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뉴스=김도아 OTT 1기 리뷰어] 파멸의 끝엔 언제나 그녀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난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주인공 난노가 전학을 다니면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 살인, 성범죄 등을 보여주는 학원물 스릴러 드라마다.
또한, 태국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빈부격차, 계급 사회, 불의와 부조리를 낱낱이 보여준다.
매회 다른 감독의 연출과 이야기로 옴니버스식 구성을 이루고 있어 한 편씩 보고 싶은 에피소드를 골라 볼 수 있다.
▶ GIRL FROM NOWHERE?
난노는 절대 죽지 않는다.
수없이 칼에 찔려도, 다량의 피를 흘려도, 심지어 숨이 멎었음에도 난노는 다시 살아 돌아온다.
난노는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다. 그 누구도 난노를 이길 수 없다.
<그녀의 이름은 난노 시즌 2>에서도 난노는 어김없이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간다.
이번 학교에는 많은 여학생을 임신시키고 책임지지 않는 바람둥이 남학생 나나이가 있다.
난노는 전학 오자마자 나나이와 가까워지고 관계를 가진다.
그런데 그 후로 나나이는 신체 변화를 겪는다.
배는 점점 불러오고 입덧까지 한다.
"다른 사람이 느꼈던 감정들. 너도 똑같이 느끼게 해줄게"
설마 하는 마음에 간 병원에서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나나이가 임신을 했다는 것.
나나이는 믿을 수가 없어 부정하지만 숨길 수 없이 배는 불러오고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유산을 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보지만 실패한다. 결국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쳐 아이를 낳게 된다.
난노는 나나이가 임신시킨 여학생들이 겪은 일을 나나이가 똑같이 겪게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나나이는 진심으로 반성한다.
이보다 더 역지사지인 복수가 있을까.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사이다 터지는 통쾌한 복수극이 아니다. 선을 권하고 악을 벌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난노는 악을 더 강한 악으로 처단한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피해자도 나온다.
난노는 악을 부추긴다.
질투, 집착, 혐오, 분노, 의심을 품고 있는 인간은 나약하다.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발화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난노는 그런 인간의 악한 본성을 들추고 그들을 부추겨 파멸로 이끈다.
파멸하는 인간을 보며 즐거워하는 난노의 모습은 그녀가 사탄의 딸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난노는 필요하다. 악을 이길 수 있는 건 더 강한 악뿐이었다.
마냥 응원할 수 없는 난노의 존재 때문에 우리는 찝찝한 마음을 안고 지켜보게 된다.
흑과 백, 혹은 다른 색을 누가 구분할 수 있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나?
이 회색빛 세상에 사는 우리가 판단해도 될까?
▶ 그녀의 이름은 '치차 아마따야꾼'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매회 다른 감독의 연출과 스토리로 재미의 기복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낯설 수 있는 태국 드라마가 우리나라 넷플릭스 인기 TOP 10에 들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인공 난노 역을 맡은 배우 치차 아마따야꾼의 힘이 크다.
<그녀의 이름은 난노>를 보면 난노 역을 맡은 배우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치차 아마따야꾼은 난노 그 자체였다.
다리를 꼬고 앉아 머리카락을 꼬며 여유로운 미소를 띠는 난노.
피를 흘리면서도 즐거워하며 큰 소리로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는 난노.
섬뜩하면서도 매혹적인 그녀는 악마에게 홀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난노를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이토 준지의 '토미에' 캐릭터가 생각나기도 한다. 실제로 <그녀의 이름은 난노>의 감독은 토미에 캐릭터를 참고했다고 한다.
'토미에'와는 또 다른 많은 사람에게 각인될 만한 강렬한 매력을 가진 난노를 배우 치차 아마따야꾼이 만들어냈다.
▶ 난노의 피를 마신 존재, 유리
<그녀의 이름은 난노> 시즌 2는 더욱 잔인해져서 돌아왔다.
그리고 유리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동안 난노만이 유일한 제3의 존재였다.
그런데 인간이었던 유리가 난노의 피로 인해 다시 살아나면서 유리 또한 불사의 존재가 된다.
난노는 죄책감, 동정심 따위 가지지 않고 망설임 없이 죄인을 응징해왔다.
그런 난노에게 변화가 생긴다.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빠르게 회복됐던 상처들이 점점 느리게 회복되고 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유리는 그런 난노에게 인간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가는 유리와 난노는 계속해서 대립한다.
<그녀의 이름은 난노> 시즌 2에서 보여주는 흔들리는 난노의 표정은 그녀의 정체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과연 진짜 우리는 선과 악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 최악과 차악을 가려낼 수 있는 힘이 있을까?
난노와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끝난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시즌 3를 기대하게 만든다.
넷플릭스 <그녀의 이름은 난노>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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