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중년 장그래'를 통해 배우는 직장인 생존 백서

웨이브: <미치지 않고서야>, <꼰대인턴>

정수임 승인 2021.07.16 10:1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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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포스터. 사진 MBC 공식홈.


[OTT뉴스=정수임 OTT 1기 리뷰어]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직장 환경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퇴사 욕구를 뒤로하고,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티고 있는 수많은 직장인들을 응원해본다.

최근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의하면, 이직을 염두하고 회사를 가장 많이 떠나는 이는 7년 차 경력직이었다.

또 10명 중 8명이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평생직장'이라는 용어가 무색해진 지 오래다.

여기 회사생활 n년차. 평생직장이라 생각한 회사에서 뒤통수 아닌 뒤통수를 맞았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명의 '중년 장그래'가 있다.

현실을 반영하는 드라마의 메시지와 함께 이들만의 특별한 회사 생존법을 살펴보자.

◆ "내가 무슨 인사팀을 갑니까, 생뚱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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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속 새로운 팀에서 적응하는 반석. 출처 공식홈

이름: 최반석
경력: 22년
소속: 한명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개발1팀→인사팀
직급: 부장→부장

지난달 첫 방송된 MBC <미치지 않고서야>는 격변하는 직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n년 차 직장인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

주인공 최반석(정재영 분)은 제법 능력 있는 22년 차 수석 엔지니어다. 다만 사업부 변동으로 갑작스레 개발팀을 거쳐 인사팀에 발령받은 후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비록 인사팀으로 내쫓긴 신세이나, 어떻게든 버텨 다시 개발자 신분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의 목표.

◆ "내가 회사를 위해서 무슨 짓까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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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꼰대인턴> 속 인턴 생활을 시작한 만식. 출처 공식홈

이름: 이만식
경력: 30년
소속: 옹골식품 마케팅영업팀→준수식품 마케팅영업팀
직급: 본부장→시니어 인턴

지난해 종영한 웨이브 오리지널ㆍMBC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

꼰대부장 이만식(김응수 분)은 몸과 마음을 바쳐 30년간 근무한 회사에서 팽 당한 인물이다.

나 정도면 얼마든지 재취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고... 비록 경쟁사 인턴 자리지만, 다시 일할 기회가 생긴 것에 감사하는 중.

◆ 새로운 위치에서 도전하게 된 이들, 과연 끝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

두 드라마는 치열한 오피스 생존기를 유쾌하면서도 리얼하게 다룬다.

특히 최반석처럼 타부서로 떠밀리거나, 이만식처럼 회사에서 내쫓긴 설정을 빗대어 중년 직장인의 고난과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제 실무에서 손 뗄 때 됐잖아"라는 개발 총괄 실장의 말이나 "우리 나이 되면 선별 대상 되는 거 알잖아"라는 부사장의 말은 이러한 중년 직장인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분야의 연륜 있는 전문가지만, 갈 곳 없이 방황하다 새 부서에 적응해야 해야 하고 자신을 불편해하는 후배들과의 관계 진전도 필요하다.

<미치지 않고서야> 최반석은 기초조차 없는 인사팀 업무를 어떻게든 배우면서 버텨야 한다.

직원들의 고충을 모아 '1일 1고충 1보고서' 임무를 수행하는가 하면, 전략적 제휴(?)를 제안하는 인사팀장의 딜을 받아들여 직원들을 직무테스트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한다.

<꼰대인턴> 이만식은 젊은 직원들부터 한때 자신이 꼰대 짓으로 괴롭혔던 부하직원까지 상사로 모셔야 한다.

독수리 타법으로 열심히 제품의 장단점을 작성해보고, 노인들에게 기증할 라면을 매운 맛 라면으로 계약해버린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며 수습에 성공한다.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정공법으로 돌진하며 오랜 직장생활 노하우를 발휘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다행스러우면서도 대단하고, 왠지 모를 짠함이 있으면서도 존경스럽다.

회사에 충성을 다했지만 급격한 변화의 바람은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견뎌내기로 했다. 갚아야 할 대출금이 있고, 부양해야 할 내 가족이 있으니까.

무엇보다 '나'는 아직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이며, 직장이란 '내'가 여전히 활약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만식은 인턴 첫 출근 날, 나이 많고 경력 많은 자신을 어려워하는 동료에게 "내 모토가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되자'입니다"라고 말한다.

깨지고 부딪히며 성장하는 <미생>의 청춘 장그래처럼, 퇴물도 꼰대도 아닌 또 한 번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게 될 이 시대의 중년 장그래. 최반석과 이만식의 인생 제2막을 응원한다.

2021년 7월 현재 방영 중인 MBC <미치지 않고서야>는 웨이브에서, 2020년 7월 종영한 웨이브 오리지널ㆍMBC <꼰대인턴>도 웨이브에서 만날 수 있다.

웨이브 <꼰대인턴>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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