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왕찐천재 홍진경> 공식 포스터, 사진 카카오TV
[OTT뉴스=윤정원 OTT 1기 리뷰어]
"내가 진짜 삼국시대 통일한 나라도 모를 줄 알아?"
"나 이런 거 자존심 상해서 안해"
최근 커뮤니티에서 '홍진경의 스터디윗미'가 화제가 됐다.
삼국시대를 공부하는 홍진경. 제대로 된 책과 필기구를 들고 얌전히 공부하는 홍진경.
그런데 묘하게 웃기다. 현장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해당 촬영본에서 제작진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만재님(<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의 구독자 애칭)의 센스 있는 채팅 역시 웃음에 한 몫했다.
"사주 카페인 줄", "언니 승복 정보 좀요", "투다리 여사장님 장부정리하는 줄" 등, 홍진경은 진지한데 시청자들은 그 상황이 재밌기만 하다.
유럽 패션쇼에 진출하고, 요식업으로 성공하기까지 했는데. 홍진경의 공부는 언제부터 우리에게 웃음을 주게 된 걸까?
3시간 공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홍진경, 사진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카카오 TV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은 현재 누적 조회수 천 만 뷰를 넘기며 승승장구 중이다.
프로그램의 성공은 MZ 세대가 바라본 홍진경의 캐릭터성에 있다.
X세대가 바라보는 홍진경은 모델 출신 희극인, 김치 CEO 정도의 키워드일 것이다.
하지만 MZ 세대가 기억하는 홍진경에 대한 이미지는 '어설픔'으로 귀결된다.
<무한도전>에 출연해 라이트 형제를 보고 히틀러라 말하고, 다른 건 자신 없지만 각 나라의 수도는 정확히 외우는 모습.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파격적인 패션과 함께 엉성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양산된 각종 짤(클립)들.
성공한 모델이지만 삼국통일을 누가 했는지 몰라 역정을 내는 장면은 홍진경의 예능 이미지와 겹쳐지며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안철수가 일차방정식을 설명하기 위해 피자를 그리고 있다. 사진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홍진경을 가르치기 위해 초빙한 강사진도 화려하다.
수학에 서울대 의대 학석박 출신 안철수, 문학에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나경원 등 대형 인사를 초빙해 화제가 됐다.
누군가는 선거 혹은 정계와 연관돼 보기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궁금하지 않은가?
안철수가 일차 방정식을 가르치고, 나경원이 반어법을 가르치는 장면을 어디서 볼 수 있겠나.
1차 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홍진경에게 피자로 개념을 설명해주는 안철수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러한 홍진경의 웃음 트렌드는 비방하지 않는 웃음과도 맞아 떨어진다.
과거 예능인들은 수많은 이들을 소위 '디스'하며 웃음을 만들었다.
결혼 못한 처녀의 우울을 노처녀 히스테리라 말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며 현재 시각으론 불쾌한 웃음을 자아내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최근 방송인들의 성적 발언이 대중의 질타를 받았고, 약자를 괴롭히는 기득권 코미디는 불쾌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의 웃음은 순수하다.
공부가 싫어 갑자기 관악산의 정기를 받아 서울대로 향하고, 문방구에서 2만원어치의 물건을 사는 홍진경.
경선식 영단어를 외우는 그녀의 진지함은 불편한 없는 웃음을 한껏 만들어낸다.
조롱과 핍박이 아닌 진지함과 자기 비판에서 나온 순도 높은 웃음은 프로그램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공부하기 싫어 핑계를 대는 홍진경의 모습에 시청자는 공감의 웃음을 표한다. 사진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앞서 말했던 유명 강사진의 수업 외에도 콘텐츠는 다양하다.
단어 3개와 문제집 한 페이지를 푼 홍진경의 하루를 담은 '홍진경의 공부준비', 3시간 동안 함께 공부하자고 해놓고 1/3 이상을 수다떠는 데 쓴 <홍진경의 스터디윗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는 홍진경.
딸 라엘이가 자신에게 학교 숙제를 질문했을 때 대답하지 못하는 게 마음에 그렇게 걸렸다고.
과연 홍진경은 공부왕, 찐천재가 될 수 있을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은 카카오 TV에서 매주 콘텐츠가 선공개 되고, 일주일 뒤 유튜브에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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