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뒤늦은 <환혼> 과몰입러의 <환혼> 매력 모아보기 ①

티빙·넷플릭스·시즌 : <환혼>

김지수OTT평론가 승인 2022.09.27 07:00 | 최종 수정 2022.10.12 13:06 의견 0
장욱과 무덕 사이의 비밀이 만들어지는 장면(사진=TVING). ⓒOTT뉴스

[OTT뉴스=김지수 OTT 평론가] 연애 전문가들은 말한다.
썸타는 상대와 더욱 긴밀해지고 싶다면, 둘만의 '비밀'을 만들라고.

그들은 왜 비밀을 추천하는 걸까?

이에 대한 힌트를 작품 <환혼>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너 아까 율이랑 이 정도로 가까웠지?
위험해, 아직 눈 속에 자국이 있어"

장욱(이재욱 분)은 무덕(정소민 분)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그가 말하는 '눈 속의 자국'은 바로 본 작품의 소재, '환혼'과 연관되어 있다.

무덕은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을 맞바꾼 환혼인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철저히 감춰야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무덕의 정체를 유일하게 아는 장욱은 이를 함께 감춰주기로 약속하며, 그들 사이엔 '비밀'이 하나 생기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들은 이 비밀을 통해 더욱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것도 시청자의 마음을 심히 두근거리게 하는 장면과 대사들로.

"이 정도 거리는 나밖에 안 돼"

무덕의 눈은 환혼 당시 상처로 인해 가까이서 보면 파랗게 빛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사실 역시 장욱만이 알기에, 장욱은 늘 무덕에게 타인과의 거리에 대해 신신당부를 한다.

하지만 본인은 더 가까이 다가가 말한다는 점에서, 질투 없는 듯한 말투에 그렇지 못한 행동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이들에겐 ‘거리’라는 이들만의 대화 콘텐츠가 생긴 셈이다.

이 사실을 장욱만이 아닌 무덕도 은연중에 인정하는 듯 말한다.

"이 정도 거리에서 다시 만나도 너는 살려주마"

<러브스토리를 잘 만드는 테크닉>

1. 비밀을 창작한다.
2. 비밀을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로 포장한다.
3. 시청자가 비밀을 ‘알기 때문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장면들을 많이 만든다.

이 세 가지 구조로 인해, 필자는 작품 <환혼>에 더욱더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마치 썸타는 상대와 둘만의 비밀을 만들어서 더 가까워지는 것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모두 내숭을 부릴까?

늘 연애'전선'이 벌어지는 무덕과 장욱의 사이(사진=TVING). ⓒOTT뉴스

당신은 사랑에 빠졌을 때 내숭을 부리는 사람인가?

답하기 위해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자신의 답으로 인해 부끄러움을, 또는 우월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그저 숱한 드라마 속 숱한 클리셰일 뿐이니까.
그리고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환혼>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 속 무덕은 철저히 목표지향적 인물로, 목표를 향하는 와중에는 주위에 그 어떤 곁도 주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토록 시니컬한 무덕이지만, 그럼에도 장욱은 순진하고 청순한 고백이라는 말과 함께 마음을 표현한다.

"독약이라도 먹여 약점을 잡았어야 했나 후회했었는데.
장욱, 넌 이미 스스로 (사랑이란) 독약을 먹었구나”

하지만 보다시피 대차게 거부당한다.

숱한 드라마의 숱한 클리셰 장면이라면, 본 장면은 시니컬한 무덕일지라도 급격히 사랑스러워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환혼>은 그와 같은 길을 걷지 않는다.

"난 그냥 순진하고 청순하게 보고 싶었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이 악독한 살수야! 네가 독약이라고 했다. 앞으로 계속 쭉 이 독기를 너한테 풀 거야!"

애정 표현을 살쾡이처럼 거칠게 받아치는 여주 무덕과 그에 결코 지지 않는 남주 장욱의 모습은 러브스토리의 공식을 조금씩 깨고 있다.

그래서일까. 필자는 이들의 러브스토리에 더욱 응원을 보내고 싶어졌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을 때조차, 특유의 내숭으로 필자를 오글거리지 않게 해주어서 말이다.

러브스토리를 진정으로 잘 쓴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환혼>은 TVING, 넷플릭스, seezn(시즌)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8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10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9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6

→ 평점: 8.2

바로가기
[리뷰] 뒤늦은 <환혼> 과몰입러의 <환혼> 매력 모아보기 ②

저작권자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tt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