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힐링, 그런데 이제 로맨스를 곁들인 드라마 2편

티빙ㆍ넷플릭스: <갯마을 차차차>
티빙: <톱스타 유백이>

정수임 승인 2021.09.27 12:30 | 최종 수정 2021.12.05 17:32 의견 0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톱스타 유백이> 포스터. 출처 각 공식 홈페이지

[OTT뉴스=정수임 OTT 1기 리뷰어] 매일 아침, 나는 지하철 칸마다 가득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난다.

오전, 그리고 짤막한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까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한다.

저녁에 찾은 식당은, 또 카페는 어떤가. 이 많은 이들은 다 어디에 있다 나오는 건지, 그런 생각을 가끔 한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몸을 부딪히며 숨 가쁘게 살아가고 복잡한 이 하루를 반복한다.

숨을 고르고 고개를 돌리면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그냥 지나있기도 한다.

'제주도 푸른 밤'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신문에 티비에 월급봉투에,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달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아요"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지쳤잖아요, 술집에 카페에 많은 사람에, 도시의 침묵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그래 우리는 가끔 바다의, 그리고 자연의 속삭임이 필요하다.

최근에 눈으로 직접 본 두 곳의 바다는 아주 예뻤다.

낮에 찾은 오륙도는 청량했고, 밤에 만난 오이도는 은은했다.

떠오르는 잔상에 나는 미디어를 통해 바다와 섬의 경관을 조금 더 느껴보기로 했다.

혜진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두식(좌)과 비를 맞은 혜진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두식(우). 사진 티빙 캡처

◆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바닷마을 '공진' tvN <갯마을 차차차>

tvN에서 방영중인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과 만능 백수 홍반장이 짠내 사람내음 가득한 바닷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티키타카 힐링 로맨스.

강원도 인근 바닷마을 '공진'을 배경으로 한다. (가상의 지명이며 실제 촬영지는 포항이다)

서울에 사는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 분)은 엄마의 기일을 맞아 공진을 찾는다.

연고는 없지만 어린 시절 엄마, 아빠와 마지막 여행을 온 기억 때문이다.

원장에게 홧김에 사직서를 던지고 온 혜진. 공진에 치과를 개원하기로 한다.

이 마을은 결국 그녀의 갑갑함과 쓸쓸함을 해소하고 보듬는 곳이 되어준다.

일명 '홍반장'으로 통하는 홍두식(김선호 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마을의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으며 친화력 좋고 아는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많은 공진의 해결사 같은 존재다.

거리를 두는 혜진의 태도에 사람들이 실망했을 때도, 넉넉한 여유와 배려심으로 그녀가 이곳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바닷가 마을이 극의 주 배경인 만큼, 시원한 바다와 파도, 듬직한 방파제와 등대, 싱싱한 해산물 등 생생한 정취가 돋보인다.

두식의 수산물 경매 현장과 바다낚시, 혜진의 오징어 손질 일일 알바, 공진 맛집 화정횟집의 맛깔스러운 활어회까지.

곳곳에서 묻어나는 바닷마을의 기운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녀 물질 중인 강순과 이를 지켜보는 유백(좌)과 강순에 대한 마음을 자각한 유백(우). 사진 티빙 캡처

◆ 동화 같은 아름다운 섬 '여즉도' tvN <톱스타 유백이>

3년 전 방영된 tvN <톱스타 유백이>는 대형 사고를 쳐 외딴섬에 유배 간 톱스타 '유백'이 슬로 라이프의 섬 여즉도 처녀 '깡순'을 만나 벌어지는 문명충돌 로맨스.

이곳의 배경은 '여즉도'라는 섬마을이다. (가상의 지명, 실제 촬영지는 전남 완도군의 대모도, 청산도이다)

극 중 톱스타인 유백(김지석 분)은 윤혜진보다 훨씬 까탈스럽고 마을 사람들과의 자발적 거리두기도 서슴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왔으며, 이곳은 국민적 구설에 오른 유백을 당분간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유배지와도 같다.

도시에서 호화롭게 살던 그가 섬 생활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오강순(전소민 분)의 집에 머물게 됐지만, 낯선 시골에서 먹고 자는 것부터가 그에게는 고난과도 같다.

평생을 여즉도에서 산 강순은 집에 TV가 없어 유백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녀의 할머니가 차려준 정성스러운 밥상을 번번이 거절하고 단백질 셰이크를 택하거나, 자신의 서핑보드 위에 말려진 생선을 털어내며 기겁하는 모습 등 유백의 섬마을 적응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사방이 바다인 섬마을답게 장면마다 바다와 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푸른 산과 돌, 맑은 바다와 하늘은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이렇듯 두 작품의 포인트는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배경을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낯선 마을에 오게 된 이들이 조금씩 천천히 이곳에 정을 느끼고 동화되는 과정에 있다.

공진 사람들의 친절과 관심이 불편했던 혜진,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해 여즉도 사람들과 거리를 뒀던 유백.

각자 두식과 강순, 또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점차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상처를 안아주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연이 주는 안정과 편안함, 사람이 주는 배려와 따스함. 잊고 살았던 부분들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누군가 지친 몸과 마음을 바다와 자연의 속삭임으로 달래보고 싶다면, 힐링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톱스타 유백이>를 추천한다.

2021년 9월 현재 방영 중인 tvN <갯마을 차차차>는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2019년 1월 종영한 tvN <톱스타 유백이>는 티빙에서 만날 수 있다.

<갯마을 차차차> ▶ 바로가기(티빙)

<톱스타 유백이> ▶ 바로가기(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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