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캡틴 아메리카에게 쫓기는 재즈 피아니스트 <그레이 맨>

넷플릭스 : 그레이 맨

안재성 OTT리뷰어 승인 2022.09.30 08:17 | 최종 수정 2022.09.30 15:23 의견 0
<그레이 맨> 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OTT뉴스=안재성 OTT리뷰어] 액션 영화는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서스펜스의 기가 막힌 완급조절로 이야기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을 액션에 녹여내는 작품, 그런 거 없이 냅다 때려부수는 작품.

물론 이 두 분류에 정확하게 해당하는 경우는 몇 없지만 액션과 서스펜스의 비율만 다를 뿐 대다수 큰 틀에선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 사람들이 명작으로 꼽는 경우가 많고 후자에 속할수록 가볍게 보기 좋은 킬링타임 영화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 중에서 오늘은 개인적으로 선정한 올 여름 최고의 킬링타임 영화 하나를 리뷰해보려고 한다.

달달하게 피아노 치다가 CIA요원이 된 라이언 고슬링(식스)이 캡틴 아메리카에게 쫓기는 이야기, <그레이 맨>의 리뷰를 시작한다.

◆ 줄거리

전철을 타고 도망치는 식스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실체를 숨기고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CIA의 요원 식스(라이언 고슬링)는 임무 도중 암살 타겟으로부터 한 파일을 건네받는다.

그 속에 들어 있는 건 CIA 센터장 카 마이클(레게 장 페이지)의 수상한 행적을 담은 증거들이었고 이를 알게 된 식스는 파일을 CIA에 넘기지 않는다.

그러자 센터장은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해 퇴출된 전직 요원이자 소시오패스 망나니, 로이스 핸슨(크리스 에반스)에게 식스를 잡아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곧바로 이 소시오패스는 식스와 가까웠던 주변 인물을 인질로 잡아 협박을 시작하는데...

과연 식스는 CIA내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악의 무리를 처단할 수 있을까?

◆ 액션

식스를 찾는 핸슨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그레이 맨>은 솔직한 말로 액션이 이만큼 뛰어나지 않았다면 그리 호평을 받지 못했을 것 이다.

다른 말로 하면 다른 요소가 신경쓰이지 않을 만큼 액션이 훌륭했으며 스토리에 잘 녹아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이 액션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 화려한 구성

추격전 촬영 장면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그레이 맨>의 액션 자체는 그리 화려하지 않다.

여타 영화들처럼 붕붕 날아다니지도 않고 매다 꽂으면서 화면에 역동성을 채우지 않았음에도 조명을 비롯해 여러 화면 구성의 요소를 이용해 화려함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우선 매 액션마다 손전등 같은 불빛을 휘적거리며 시선을 분산시키고 여기에 더해 소화기 분진이나 폭발의 연기, 우물 속 물을 이용해 시야마저 흐리게 만든다.

때문에 단순히 둔기로 적의 머리를 때리는 장면도 흐릿한 실루엣, 사방팔방 흔들리는 조명이 더해지자 마치 엄청난 액션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 한박자 느린 템포

적진에 침투한 식스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그리고 루소 형제는 전투 상황에서 카메라의 시점 전환도 한박자 느리게 가져간다.

일반적으로 주인공이 주먹을 날리는 장면, 적이 얻어 맞는 장면, 그리고 두 사람의 리액션을 포괄하는 장면, 이런 식으로 한가지 동작도 여러 번에 나누어 담아내곤 하는데 루소 형제는 대체로 주먹을 날리고 맞고 리액션하는 장면을 모두 정확히 보여준 후에야 화면을 넘긴다.

이 때문에 테이크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뭔가 롱테이크 액션을 보는듯했고 액션의 호흡이 길어지자 말도 안되는 구성임에도 현실적인 것처럼 다가왔다.

◆ 드론을 활용한 구도

도주 중인 식스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그레이 맨>에는 중간중간 드론을 이용한 것처럼 보이는 특이한 구도가 등장한다.

마치 날파리의 시점으로 보는 듯 위 아래, 앞 뒤의 제약 없이 자유로운 구도로 몇몇 장면을 담아냈는데 살짝 어색하긴 했지만 액션에 신선함을 더해줘서 긍정적으로 보였다.

여기에 경쾌한 음악까지 곁들여지니 지금까지 봐왔던 액션 영화들과는 뭔가 다른 차별점이 있는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액션이 탄생했다.

◆ 최종 감상

임무 대기 중인 식스 (사진=네이버 영화). ⓒOTT뉴스


영화 <그레이 맨>은 <어벤져스>시리즈의 루소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고 캡틴 아메리카, 라이언 고슬링, 아나 디 아르마스(대니 미란다)가 출연하는 그야말로 믿고 볼만한 영화였다.

단순명료한 스토리와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구성된 인물의 감정선, 기가 막힌 액션까지 기대에 걸맞게 만족스러웠다.

다만 억지스러운 전개나 전후 서사 없이 판에 박힌 듯 평면적인 인물들은 조금 아쉬웠다.

물론 이야기의 구성적인 면에서 약간 아쉬웠던 거지 이게 영화 감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기에 기막힌 액션에 러닝타임 내내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레이 맨>은 이야기적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액션의 구성이 너무 좋았기에 꼭 보길 추천하고 싶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7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6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8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7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7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