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식사는 잡쉈어? <수리남>

넷플릭스 : 수리남

안재성 OTT리뷰어 승인 2022.09.21 09:20 | 최종 수정 2022.09.21 14:50 의견 0

<수리남>포스터(사진=IMDB). ⓒOTT뉴스


[OTT뉴스=안재성 OTT리뷰어]

<수리남>, 처음 이 제목을 들었을 땐 무슨 드라마인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

제목이 뭐 수리하는 남자? 또 그저 그런 영화겠거니 싶어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알고 보니 메가폰을 잡은 게 윤종빈 감독이었고 출연진 또한 화려했으며 제목은 저어기 남아메리카 북부에 있는 나라 이름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되자 급격하게 관심이 생겼고 곧바로 감상을 시작했다.

현재 <수리남>은 넷플릭스 시리즈 한국 순위 1위에 올라있고 제작사를 두고 소송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세계적으로도 화제작이 됐는데 과연 이런 관심에 걸맞게 그 작품성 또한 뛰어났을까? 지금부터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리뷰를 시작한다.

◆줄거리

현지 교회에 찾아간 인구와 응수(사진=IMDB). ⓒOTT뉴스


한국에서 단란주점과 카센터를 운영하며 근근히 먹고살던 인구(하정우)는 친구 응수(현봉식)의 제안으로 이름도 몰랐던 나라 수리남에 날아가 홍어를 팔기로 결정한다.

쏟아지는 홍어 물량을 보며 돈 벌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진 인구와 응수가 방방 뛰려던 찰나 돈 냄새를 맡은 날파리들이 꼬이기 시작한다.

돈을 내놓지 않으면 염라대왕과 면담 시켜주겠다는 조폭놈들로 인해 곤란해진 인구는 현지에서 발이 넓은 한인 목사 전요환(황정민)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무사히 홍어 수출에 성공한다.

그런데 수출한 홍어에서 난데없이 코카인이 튀어나왔고 인구는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끌려간다.

감옥에 찾아온 국정원 요원 창호(사진=IMDB). ⓒOTT뉴스


망연자실하던 그때 인구 앞에 국정원 요원 창호(박해수)가 나타나 사건의 전말을 설명해주는데 알고보니 목사 전요환은 사기꾼이자 마약 밀매 조직의 우두머리였으며 인구는 그에게 이용당해 이런 신세가 됐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말해준 창호는 인구에게 전요환 체포 작전에 협조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하는데...

과연 인구는 국정원과 손잡고 전요환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기대 이상이었던 작품

인구를 압박하는 목사(사진=IMDB). ⓒOTT뉴스


개인적으로 <수리남>에 큰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보니 상상 이상으로 재밌었다.

초반부를 볼 땐 내레이션 위주의 상황설명, 시각적 화려함은 최소화하여 줄 글을 나열하는 듯 다큐 같은 연출로 인해 살짝 아쉬웠으나 3화에 이르러 이야기 흐름이 급격하게 빨라지는 시점이 오자 몰입감이 미친 듯이 높아졌다.

속도감이 느리고 한정된 정보만을 보여줘서 밍숭맹숭하게만 느껴졌던 이 편집 덕분에 사건의 얼개가 잡히고 갈등이 커질수록 상황은 급해지지만 전개 속도는 똑같아 오히려 상대적으로 서스펜스가 강해지면서 몰입감 또한 덩달아 높아진 게 아닐까 싶다.

◆담백한 연출

차이나타운을 감시하는 변기태(사진=IMDB). ⓒOTT뉴스


지금부턴 개인적으로 느낀 밍숭맹숭한 연출의 효과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수리남>은 구도가 돋보이는 여타 영화들과는 느낌이 아예 달랐다.

배경과 인물의 움직임, 카메라 구도가 톱니바퀴 맞물리듯 딱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헨드헬드로 실제 그 주변에 서 있는 사람의 시선과 흡사하게 담아낸다.

일반적인 대화 장면을 떠올리면 화자와 청자가 한 화면에 잡혀 액션과 리액션을 동시에 보여주거나 오버 더 숄더 그러니까 듣는 이의 어깨 너머로 화자를 담거나 아니면 화자가 말하는 중간에 청자로 넘어가는 식으로 상호작용을 표현한다.

한데 윤종빈 감독은 다수의 장면에서 화자 중심으로 말하는 내내 인물의 얼굴을 정면에서 클로즈업해 담아낸다.

때문에 인물들이 어우러지며 물흐르듯 이야기가 진행되는 느낌이 아닌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 갇힌 듯 답답한 느낌이 강해졌다.

스파이를 찾은 전요환(사진=IMDB). ⓒOTT뉴스


이러면 배우의 표정과 연기가 중심이 되고 관객은 대사를 통해 사건을 이해해야 하기에 도입부에 해당하는 지점에선 다큐처럼 좀 밋밋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감정이 격해지고 대립이 심화되기 시작하면 인물의 얼굴을 끌어다 놓는 이 연출로 인해 감정은 더 와닿게 되고 이야기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도 덩달아 강해진다.

그러니까 연출을 통한 의도적인 분위기 조절 보단 배우의 연기와 치밀한 시나리오를 통해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만약 연기가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들면 공들인 모든 요소가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유튜브에 많이 돌아다니는 여러 웹드라마 속 연기를 이 구도로 본다고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 1분도 채 보지 못하고 손발이 오그라들어 감상을 멈출 것 같은데 수리남은 거의 한번에 끝까지 달렸으니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좋았는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지점이었다.

종합해보자면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치밀한 구성의 시나리오와 배우 연기 중심의 연출이 만나 기막힌 시너지를 냈다고 볼 수 있다.

◆마무리

거래를 진행 중인 사람들(사진=IMDB). ⓒOTT뉴스


국정원 요원이 민간인에게 너밖에 없다며 지나치게 부탁하는 점이나 전요환의 저택 어딘가에서 대놓고 국정원과 내통하는 장면 등 중간중간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뭔가 비유하거나 유머 섞인 대사를 치긴 하는데 유머인지 아닌지 긴가 민가 하면서 별로 웃기지도 않은 장면이 종종 있긴 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이야기 자체가 워낙 좋아서 이 작품을 꼭 보길 추천하고 싶다.

거대 마약상과 엮인 민간인의 언더커버 작전을 그린 수리남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 OTT 지수(10점 만점)

1. 연기 (조연·주연 등 등장인물 연기력): 9
2. 스토리(서사의 재미·감동·몰입도 등): 8
3. 음악 (OST·음향효과 등 전반적 사운드): 7
4. 미술 (미장센·영상미·의상·배경·인테리어·색감 등): 8
5. 촬영 (카메라 구도·움직임 등): 8

→ 평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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