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박시원 OTT 평론가]
인생이란 영화의 주연은 오직 나 하나야.
<내 이름은 김삼순>, <브릿짓 존스 일기>, <유미의 세포들>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이 인기다.
연재 당시 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렸던 대사,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거든'
이 대사에 감명받아, 오직 자기 자신만이 인생의 주인공인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 당당한 그녀는 사랑스럽다. <내 이름은 김삼순>
다루기 조심스러운 문제이지만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여성상, 특히 우리나라 작품 안에서 능동적인 태도의 여자 주인공으로는 거의 처음 다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내 이름은 김삼순>.
삼순이(김선아 분) 자체의 매력과 배우 현빈, 김선아의 환상의 케미는 그 당시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루어냈었다.
파리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전문 파티쉐로 일하는 삼순이는 (그 당시) 사회가 만든 '여자의 서른'이라는 틀에 부딪히며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을 겪는다.
특히 극 중 콧대 높은 레스토랑 사장 현진헌(현빈 분)과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는 당시 유행하던 '신데렐라 스토리'를 적절히 반영하면서도 그녀의 주체성을 잃지 않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 당시 우리가 삼순이에 열광했던 가장 큰 이유, 당당함.
사실상 걸크러시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순이의 당당한 모습은 신데렐라 스토리 구조 안에서 자신을 왕자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모습에 가두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이다.
◆ 당황하는 모습도 사랑스럽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
우리나라에 삼순이가 있었다면 외국엔 브리짓 존스가 있었다.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하고, 소위 말하는 '허당' 같은 매력이 있는 브리짓(르네 젤위거 분)은 시리즈 1, 2편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 에서는 언뜻 사랑이 그녀의 전부인 듯 비춰진다.
마크(콜린 퍼스 분)를 보며 자기 자신에 비해 뛰어난 남자친구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서일까, 혹은 캐릭터의 반전일까, 마지막 시리즈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에선 당당한 비혼모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그녀의 모습을 그린다.
비록 이야기상 비혼모가 아닌 행복한 결혼으로 끝이 나지만, 임신이 선택의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는 용기 있는 선택의 기폭제가 되도록 연출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브리짓을 보며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녀의 일상에서 당황하는 모습들이 우리네 모습과 퍽 닮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내면 성장 또한 우리가 닮을 수 있기를 바란다.
◆ 당찬 모습이 사랑스럽다. <유미의 세포들>
현재 티빙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로 방영 중인 웹툰 실사화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그녀의 일상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구 웅(안보현 분)의 등장부터 유바비(진영 분), 추후 등장할 순록이까지, 우리는 서사를 따라가며 나도 모르게 '누구와 이어질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남자친구 맞추기를 하게 됐다.
그러나 그런 우리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한 대사. 이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 어떤 남자가 아닌 유미 자신이었다는 것.
사실 이야기의 서사를 이어가는 데 큰 몫을 하는 세포들마저 오로지 유미만을 위해 행동하는 것에서 이를 자연스레 유추할 수도 있었다.
추후 에피소드는 각본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알 수 없지만, 누구보다 당찬 그녀의 모습은 그대로일 것이며, 뒤의 에피소드 역시 주인공은 오직 유미 한 명일 것이다.
때로는 흔들리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때에는 늘 자기 자신을 꼿꼿하게 유지하는 유미의 당찬 모습을 각각의 인생에서 주인공을 맡은 우리도 표현할 수 있길 바란다.
결국 삼순이도 브리짓도 유미도 가장 중요한 선택에 앞서서는 늘 자기 자신이 0순위였다.
이것은 성별에 의해 다르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기에,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분이 그 당당함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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