았고 부모로부터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아픔도 있었다.

그 와중에 와일리는 문학에, 아이작은 그림에 소질을 보인다는 것까지. 예술가 커플이다.

무엇보다 닮았기에 솔직할 수 있다.

와일리가 잭슨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는 부모님의 직업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중간에 도망쳐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아이작 앞에서는 자신의 무책임한 오빠와 엄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아픔을 가진 사람을 만나 가장 필요한 위로로 보듬어주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 아닐까?

▶ 사약 두 사발, 와일리 x 잭슨

오티스가 추천해준대로 전교생 앞에서 와일리에게 고백하는 잭슨.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캡쳐

와일리와 아이작이 닮았다면, 와일리와 잭슨은 너무도 달랐다.

잭슨은 와일리에게 순도 100%의 진심이었다.

와일리가 학교에서 어떤 평판을 가지고 있는지, 와일리와 사귀면 어떤 소문이 돌게 될지보다 자신의 마음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오티스가 방해할 목적으로 전교생 앞에서 노래를 불러주며 고백해 보라는 엉터리 조언을 했을 때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 달랐다.

와일리는 퇴학 위기의 학생인 반면 잭슨은 학생회장이다.

와일리는 컨테이너촌에서 살지만 잭슨은 부족함 없는 집에 산다.

와일리의 엄마는 마약 중독자이지만 잭슨의 엄마 중 한 명은 전직 수영선수다.

그게 와일리의 마음을 계속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삶의 모습이 너무도 다른 사람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와일리와 잭슨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어서 일지 모른다.

▶ 사약 세 사발, 오티스 x 루비

학교의 퀸카 루비와 함께 다니기 시작한 오티스.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캡쳐

무어데일 고등학교의 퀸카 루비는 처음에는 찌질한 오티스를 바꿔 놓으려 한다.

오티스의 패션부터 머리 스타일까지.

하지만 오티스가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달라고 하자, 자신이 바뀌기 시작한다.

가장 큰 변화는 아무한테도 보여준 적 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친구들처럼 대저택에 살지 않는다는 것, 아픈 아버지를 사랑으로 돌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에게 오티스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는 것까지.

그날 오티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오티스는 루비에게 그 말을 해주지 못한다.

오티스는 루비를 좋아하지만 와일리만큼 사랑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오티스는 와일리를 택했지만 나는 루비를 응원하고 싶었다.

사랑은 상대를 바꾸는 게 아니라, 내가 바뀌는 거라는 루비의 깨달음이 참 좋았으므로.

보통 러브라인은 당사자 두 사람을 응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어지지 않은 커플까지 응원하게 되는 걸 보면 이 드라마는 진정한 관계성 맛집이다.

오늘 기사에서 조명한 오티스x와일리 주축의 러브라인 외에도 애덤x에릭x라힘이나 진x레미x야코프 등, 주변부 러브라인 서사도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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